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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100' 제작진의 조작은 없없지만 정해민의 기억은 왜 조작되었나 ? ② [이슈in]

기사입력2023-03-0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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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피지컬:100'의 제작진이 ‘결승전 조작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9일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제작진이 ‘피지컬: 100’ 결승전 원본 영상을 공개하며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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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 연예뉴스 사진

그렇게 첫 번째 경기의 중단 이후 두 번째 경기가 재개되었다. 제작진이 보여준 두 번째 경기의 재개 영상에서는 첫 번째 경기에서 들리던 기괴한 굉음은 들리지 않았다. 묵직하게 덜덜 덜덜하고 줄타래가 돌아가는 소리와 출연자들의 거친 숨소리, 응원하는 다른 출연자들의 함성소리만 들렸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고 26초 만에 다시 경기는 중단되었다. 우진용의 줄타래에서 줄이 꼬이며 매듭이 지어져 경기력과 무관하게 잡아당겨도 줄이 당겨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서였다. 제작진은 우진용의 줄타래 바로 아래 거치된 카메라의 영상을 보여주며 어떻게 매듭이 지어졌는지, 인위적인 조작이 가미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 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이때에도 고개를 숙이고 줄다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던 정해민에게 경기 중단을 알리기 위해 제작진이 호루라기를 불어 알렸음은 영상에 고스란히 나왔다. 몇몇 보도를 통해 알려진 "눈앞에 끝이 보이는데 또 중단한다고 해서 끝내려고 계속 당겼고 그때 제작진이 나타나 경기를 중단하라고 소리쳤다"라는 주장은 사실과 완전히 달랐다. 새로 감아 처음부터 시작된 경기였고, 비록 1차 경기 때의 격차만큼 줄을 잘라냈다고는 하지만 이제 다시 경기를 시작한 지 겨우 26초 만이고, 부감 카메라로 보이는 두 사람의 줄타래에는 줄이 꽉 차 있었다.



'피지컬:100'의 결승전이었던 무한 로프 당기기는 극한의 지구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장기전 게임이었다. 제작진은 "출연자 뿐 아니라 모두에게 로프의 총 길이를 공지하지 않았고 줄타래 속 줄의 길이도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게 했었다. 현장의 그 누구도 승부의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라며 이전의 모든 게임과 동일하게 게임의 모든 건 철저하게 비밀로 붙였기에 몇 초 만에 몇 미터를 끌었으니 승부가 코앞이라는 계산은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설명했다.


장호기 PD는 "제작진이 정해민을 둘러싸고 재경기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압박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현장에 메인 PD인 저와 프로듀서, 넷플릭스 관계자 이렇게 3인이 두 선수와 협의에 정식으로 참여했다. 수십 분 동안 매달려 부탁하지 않았다. 양 선수가 모두 합의하는 재개 방식으로 재개하겠다고 했고, 며칠간 휴식 후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한 뒤 다시 하는 방식과 격차를 반영한 당일 재개 등 여러 안을 이야기했는데 두 선수가 격차 반영한 당일 재개에 합의했고 이로 인한 결과에도 서로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본 협의 과정은 모두 출연자의 마이크를 통해 녹음이 되어 있다. 이후 경기는 문제없이 종료되었고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도 없었다. 그리고 출연자들의 소감 인터뷰 및 스태프와의 기념촬영을 끝으로 공식적인 녹화는 종료되었다."라며 현장에서의 분위기를 밝혔다.


