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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집요한 한재림 감독 덕에 몇몇 시그니처 장면 탄생해" [인터뷰M]

기사입력2022-08-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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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의 강렬한 연기 이후 '비상선언'으로 부성에 가득한 '재혁'을 연기한 이병헌을 만났다. 아토피로 고생 중인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임에도 불구하고 하와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탑승 전부터 수상하던 의문의 남성으로 인해 의심과 불안에 빠지는 '재혁'은 혼란의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인물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으로 읽었다"라며 시나리오를 읽은 느낌을 표현한 이병헌은 "영화는 시작되면서부터 바로 긴장감이 생기고 끝날 때까지 긴장에 긴장을 더하는 과정을 거친다. 처음 읽을 때도 긴장과 당혹감이 연속되는 과정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똑같은 느낌이 들더라"라며 영화의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은 "지금껏 만나본 감독 중 가장 지독한 감독은 김지운이었다. 그런데 그 선을 뛰어넘는 분이 한재림 감독이었다. 이토록 집요하고 이토록 섬세하고 디테일에 목을 매는 감독이 있나 싶더라. 그래서 배우들에게서 좋은 연기가 나오고 여러 좋아지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아주 집요한 감독이었다"라며 한재림 감독과의 작업을 이야기했다.

그토록 집요함이 있었기에 한재림 감독은 최초로 대형 비행기 세트를 360도 회전시키는 짐볼도 직접 제작하며 역대급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병헌은 "듣기로는 촬영 전 미국에서 짐볼 촬영을 많이 했던 팀을 불렀고, 그 팀의 장비가 다 와야 하기에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했었다. 그런데 팬데믹 때문에 모든 게 딜레이 되고 결국 장비를 조정하는 기사들도 못 오겠다고 해서 결국 국내에서 직접 짐볼을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할리우드에서도 이렇게 큰 사이즈의 비행기를 돌린 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라며 짐볼 촬영이 얼마나 엄청난 준비와 시행착오를 거친 것인지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 큰 사이즈를 360도로 돌린다고 하니 겁도 나고 긴장도 되더라. 배우들이 카기 전에 수십 번 테스트를 해서 안정성이 검증됐다고 했지만 100여 명이 타는 게 불안하고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그런 공포스러움이 연기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이 든다. 며칠 동안은 짐볼을 돌릴 때마다 긴장감이 생겼는데 나중에는 약간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여유롭게 탈수 있게 되더라. 정말 대단한 촬영이었다."라며 추락하고 흔들리는 비행기 내부 촬영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알렸다.

이병헌은 "그 덕에 영화에는 몇몇 시그니처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 사람들의 머리가 하늘로 치솟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들이나 스튜어디스가 천장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예고만 봐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라며 고생을 하며 촬영했던 장면이 손에 꼽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음을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는 이 장면뿐 아니라 몇 장면 더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장면을 꼽기도 했는데 "초반에 송강호가 빈 집에 들어가 조심스럽게 관찰하는 장면도 인상적이고 좋더라. 그리고 마지막에 비행기 창문으로 승객들의 다채로운 표정이 보이는 장면도 너무 좋았다. 또 에필로그 장면에서의 '인호'와 '재혁'의 마냥 해피엔딩이 아닌 거 같은 묘한 표정도 좋더라. 아마 마지막 장면은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음에 들었던 장면을 언급했다.

극중 '재혁'의 비행 공포증 증상은 실제 자신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는 이병헌은 언론시사 당시 공황장애를 고백해서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이병헌은 "25살 정도 '아름다운 그녀'라는 드라마를 끝내고 미국 여행을 위해 비행기를 탔을 때 처음으로 공황장애를 느꼈다. 그때의 기억이 너무 또렷하다. 여기서 죽는구나 생각될 정도로 너무 충격적이고 힘들었다. 비행기 전체에 의사가 있는지 방송을 해서 의사도 찾았었다. 그때는 비행 중간에 다른 나라에 설수 있는 줄 알고 중간에 세워달라고 했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그때는 힘들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라며 처음으로 비행기 안에서 공황장애를 겪었던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러며 "'재혁'의 캐릭터를 만들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이해가 된 부분이었다. 어떤 공포를 느끼고, 어떤 증상이 있으며 호흡은 어떻고 그때의 표정은 어떤지에 대해 한재림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었고, 극 중에서 신경안정제를 계속 먹는 모습도 실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 낸 모습이다. 슬쩍슬쩍 공황장애가 표현되지만 그 병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 표현에 도움이 되도록 경험을 녹여냈음을 이야기했다.

