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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경 "내게 '봄날의 햇살'은 박은빈, 건강한 자극 많이 받아" [인터뷰M]

기사입력2022-08-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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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봄날의 햇살'같은 최수연을 연기한 하윤경을 만났다. 극중 모습보다 조금 더 털털한 분위기의 하윤경은 두 팔 벌려 기자들을 반기며 종영 기자간담회의 분위기를 리드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아직도 종영이 실감 나지 않는다. 조금 있다가 촬영 현장에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인데 벌써 시즌 2를 기대하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 얼떨떨하다"라는 하윤경은 "인도네시아에 포상휴가를 갔었는데 현지에서 팬들이 "윤경 언니"라며 제 이름을 불러주시더라. '최수연'도 아니고 제 이름을 알아주시는 게 너무 신기했다. 촬영하는 동안에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늘어나는 정도로만 인기를 느끼다가 요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밈도 보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우영우 식 인사'를 하시는 것도 봤는데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런 경험을 하는 건 쉽지 않은 것 아닌가"라며 드라마가 종영된 지금 피부로 와닿는 인기를 실감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첫 회 시청률 0.9%에서 시작해 종영 시청률 17.5%에 이르기까지 '우영우'는 매회 신드롬에 가까운 놀라운 기록과 화제성을 몰고 왔었다. 드라마의 특급 흥행에 출연진들은 며칠 전 발리로 포상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패키지여행이 따로 없을 정도로 빡빡한 일정에 힘들었다. 사진 한 장 찍으려 두 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기도 했고 시노쿨링도 하고 너무 많은 걸 했다"라며 포상 휴가의 후기를 전한 하윤경은 "강기영, 강태오가 함께 하지 못했는데 그들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다.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너무 아쉬운 조합이었는데, 각자의 개그 파트가 허전하게 느껴지거나 서로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보일 때마다 아쉬워하며 다녀왔다"라며 출연진끼리의 끈끈한 호흡을 엿보게 했다.

과연 이런 뜨거운 반응을 배우들은 예상이나 했을까? 하윤경은 "사실 작품이 재미있게 나오고 좋은 반응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이정도까지의 인기는 생각지 못하고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받을 기대는 했었다"라며 작품이 다루는 소재와 접근 방식이 좋아 호평을 예상했음을 이야기했다.


하윤경은 자신이 연기한 최수연에 대해 "열정적이고 감정적인 부분도 있어 변호사로서 부족한 게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밤새워 변론을 준비하고 꼼꼼하고 똑 부러지며 할 말은 하고 사는 인물이다. 직업이 변호사인 만큼 법정신이 최대한 잘 전달되길 바랐고, 시청자들이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라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최수연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영우와 함께 있을 때는 '봄날의 햇살'같은 최수연, 권민우와 함께 있을 때는 '금사빠 ' 최수연. 그중 특히 극 후반부에 등장해 '너무 갑작스럽지 않냐'는 애청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게 했던 '금사빠' 부분에 대해 하윤경은 "최수연은 살짝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타입)인데 그게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라고 생각했다. 완벽해 보이는 최수연이지만 금사빠적인 모습으로 인해 성장하는 면모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변호사 최수연과 인간적인 금사빠 성향이 너무 동떨어질까봐 푼수 같은 면은 줄이려고 애썼다."라고 연기적으로 신경 쓰며 캐릭터의 밸런스를 맞췄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워낙 작품 전체적으로 다루는 이야기가 많다 보니 차곡차곡 권민우와의 서사가 쌓여지지 않았다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과한 로맨스로 가지 않으려고 더 코믹하게 콘트롤 했고, 권민우와 최수연의 성장 이야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라며 로맨스로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을 했다.