제작진은 "정해민의 줄타래를 조작해 난도를 높여 극적인 승부를 보여주기 위한 조작을 했다"라는 의혹에 대해 본경기 마지막 부분의 영상을 보여주며 "정해민이 당기는데 당겨지지 않는 걸로 보이는데, 이후의 장면을 보면 또 잘 풀려나온다."라며 두루마리 휴지처럼 단순한 구조라 원격으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아니었음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기자가 영상을 봤을 때도 정해민이 아주 힘들어하며 줄을 당기려 하는데 움직이지 않는 순간도 보였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정해민이 잡아당기자 술술 줄이 나오기도 했다. 또 우진용에 비해 정해민의 줄타래에는 많은 분량이 줄이 남겨져 있어서 아슬아슬한 격차의 승부도 아니었다. 초반에 빠르게 움직인 건 정해민이었지만 원본 영상을 오래 지켜보니 정해민은 중간에 가만히 서서 쉬는 시간이 꽤 있었고 우지용은 쉼 없이 움직이며 계속해서 줄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제작진은 유튜브를 통해 제기된 우진영의 준결승 경기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을 했다. 유튜버는 "우르보스의 꼬리에서 선수들을 180도 돌게 해서 우지용에게 특혜를 주었다"라고 주장했는데 제작진이 공개한 원본 영상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제작진은 "통상적인 육상 경기와 마찬가지로 반시계 방향으로 달리게 설계되었고 실제 게임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제작진은 아무 요청도 안 했다. 출연자들이 180도 방향을 바꾸지도 않았다. 해당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히 주장하겠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작진은 특정 선수에게 수혜를 주지 않았고 게임에 영향을 줄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출연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다."라며 허위 유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장호기 PD는 "제작진이나 특정 출연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게임을 중단시키고, 사실상 우승자가 바뀌었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제작진이 특정인을 우승자로 만들고 극적인 연출을 위해 부당한 주장을 했다는 것도 명백한 허위다. 이 같은 논란과 의혹이 지속된 건 제작진이 철저하게 녹화를 준비하지 못한 책임이라 본다. 리얼하게 현장을 담아내려고 했던 프로그램이 결승의 돌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지 못하면서 정해민과 시청자에게 큰 실망을 드린 거 같다. 이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제작진은 두 출연자를 찾아뵙고 정식으로 다시 사과드리고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부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대화를 통해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여 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더 이 이상의 조작 의혹은 제기되지 않기를 부탁한다."라며 시청자들에게 당부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제작진은 문제가 된 음향 사고에 대해 "사실 우리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진과 리허설을 할 수가 없다. 대신 제작진이 사전에 수없이 많은 시뮬레이션을 하고많은 점검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처음 시도하는 일들이 많았다 보니 예상 못 한 돌발 상황이 생기고, 이에 대한 매끄러운 대처를 하지 못했다. 아마도 출연자의 힘, 키에 다른 각도, 현장에 있으면서 다른 요인이 생길 수 있겠다는 여러 추측을 했지 마 마찰이 심해지면서 발생한 소음일 것 같다."라며 제작 시스템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스포츠 경기였다면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도 그대로 보여드릴 수 있었겠지만 예능 프로그램이다 보니 당시에는 이걸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 또 모든 편집은 지난해 8월에 끝났다. 방송 반응을 보며 반영하여 편집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과 다른 여론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 당시에는 이런 논란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간과하기도 했다. 지금이라도 수정할 기회가 있다면 현장에서의 상황을 많이 반영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라는 말로 편집에 있어서의 아쉬움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현실 상황을 반영한 재편집 본이나 감독판 버전 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다. "감독판 같은 건 없다. 현재는 두 선수와 소통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그런 거 없이 해명만 한다면 안 된다고 본다. 시중에 떠도는 시즌 2의 오디션에 관한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 시즌 2는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된 이후에 생각해 볼 것이고 아직 시즌 2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없다"라며 첫 시즌의 깔끔한 마무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이날 제작진이 공개한 원본 영상을 보고, 현장에서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이 논란의 주인공은 바로 정해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왜 '자신이 먼저 당일 경기 재개를 주장하고, 격차만큼 줄을 잘라내서 재 경기를 했고, 그런 조건으로 치러진 게임의 결과에 서로 인정하기로' 해 놓고서 이제 와서 부정하는 걸까? 그것도 촬영이 끝난지 너무나 한참 뒤에? 물론 스포츠인들에게 승부욕이라는 건 일반인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할 것이다. 그렇기에 패배했다는 게 엄청난 정신적 고통일 것. 재경기가 있지 않았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그 재경기의 조건은 자신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쪽으로 결정했던 것 아닌가?


김형기 책임 프로듀서는 "우진용, 정해민 두 선수에게 진행에서의 돌발 상황에 대한 사과도 하고 싶고, 그들보다 낮은 성적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주목과 콜을 받고 있는데 정작 두 분은 우승과 준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 때문에 영광을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제작진의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라며 두 출연진에 대한 심경을 고백했다.


장호기 PD는 "정해민 선수는 현재는 저희가 연락하는 것도 부담되는 거 같아서 적극적으로 연락을 못 드리고 있는데 일단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조작을 통해 승부가 뒤집어지지는 않았다. 두 분이 협의하고 재기한 방식으로 했고 결과에 인정하겠다고 하고 녹화한 거라 다시 설명을 하고 싶다. 출연자와 제작진, 출연자와 출연자의 진실공방이 되는 걸 원치 않았다. 저희가 진실을 말하면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원본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결코 이게 그가 거짓말한다거나 해를 입히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기억하는 걸 말씀하셨다고 믿고 있다. 저희도 사실을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이제라도 만나서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며 정해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했다.


그동안 몇몇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작진이 보여준 원본 영상에서 볼 수 없었던 사실을 주장해온 정해민이다. 인터뷰하면서의 뉘앙스 오해 때문에 기자들이 그런 기사를 썼던 걸까? 이제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정해민이 답해야 할 차례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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