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거미로 변한 아라크네'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김헌 교수님, 혹시 애창곡 있냐?"라고 묻자 김헌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노래방에서 가끔 불렀는데 노래방 간 지가 10년이 넘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헌은 "오늘은 거미로 변한 아라크네에 대한 이야기다"라며 먼저 아라크네에 대해 "아라크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 여인이다.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베 짜는 솜씨가 타의 추종을 불허해 베짜기의 천재라는 소문이 아테나 여신에게까지 전해졌다"라고 소개했다.
김헌은 "아라크네의 솜씨가 너무 궁금했던 아테나는 어느날 노파의 모습으로 변신해 아라크네의 집을 찾았다. 그날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아라크네의 베짜기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그 중 어떤 사람이 아라크네의 솜씨는 정말 놀라워, 아테나 여신에게 배운 게 틀림없어 라고 얘기했다. 이 말은 아라크네의 솜씨가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최고의 찬사였다"라고 말하고 "그런데 아라크네가 정색을 하고 저는 아테나 여신에게 배운 적이 없다, 순전히 제 솜씨다 라고 반박한다. 거기에 더해 아라크네는 아마 제가 아테나 여신보다 솜씨가 더 좋을 것이다 라고까지 이야기를 한다"라고 덧붙였다.
"노파로 변장해서 듣고 있던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답게 분노를 누르고 차분하게 아라크네에게 충고를 했다"라며 김헌은 "아가씨, 그대의 솜씨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 아테나 여신까지 이기겠다는 건 너무 심하지 않냐? 아까 한 말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게 어떻냐? 아테나 여신도 너그럽게 용서해주실 것이다 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아라크네는 노파를 노려보며 저는 언제나 자신있다, 아테나 여신과 지금 당장 대결해도 이길 수 있다 라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이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테나와 아라크네가 베짜기 대결을 시작한다며 김헌은 "베짜기 배틀이 벌어지자 아테나는 베를 짜면서 중앙에는 아테나가 포세이돈과 싸우며 포세이돈을 이기는 장면을, 네 귀퉁이에는 신들에게 도전했다가 비참한 운명을 맞은 어리석은 인간들의 모습을 수놓았다. 인간 주제에 신에게 덤비면 재앙을 면할 수 없다 이런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거다"라고 설명했다.
김헌은 "그러나 아라크네는 아테나의 경고에도 두려운 기색 없이 나도 지지 않겠다 하면서 제우스, 포세이돈, 아폴론 이런 신들이 연약한 여인들을 괴롭히는 장면을 짜넣었다. 너희들이 신이면 다냐? 힘이 있다고 갑질을 하면서 약한 인간들 무시하고 짓밟아도 되는 거냐? 이렇게 항의하는 것 같았다"라고 전하고 "이걸 본 아테나는 감히 인간 따위가 신을 능멸하고 신의 권위에 도전하다니 하면서 괘씸해 미칠 것만 같았다. 더 화가 나는 건 아라크네의 베짜기 솜씨가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참을 수 없었던 아테나 여신은 아라크네가 짜던 베를 찢어버리고 베틀의 북으로 아라크네의 머리를 때렸다"라며 김헌은 "그리고 아라크네에게 평생 베나 짜며 살아라 하고 마법을 걸어 흉칙한 모습으로 변하게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거미였다고 한다. 그리스 말로 아라크네가 거미라는 뜻인데 아라크네는 소녀의 이름인데 소녀가 거미로 변하니까 거미를 아라크네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아라크네가 뛰어난 솜씨에 겸손함을 같이 갖추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테나 여신은 실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아라크네를 귀엽게 봐줄 수 있지 않았을까. 아테나 여신이 존경을 많이 받는 신인데 이 대목만은 아쉽다"라고 전하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연예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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