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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엄지윤 "선한 영향력, 코미디언 인생 목표"

기사입력2022-08-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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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원석이 반짝이는 보석이 됐다. 코미디언 엄지윤의 이야기다. 잊힌 코미디언에서 WSG워너비 '사파이어'가 되기까지, 유튜브를 통해 숨겨진 매력을 발산하며 새롭게 도약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엄지윤은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iMBC연예와 만나 '놀면 뭐하니?' WSG워너비 특집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그룹 WSG워너비 4FIRE(사파이어)로 활동한 엄지윤은 나비, 권진아, 쏠과 함께 데뷔곡 '보고싶었어'를 발표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WSG워너비 합류 전, 이미 유튜브 채널 '숏박스'를 통해 MZ세대 사이 대세 코미디언으로 자리매김한 엄지윤. '놀면 뭐하니?'를 통해 그를 모르던 시청자들에게도 이름 석 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놀면 뭐하니?'에 내 얼굴이 나가면 진짜 영광일 거라 생각했다. 엄청 쟁쟁한 분들이 오실 줄 알아서, 큰 기대가 없었다. 내정자도 당연히 있을 줄 알았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엄지윤은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가수 익스의 '잘 부탁드립니다'를 열창했다. 반전의 노래 실력으로 극찬을 받으며 합격했다. 그렇게 WSG워너비의 그룹 '4FIRE'(엄지윤, 권진아, 나비, 쏠)멤버로 발탁된 엄지윤. 팀명 '사파이어'처럼, 가수들 사이에도 주눅 들지 않고 빛나는 노래실력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엄지윤은 "무명 때를 생각해보면, 누가 나를 알아본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오디션에선, 자신의 정체를 눈치챈 누리꾼들에게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합격 후엔 부담도 컸다"면서도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음악방송 데뷔와 콘서트까지 잘 마무리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숏박스'에서 펼친, 지극히 현실적인 생활 연기는 가수 활동에도 도움을 줬다고. 엄지윤은 "연기를 할 때 '나는 이제 이 사람이다" 몰입하며 자연스럽게 하지 않나. 노래를 부를 때도 감정에 이입을 하니, 연기할 때의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배 코미디언 김원훈, 조진세와 함께 출연한 '숏박스'. 불과 지난해까지 무명 코미디언이었던 엄지윤의 재기를 알린 신호탄이 됐다. '숏박스'는 약 216만여 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 중이다. 특히 흥행을 견인한 '장기연애' 시리즈 조회수는 평균 1000만 회를 웃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엄지윤은 "돌파구를 찾던 와중에 (김원훈, 조진세와) 합이 잘 맞았다. 로또를 맞은 기분이기도 했다"며 당시 기분을 회상했다. 이젠 '숏박스'의 콘텐츠는 '장기연애'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업로드되는 영상은 조회수 수백만 회를 모두 가볍게 넘긴다. 어떤 콘텐츠가 올라오든, '숏박스'는 구독자들에게 믿고 보는 채널로 등극했다는 의미다.

부담이 있는지 묻자, 엄지윤은 "힘을 빼고 (영상을) 찍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갑자기 고꾸라져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자'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부담을 가질수록 한도 끝도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숏박스' 뿐만 아니다. 개인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부캐 '엄지렐라'는 팬들과 소통하는 또 다른 창구다. 명품 회사에서 협찬을 받거나 금수저 생활을 공개하는 등, 이른바 '핫 인플루언서'의 삶을 풍자하는 콘셉트의 채널이다.

"금수저 인플루언서들이 명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며 대리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이걸 내가 하면 아무도 안 볼 것 같았다. 그래서 '소개하는 명품이 전부 짝퉁이거나, '싼티'가 나야 웃기겠다'고 생각했다. 여성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해주셔서 (내 채널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엄지렐라'를 비롯해 '매드몬스터', '한사랑 산악회', '카페 사장 최준' 등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코미디언들의 부캐 열풍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엄지윤은 "공개 코미디에서 못하는 것들이 유튜브로 많이 옮겨진 것 같다. 진짜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부캐에) 임하니, 사람들이 그 디테일에 더 빠져들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본캐부터 부캐까지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엄지윤. 그렇지만 그 역시 반짝이는 '사파이어'로 거듭나기까지, 아무도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 '원석'의 시절을 보냈다.

지난 2020년 KBS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폐지는 엄지윤에게 막막함만 안겼다. 엄지윤은 "('개그콘서트')가 폐지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이 악물고 해 볼걸'이라는 생각도 든다. 주변 분위기는 '공개 코미디는 다 죽었어', '어차피 해도 아무것도 안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갈 곳도, 설 곳도 없는 무명의 코미디언에게 유튜브는 새로운 도전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시행착오도 수없이 거쳤다. 엄지윤은 "막막했다. '숏박스' 이전에 유튜브 채널도 엄청 많이 개설해봤다. 지금도 모든 코미디언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다시 일어난 엄지윤에게 코미디언으로서의 목표는 하나, '선한 영향력을 주는 코미디언이 되는 것'이다. '코미디언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하니, "부담 없이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개그"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자극적으로 개그를 하고 싶을 때도 있다. 더럽고 야한 얘기 하면 무조건 웃기지 않나. 나도 그런 거 좋아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지양하려고 한다. 대표적으로 노출을 해서 '어그로'를 끄는 것들. 유의하고, 조심하자는 편이다. 그런 점을 조심하며 선한 영향력으로 다가가고 싶다."

엄지윤은 "매 순간이 감사하다"며 지금의 마음가짐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욕심부리지도 말고, 좌절하지도 말고 천천히 가보자'는 생각이다. 항상 좋은 기회를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엄지윤이 활약한 '놀면 뭐하니?' WSG워너비 특집은 지난 7일 콘서트 무대를 끝으로 4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iMBC 백승훈 | 사진 iMBC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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