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목)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스타 문학강사 김젬마가 '무식탈출-문학' 코너에서 고대가요 '공무도하가'를 소개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김젬마 쌤은 혹시 태몽이 있었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소개하자 김젬마가 "엄마 말로는 난생 처음 보는 새가 계속 엄마를 보고 조잘댔다고 한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쉼 없이 말하고 사는 것 같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영철이 "혹시 학생들을 부르는 이름이 있냐? 이다지 쌤은 짹짹이라고 부르시더라"라고 말하자 김젬마는 "학생들을 젬둥이라고 부른다"라고 밝히고 "젬둥이도 '철파엠'을 많이 듣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젬마는 "오늘은 고등학교 고전문학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고대가요 '공무도하가'를 소개해드리겠다. 가수 이상은 님의 노래로도 유명하다. '황조가'와 함께 인간의 정서를 노래한 최초의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황조가'가 외로움을 담았다면 이 '공무도하가'는 이별의 아픔을 담은 것인데 예나 지금이나 외로움과 이별이 인간 아픔 중에 최고인 것 같다"라고 말하고 고대가요 '공무도하가'를 낭송했다.
김젬마는 "'공무도하가'는 배경설화가 있다"라며 "고조선의 뱃사공이었던 곽리자고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배를 띄워서 출근하고 있었다. 그런데 강가를 보니 머리가 하얗게 센 백수광부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강을 건너려고 하는 것이다. 그의 아내가 뒤에서 '가지 마오. 건너지 마오' 하면서 말렸는데 백수광부는 그대로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남편을 잃은 그녀는 공후라는 현악기를 들고 와서 강가에 앉아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노래를 마친 백수광부의 아내는 남편을 따라 물에 빠져 죽었고 곽리자고는 집에 돌아와 자신이 본 광경을 그의 아내 여옥에게 전했다. 이야기를 들은 여옥은 안타까운 마음에 노래를 부르며 이들을 위로했다고 한다. 그 노래가 바로 '공무도하가'다"라고 설명했다.
"문헌으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서정시이자 집단가요에서 개인적 서정시로 넘어가는 단계의 노래로 의의가 있다"라며 김젬마는 "'공무도하가'의 주제는 님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고 중심 소재는 강 또는 물이다. 1행에서의 물은 사랑, 2행에서의 물은 이별, 3행에서의 물은 죽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고대가요에서처럼 물이라는 게 본래 어떤 경계를 나타내는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데 강이나 물을 건너는 것은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김젬마는 "또 이 작품에서는 현실과 이상의 경계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실적인 것은 남편의 죽음, 이상적인 것은 남편이 죽으면 안 된다는 신념이다. 그러나 작품의 실제 어조에서는 후자의 신념은 처음부터 포기한 상태이다. 즉 이상적인 것에 대한 지향이 에초부터 열세한 상황에서 현실적인 것에 대한 힘 없는 저항이 담겨있는 것이다. 이것은 비극적 갈등일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새드엔딩이다. 깊은 상처와 파멸만 남을 뿐이다"라고 설명하고 "따라서 이 작품에 구현된 아름다움이라는 건 신화적인 숭고 혹은 주술적인 숭고의 파탄으로 초래된 비극미라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김영철이 "시대적 배경도 하나의 경계를 넘어서고 변화하는 그런 상황이었던 거냐?"라고 묻자 김젬마는 "맞다. 이 노래는 단순히 이별의 슬품과 한을 담았다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신화적인 질서 혹은 주술적인 힘의 숭고함이 이제 흔들리기 시작한 신화시대 말기의 사회상과 세계관을 반영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신적 인물의 신성성이 의심된다거나 주술능력이 실패한다거나 그런 흔들림으로 비극적인 정서가 깔려있었던 시대상이 묻어있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연예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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