하윤경은 "권민우에게 고백하는 장면도 크게 화제가 되었는데 사실 사랑 고백의 느낌으로 연기한 게 아니다. 진짜 사랑에 빠져서 고백을 한 게 아니라 호소를 한 거였다. 권민우를 변화시키고 싶은 동료로의 마음이 더 클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그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최대한 진지하고 담백하게 이야기 한 것이다. 살짝 권민우에 대한 호감이라는 진심도 담겨 있었지만 동료이자 애정의 마음이 복합적으로 담겨있는 대사라 생각했다"라며 화제가 된 장면의 촬영 당시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이야기해 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권모술수 권민우'를 연기한 주종혁에 대해 하윤경은 "이번 작품을 하며 처음 호흡을 맞춘 배우인데 계속 붙는 장면이 많았다. 대기하는 시간에도 같이 있고 해서 많이 친해졌고, 주종혁이 너무 성격이 좋아서 모든 사람과 친하고 장난도 잘 받아주고 잘 웃어주고 기분 좋아지게 해 주는 매력이 있는 친구여서 정말 의미가 많이 된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너무 친하다 보니 시청자들께서 노부부 같은 케미라고 해주시더라. 서로 남매 같아서 불편함 없이 찍었고 사실 러브라인이 좀 더 갔으면 부끄러웠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 서로 호감을 가지는 정도로만 표현되어서 저희에게도 잘 맞았던 설정 같다"라고 작품 속 케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최수연을 가장 빛나게 했고 많은 시청자들이 강하게 기억하는 수식어는 '봄날의 햇살' 이라는 말일 것. 하윤경은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남는 다며 "한 번에 오케이도 받았고, 박은빈이 담담하게 잘해줘서 감정이 과하지 않게 적정 수준으로 딱 올라왔다. 감독님께서도 칭찬을 해주셨던 장면이다. 대본을 보면서도 참 좋아했던 장면이었는데 시청자들도 좋아해 주시는 걸 보고 진실한 무언가를 느낀 장면은 잘 알아봐 주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가장 애정 하는 장면이 될 수밖에 없었음을 이야기했다.

'봄날의 햇살' 장면 이전과 이후로 최수연의 우영우를 향한 태도는 은근히 달라진다. 하윤경은 "초반부는 회전문 앞에서도 그렇고 최수연이 우영우에게 많이 틱틱거린다. 하지만 너무 세게 해도 안될 것 같고 너무 다정해도 안될 것 같아서 한 씬에서도 높낮이를 주려고 했다. 화를 내다가도 참고, 말하면서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는 걸 하나의 맥락 안에서 표현하려 했다. 단순하게 말하는 게 아니라 복합적인 감정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고 후반부 대사에서는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제스쳐나 눈빛으로도 감정을 대신해서 표현하려고 했다. 우영우가 나를 바라보지 않아도 내가 우영우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 많이 넣었다. 그리고 좀 더 우영우를 바라보며 귀여워하거나 애틋해하는 감정을 집어 넣어 연기했다"라며 아무리 노력해도 '어차피 1등은 우영우'가 되는 상황이 짜증 나지만 인간적으로는 우영우를 챙겨주려 했던 '봄날의 햇살'이 되기까지의 서사를 어떻게 그려나갔는지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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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부터 '봄날의 햇살'이 될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 하윤경은 "인물 설명에 '봄날의 햇살'이라고는 써있었다. 대본을 보면 우영우에게 틱틱거리는데 한편으로는 우영우를 생각해주는 것 같은 최수연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냐고 감독님과 작가님께 여쭤보니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해 주시더라. '좋은 사람'이라는 말도 부담스러워서 어떻게 좋은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처럼 연애도 하고 싶어하고 열정적으로 일도 하고 싶어 하는 사회 구성원인데 그거에 대해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이야기해 주시면서 '봄날의 햇살'에 너무 얽매이지 말하고 하셨다."라며 작가와 감독이 해줬던 말을 전했다.

어쨌거나 그 장면이 방송에 나간 이후부터 많은 시청자들이 '나는 과연 봄날의 햇살 최수연 같은 사람인가? 권모술수 권민우 같은 사람인가?'를 놓고 자기반성을 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이는 하윤경도 마찬가지. "저도 '봄날의 햇살'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든다. 그 정도로 좋은 사람은 아니어서 요즘도 노력한다. 그런 별명을 받으니까 그렇게 살게 되는 거 같다. 되게 감사한 일이다. 너무 사랑해 주시니까 나도 들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최수연처럼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좋은 작품에서 만난 좋은 캐릭터 덕에 긍정적인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되었음을 이야기했다.

