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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 정효민 PD "좋은 담론을 향해 조금씩 가고 있다 생각, 시간이 필요" [인터뷰M]

기사입력2023-05-0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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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예능 콘텐츠 '성+인물'이 MC 신동엽이 진행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의 하차 요구까지 이어지며 시끄러운 가운데 '성+인물'을 제작한 정효민, 김인식 PD와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정효민 PD는 "예상한 부분도 있었지만 지난주 화요일부터 대만 촬영을 갔다 어제 돌아와서 더 일찍 대응할 수 없었다. 대만에서 촬영을 하는 와중에 휴대폰을 통해 국내 반응을 살펴봤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개방적인 풍경과 많이 달라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콘텐츠가 릴리스 된 이후 어떻게 보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비판의 이야기가 나오는 건 충분히 가능하고 감내할 수 있는데 '동물농장'의 하차로 이야기되는 건 PD로서는 죄송해지는 지점이다. 지난주 대만 촬영 동안에는 신동엽에게 너무 미안해서 이야기를 못 하겠더라. 그래서 촬영에 대한 이야기만 했었는데 이 자리를 빌려서 죄송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라며 의도치 않은 상황 전개에 신동엽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정효민 PD는 "저희도 신중히 선택한 작업이다. 콘텐츠 전체를 보지 않으시고 의도가 있는 선택으로 만들어 진 짤로 먼저 퍼져서 이야기 되는 건 좀 아쉬운 부분"이라며 앞뒤 맥락을 보여주지 않고 짤로만 여론이 형성되는 것에 대한 속내도 밝혔다.


그러며 "저희가 만든 건 19금 성인이 보는 콘텐츠다. 그렇다면 성인이 그걸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야기 맥락에서 그 순간의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거나 풀어주기 위한 농담이 있을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 일을 선택했는지, 그 직업을 가지면서 느끼는 괴로움이나 목표가 뭐가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과정에서 대부분이 생략된 채 짤로만 이야기되면"이라며 편향적인 여론이 만들어진 배경을 추측했다.

정효민 PD는 "그래도 다행인 건 콘텐츠 공개 초반에 짤로 퍼질 때의 분위기와 일주일 정도 지나 실제 시청하신 분들이 느끼시는 분위기는 조금 변하는 것 같아서 지켜보려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기존에 없던 성(性) 예능을 제작한 경험이 있었던 정효민 PD는 "처음에 '마녀사냥'이 나왔을 때도 미디어에서 해도 되는 이야기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시청자의 판단으로 가능하다는 결정이 되었다. 넷플릭스에서 보게 되는 '성+인물'은 6편이 한 번에 나온다. 한꺼번에 콘텐츠가 쏟아지다 보니 더 혼재된다는 느낌이 드실 텐데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여론이 정리되고 좋은 담론을 향해 조금씩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대만 편까지 보고 나면 더 다른 이야기나 고민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좋은 담론이란 서로가 다르다고 틀렸다거나 미워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이나 수용 정도에 따라 합의를 하게 되는 어른들의 장을 말하는 것"이라는 말로 자신이 희망하는 '성+인물'의 사회적 반응을 알렸다.

일본 편이 공개되고 이렇게나 시끄러웠지만 정효민 PD는 편집 방향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저희의 방향성은 다른 문화권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성(性)을 다루는 직업을 대하는 태도와 직업적 소신을 들어보려는 것이었다. 직업에만 한정 짓지 않고 젠더, 어덜트 등의 확장적 의미도 두려 했다. 성이 사회적으로 규정짓는데 꽤 큰 비중을 가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이게 직업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분들의 다양한 생각과 공통점이 무엇인지 찾아보려 했던 방향성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무엇이 옳은 건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 방향인지를 이야기하는 건 아니지만 성에 대한 다양한 문화가 있고 인식이 있다는 걸 일본, 대만 등 각 지역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성에 대한 관념도 편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이유와 성인 시청자와 공감하려 했던 방향성을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함께 자리한 김인식 PD는 "기존 방송국에서 주로 다루는 예능 콘텐츠를 보면 제가 연차 높은 선배가 만드는 것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걱정됐는데 이 콘텐츠로 인해 내가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느꼈다. 이걸 하면서 굉장히 많은 의견이 나올 수도 있고 어떤 분들에게는 이런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새로운 걸 다룬다는 게 낯선 분야이지만 그럼에도 도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라며 지금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분야의 콘텐츠이지만 시도해 보면서 배운 게 많았음을 고백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참 많은 질문들이 있었다. 소재의 도덕성에 대해, 불법이냐 아니냐, 관련 산업의 부정적인 면모 등 예민한 질문이 나왔다. 정효민, 김인식 PD는 "일방적인 찬양이나 비난의 의도는 없었다. 특정 문화에 대한 미화나 성 착취 현실을 무시했다는 이야기, 젠더 이슈 등의 이야기가 나오던데 여성의 정서를 고려하는 데서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일부분 반성을 하며 "이 주제에 대해 제작을 하기 전에 음주에 대해 많은 조사를 해봤었다. 음주가 불법은 아니지만 음주로 인해 발생되는 범죄는 너무 많고 사회적인 문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음주는 방송에서 많이 사용되는 소재다. 그런데 나라별로 음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어떤 곳은 공원 나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것 자체도 불법이고, 어떤 곳은 방송에 음주가 나오면 안 되기도 한다. 음주 문화는 다르지만 음주로 인한 범죄는 방송 소재로 다루지 않는 것처럼 미성년자와 성을 연관시키는 건 배제하며 다룰 수 있는 내용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라며 우리나라 성인 시청자들의 일반적인 가치관과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심사숙고했음을 알렸다.

이들의 답변을 들고 있자니 한편으로는 누구나 TV를 켜면 볼 수 있는 지상파이거나 케이블 방송도 아니고, 유료 결제를 하고 성인 인증을 해야만 볼 수 있는 콘텐츠이고 장르도 예능인데 이렇게까지 까다롭게 따져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성+인물'은 대만 편의 공개도 앞두고 있다. 이제 막 촬영을 끝냈기에 공개 일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대만 이후의 촬영 계획이나 시즌의 연장 등 아무것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과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대만 편까지 공개된 이후 여론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시간을 가지고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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