극중 임시완과 가장 접점이 많으면서 초반 몰입감을 주는데 큰 역할을 했던 장면에 대해 이병헌은 "임시완이 워낙 역할에 맞는 표정과 눈빛으로 연기를 해줘서 더 좋은 케미가 나올 수 있었다."라고 임시완을 칭찬하며 "임시완은 영화에서와 달리 굉장히 귀여운 후배다. 엉뚱하고 질문도 많다. 질문도 쉽게 답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저도 많이 생각을 해야 하는 걸 해서 고민하게 만들더라."라며 애정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김남길과 함께 비행 장면을 촬영 한 것에 대해서도 이병헌은 "같이 항공 교육을 다니면서 자연스러운 터치나 손길, 워딩을 교육받고 익숙해지려는 시간을 많이 보냈다."라고 이야기하며 "사실 실제로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가 기운다고 해서 몸의 움직임이 크게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영화적으로는 그런 움직임을 줘야 더 실제같이 보인다. 그렇게 실제가 아닌 건 알지만 보여주기 위해 거짓 행동을 하는 것의 접점을 찾는 게 애매했다"라며 실제처럼 보이되 영화적 재미를 위해 살짝 과장하여 연기했던 부분이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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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영화를 보면 인간이기에 저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 여러 군데 있다. 시나리오를 보던 당시에는 사람들이 시위하며 공항을 막는 게 과장된 거 아닌가 생각되었는데 그 비슷한 일들이 최근에 실제로 일어나는 걸 보니 이럴 수 있구나 싶고 생각이 깊어지더라. 그래서 인간을 더 생각해 보게 되었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는 내용이 담겨 있는 영화다."라고 영화를 설명했다. 그러며 "실제 같은 상황이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 상황부터 배우들의 연기 톤까지 처음부터 다큐 같은 느낌으로 리얼하게 가자는 게 의도였다. 리얼함이 관전 포인트이고,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거기에 보답할 만큼 훌륭한 영화가 나온 것이 뿌듯하다"라는 말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서도 뜨거운 연기 호평을 받은 이병헌은 "어던 분들은 '비상선언'이 영화 버전의 '우리들의 블루스' 같다고도 하시더라. '우블'은 옴니버스였고 '비상선언'은 캐스팅이 화려하고 여러 배우가 나오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각자의 히스토리가 보이고 각자의 롤과 사연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야기하시더라. 그렇게도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라며 아직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팬들이 많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흔히 접할 수 없는 스파이나 재벌, 킬러같이 상상만 가지고 만들어야 하는 캐릭터보다는 '우블'이나 '비상선언'같이 진짜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연기할 때가 훨씬 더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게 되기는 한다. 직접 경험한 게 많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가 도움도 많이 된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매번 작품마다 "이병헌 연기는 인정!"이라는 소리를 듣는 그다. 매번 듣는 이야기인데 지겹지 않냐는 질문에 "정말 행복하다. 이런 말은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고 뿌듯하고 배우로서 너무 행복하다. 계속 이런 이야기를 듣다가 어느 순간 내가 기대보다 못하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내가 내 역할에서 진정성 있게 했다고 판단이 되면 그 이후는 관객의 몫이라 생각하려 한다. 내가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보통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더라. 그거에 기대서 계속 일하게 된다"라며 팬들의 칭찬을 계속 듣기 위해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최선을 다함을 이야기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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