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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백두산'과 '비상선언'의 극중 딸들 알고보니 자매였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2-08-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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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의 강렬한 연기 이후 '비상선언'으로 부성에 가득한 '재혁'을 연기한 이병헌을 만났다. 아토피로 고생 중인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임에도 불구하고 하와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탑승 전부터 수상하던 의문의 남성으로 인해 의심과 불안에 빠지는 '재혁'은 혼란의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인물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병헌은 "영화 작업은 쉼 없이 했는데 몇 년 만에 공개되는 건 '비상선언'이 처음이다. 일 년에 한두 번씩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게 일상이었는데 그게 어느 순간 뚝 끊기고 몇 년을 소통 없이 촬영만 하고 지내다가 무대인사로 관객을 만나니 감동이 오더라. 늘 하던 일인데 새삼스럽고 너무 좋다"라며 팬데믹을 겪으며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는 소감을 밝혔다.

'비상선언'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이후 몇 번이나 개봉을 미뤄가며 2022년 여름 시장에 공개가 되었다. 이병헌은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로 다 완성된 영화를 상황을 봐가며 미룰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도중에 극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관객을 만나는 선택을 하는 영화도 있었는데 언제까지 미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팬데믹을 지나면서 이 영화의 이야기가 지금 사람들에게 훨씬 더 몰입해서 볼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라며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나름대로 해석했다.

그러며 이병헌은 "처음 영화를 촬영하던 당시에는 코로나가 막 시작되던 때였다. 팬데믹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고 현실이 영화를 앞서가는 상황이 생기더라. 코로나 걱정을 계속하면서 촬영을 했고 그러고 나서 완성본을 보니 저 조차도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더라. 팬데믹을 겪으며 느낀 바도 있지만 극 중에 여러 인간 군상이 나오는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자신에게 질문할 만한 상황이 여러 군데 있는 영화다."라며 기존 재난 영화와 다른 '비상선언'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냈다.


2021년 칸 영화제에 '비상선언'이 초대되며 그때 해외 관객과 먼저 만났던 이병헌은 "칸에서는 몇 번의 박수 포인트가 있었다. 관객들이 진짜 승객이 된 것처럼 함께 안도하고 환호하며 손뼉을 치는데 정말 영화에 빠져들어서 보는 느낌이 들더라. 배우로서는 신나고 뿌듯한 순간이었다."라며 칸에서의 반응을 전했다.

'비상선언'에는 이병헌뿐 아니라 송강호,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병헌은 "아무리 시나리오가 좋아도 결과를 알 수 없는 게 영화다. 하지만 함께 호흡하는 캐스트가 훌륭한 배우일 때는 사랑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커지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의지할 수 있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은 기분으로 촬영했다"라며 촬영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극 중에서 이 배우들이 모두 고루 만나며 호흡을 맞추는 장면은 찾기 어려웠다. 비행기 속에 탄 배우들과 지상의 배우들은 현장에서도 거의 마주칠 기회가 있었다고 하는데 "세트 안에서 촬영하는 배우가 있었고 밖에서만 촬영하는 배우가 있어서 서로가 서로를 궁금해하고 부러워하며 촬영했다. 저는 세트 안에만 있으니까 답답했고 밖에서 촬영하는 사람들은 한 군데에서만 촬영을 하니까 편하겠다고 하시더라. 마지막에 송강호와 만나서 서로 좋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라고 이야기하며 "애초의 시나리오에서는 결국 한 번도 안 만나서 너무 쿨한 게 아닌가 했었다. 그래서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께 에필로그에서는 만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했고 몇 가지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중에 채택된 게 지금의 에필로그"라며 에필로그 장면을 직접 제안했음을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극 중에서 부성애를 그려낸 이병헌은 "영화 '백두산'에서 제 딸로 나왔던 아역배우와 '비상선언'애서 제 딸로 나온 아역배우가 자매다. 내가 그 두 자매의 아빠를 연기했다는 게 재미있었다. 둘 다 참 좋은 배우이고 저렇게 어린 나이에 저런 표현을 이렇게 쿨하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랐던 배우들이다."라며 아역배우와의 깜짝 놀랄만한 인연을 밝혔다. 그러며 "실제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직접 경험이 있다 보니 부성애 연기에 큰 확신과 자신감을 주더라. 그런데 아들밖에 없어서 딸 가진 아버지는 많은 관찰을 하며 어디를 터치하고 어떤 말투를 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라며 아버지 연기를 위해 노력한 부분을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한재림 감독은 평범한 딸아이의 아빠 모습이면 좋겠다고 캐릭터를 제안할 때부터 말씀하셨다."라며 캐릭터의 설정 기준을 이야기하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전사나 직업, 비행 공포를 가지게 된 이유가 드러나지만 그전까지는 평범한 사람이어야 했다. 그래서 '재혁'이 승객들의 당황, 공포, 두려움을 가장 먼저 표현하는 대변인이라고 생각하고 비행기 안 작은 일에도 당황하고 놀라고 계속 고개를 빼꼼 내미는 미어캣 같은 모습을 보이려 했다"라며 캐릭터의 사소한 동작까지 디테일하게 계산했음을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재혁'은 가장 평범해 보이고 트라우마도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상황을 극복해 보려고 안간힘을 다해 조종간을 잡고 떨리고 긴장된 마음으로 숨 고르면서 어쩔 수 없이 해나가는 과정이 그려진다."라고 이야기하며 "히어로 같은 인물이 아니어서 좋았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병헌은 "전 세계가 함께 지내고 있는 팬데믹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모두에게 깊게 공감될 것 같다. 깊이 이입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거라는 기대감도 든다."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자고 되뇐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있다면 인간다운 인간성은 기본적으로 지키며 살게 되지 않을까? 영화를 끝까지 보시고 이런 것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라며 영화의 여운에 대해 이야기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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