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파엠' 김헌 "트로이아를 두 번 파괴한 아이아코스의 아들과 손자들"

기사입력2022-10-12 08:38

12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아킬레우스의 조상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날 김헌은 "오늘은 트로이아 전쟁의 최고 영웅이자 아킬레스건으로 유명한 비운의 영웅 아킬레우스의 조상 이야기를 해드리겠다. 아킬레우스의 아버지는 펠레우스이고 펠레우스의 아버지는 아이아코스다. 아이아코스는 제우스의 아들이라 족보를 따라가다 보면 아킬레우스는 제우스의 증손자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먼저 아이아코스의 출생에 대해 김헌은 "강의 신 아소포스에게는 아이기나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제우스가 또 가만두지 않았다. 제우스는 독수리로 변신해 아이기나를 납치해 오이노네섬으로 데려갔다. 아버지 아소포스는 딸을 찾아오고 싶었지만 제우스가 던진 번개에 맞아 시커멓게 그을려 겁에 질린 채 돌아갔다고 한다. 아이기나는 오이노네섬에서 제우스의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아이아코스다"라고 설명하고 "아이아코스는 무럭무럭 자라서 오이노네섬의 왕이 되었고 이를 기념하면서 섬에 어머니의 이름을 붙여 지금까지도 아이기나로 불린다"라고 덧붙였다.

김헌이 "제우스는 아이기나와 아이아코스를 아끼고 사랑했지만 올림포스는 분노의 기운이 폭발하고 있었다"라고 말하자 DJ 김영철이 "혹시 헤라가 질투에 사로잡혀 분노한 거냐?"라고 물었고 김헌은 "맞다. 분노한 헤라는 아이기나섬에 재앙을 내려야겠다며 역병을 퍼뜨렸다. 역병이 퍼지자 사람들이 죽어갔고 마침내 아이아코스와 아이기나만 남게 되었다"라고 답했다.

"아이아코스는 울부짖으며 제우스에게 구원을 요청했다"라며 김헌은 "이에 제우스는 폐허가 된 섬의 떡갈나무 아래에 개미들이 기어다니는 것을 보고 그 개미들을 모두 사람으로 만들어줬다고 한다. 개미인간이 태어난 거다. 황폐한 나라는 이 개미인간들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아이아코스는 다시 아이기나섬을 강력한 나라로 세웠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헌은 "전투력 강한 개미인간들과 나라를 다시 세운 아이아코스는 엔데이스라는 여인과 결혼했고 둘 사이에서 펠레우스와 텔라몬이 태어난다. 그리고 이 두 형제에게서 트로이아 전쟁의 최고 전사 두 명이 태어나게 된다. 펠레우스에게서는 아킬레우스가 태어나고 텔라몬에게서는 아이아스가 태어나는데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트로이'에서도 아이아스가 엄청난 거구로 등장한다"라고 설명하고 "네덜란드 축구 명문 클럽 중에 아약스가 있는데 아약스라는 이름은 아이아스에서 가져온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사들에 의해서 트로이아가 결국 멸망했냐?"라는 김영철의 질문에 김헌은 "그렇다. 아킬레우스와 아이아스의 활약으로 수많은 트로이아의 전사들이 죽었다"라고 답했다.

김헌은 "사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이아코스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라며 "한때 아이아코스는 아폴론, 포세이돈과 함께 트로이아를 건설하는 일에 참여했다고 한다. 두 명의 신과 한 명의 인간, 이 셋이 힘을 합해서 트로이아에 요새를 건설했는데 갑자기 뱀 3마리가 나타나서 성벽을 공격했다고 한다. 아폴론과 포세이돈이 만든 성벽은 끄떡없었는데 아이아코스가 만든 성벽이 무너졌다고 한다. 그걸 보고 있던 예언의 신 아폴론은 아이아코스의 자손에 의해서 이 트로이아가 무너질 운명이겠구나 라고 해석했다고 한다. 그 후 트로이아는 두 번 파괴되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로이아 전쟁 이전에 헤라클레스에 의해 한 번 파괴된 적이 있다. 이때 아이아코스의 아들 텔라몬이 헤라클레스를 도왔다고 한다. 첫번째 헤라클레스에 의한 파괴에는 아이아코스의 아들이, 두번째 트로이아 전쟁에 의한 파괴에는 아이아코스의 손자 아킬레우스와 아이아스가 참여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아폴론의 신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