하윤경은 "저에게 박은빈이 '봄날의 햇살'같은 친구였다. 그냥 든든했고 처음부터 호흡이 잘 맞아서 너무나 신기했다. 짜지 않고 애드리브를 해도 엉키지 않고 티키타카가 잘 되었다. 그 동안 연기하면서 한 번도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지 못해서 또래 배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박은빈을 통해 굉장히 좋은 건강한 자극을 받았다. 피곤해도 기운이 없을 때에도 항상 같은 모습으로 흐트러지는 일 없이 항상 웃는 얼굴을 하더라. 또래인데 어떻게 저렇게 잘 하는지 입이 마르게 칭찬하는 친구다."라며 함께 한 박은빈을 칭찬했다.

박은빈을 챙기는 하윤경의 '봄날의 햇살' 면모는 배우들이 포상휴가를 떠나던 날에도 포착되었다. 기자들과 인파에 휩싸인 박은빈을 하윤경이 끌어 당기며 옆에서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모습이 찍히며 네티즌 사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었다. 하윤경은 "실제로 챙기기도 했는데 살짝 장난도 섞여 있었던 행동이었다. 저는 박은빈 처럼 계속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살지 않아서 박은빈이 저와 있을 때만큼은 좀 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편안하게 가자고 제 쪽으로 끌어당기며 챙겨 갔었다."며 사진에 찍힐 당시의 의도를 밝혔다.

하윤경은 "박은빈을 비롯한 '한바다즈'들이 너무너무 좋은 분들이었다. 조금이라도 누가 피곤해보이면 우르르 달려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봐주고 챙겨주고 위로가 되어주며 서로가 서로를 체크해줬다. 한 명도 빠짐없이 서로 챙기고 끌고 가려는 모습이 있었던 배우들이어서 현장이 너무 좋았다."라며 박은빈뿐 아니라 강기영, 강태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현장을 그리워 했다.

'우영우'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을수 있었던 이유로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 스스로 돌아보게 한 작품"이라고 이야기하는 하윤경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자폐 뿐 아니라 성소수자, 사회적 약자 등 생각할 여지도 주고 좀 더 시야를 열리게 한 작품이어서 많은 분들이 봐주신게 너무나 다행이다 스펙트럼이 넓고 입체적인 캐릭터라 준비하면서 많이 공부가 되었고, 각 에피소드별로 다양한 배우분들이 출연하셔서 그분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게 많았던 현장이었다"라며 '우영우'의 의미를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살짝 연기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아 슬럼프일때 이 작품을 만났기에 "최수연 역할 자체가 연기 생활에서의 큰 보상"이었다는 하윤경은 "시즌2까지 가지 않아도 시즌 2도 기다려주신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하다. 만약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다양한 이야기도 만들어야 하고 배우들도 연기를 가다듬어서 좀 더 사건에 능숙해지는 변호사들을 그려보고 싶다. 정명석의 가르침 아래 성장한 변호사들이 모습이 보여지고 그 안에서도 우당탕탕이 있으면 좋겠다"라며 시즌 2에 대한 바램을 드러냈다.

배우라는 직업이 인생을 배우는 철학 같은 직업처럼 느껴진다는 하윤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옛날에는 연기가 천직인 줄 알았는데 내가 오만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할수록 어렵다. 배우로서 저는 빈 도화지 같다. 뭘 그려도 잘 그려지는 게 저의 장점인데 반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제 색깔이 명확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지금까지 밝은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딥한 캐릭터도 연기해 보고 싶고 장르적인 연기도 해보고 싶다. 액션이나 스릴러 같은 장르도 도전하고 싶다"라며 앞으로는 더 과감하고 변화의 폭이 큰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을 알렸다.

차기작을 통해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할 것. 최수연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캐릭터"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하윤경은 '봄날의 햇살'같이 건강하고 밝은 웃음을 지으며 배우로의 행보를 응원하게 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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