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글로벌 2위를 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작품의 오프닝에서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북한 소녀로 등장, 강렬한 모습을 선사한 전종서는 "배우분들끼리의 단톡방에서 매일 업데이트를 받고 있다. 또 미국 에이전시에서 현지의 반응을 계속 보내주시는데 한국에서 찍은 드라마가 이렇게 월드 와이드로 봐주신다는 게 신기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전종서는 "제가 지금 다른 작품 촬영도 병행하고 있기도 하고 작품이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중의 반응은 못 보고 있다. 그나마 인스타그램에 친구 추가를 많이 해주셔서 매일 저를 보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은 든다"라며 반응을 어떻게 실감하고 있는지 이야기하며 "미국에서는 원작의 '도쿄'가 도발적이고 섹시하고 당돌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탈선하는 매력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나와서 색다르다는 반응이 있다더라. 저희가 보여준 세계관이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설정이라 그거에 대해 흥미롭다는 반응도 있다"라며 미국 에이전시에서 보내오는 현지의 반응을 전했다.
너무 유명한 원작이라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에 전종서는 "저도 원작의 굉장한 팬이었는데 부담은 크게 오지 않았다. 원작과 가장 많이 달라진 캐릭터이고 다른 느낌의 인물이라 생각해서 그냥 대본에 충실히 해보자고 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원작 속 '도쿄'와 한국판 '도쿄'는 많이 다르다. 원작에서처럼 사고를 치지 않고 교수에게 충성심이 강하다. 그 마음을 져버리지 않고 교수에게 맹목적이다. 또 한국판이 '도쿄'는 사랑을 하지 않는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굉장히 이성적으로, 가슴보다 머리가 이끄는 대로 행동한다."라고 설명하며 원작의 캐릭터와 어떻게 다른지를 알렸다.
전종서는 "'도쿄'는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와 비참한 상황을 맞이한다. 이렇게 살 바엔 살 이유가 없다고 꺾이는 상황에서 '교수'를 만난다. 낭떠러지에 서 있는 여자애가 '나도 너랑 같은 처지이니 같이 도박해 볼래'라고 말하는 '교수'에게 동참하게 된다. 죽음에서 나를 끌어올려 준 존재가 '교수'이기에 신적인 존재처럼 여기고 '교수'의 말이라면 사람까지 죽이려고 한다. 저는 개인에 대한 충성심과 맹목적인 게 있는데 그런 면이 '도쿄'와 닮아 있어서 그런 모습을 많이 가져가려 했다"라며 '도쿄'와 '교수'간의 관계성과 캐릭터 연기의 주안점을 밝혔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전체적인 흐름은 '도쿄'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전종서는 "감독님께서 목소리 톤을 낮추고 연극하듯 했으면 좋겠다고도 하시더라. 디렉션이 아주 구체적이어서 별도로 내레이션과 관련해 고민하거나 설정하지 않았다"라며 목소리 연기의 비하인드를 이야기했다.

또 '아미'로 펼쳤던 오프닝 장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오프닝 곡의 BTS 'DNA' 선곡은 제 의견은 아니었다. 그렇게 결정된 상태였다. 북한에서 BTS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 그렇게 설정한 것 같다. 저는 이 장면을 위해 춤 연습을 했고, 연습을 하면서도 아이돌 춤을 따라 해본 게 처음이라 너무 어색하고 낯간지럽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대본에 충실히, 열심히 캐릭터를 연기했다."라고 이야기하며 "이 작품 통틀어 저한테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이 BTS 춤춘 장면이다. 사실 초반에 춤추는 장면이 더 많았는데 편집도 많이 되었다. 그게 되게 낯간지럽고 신박했다."는 말을 하며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시리즈가 공개된 이후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비교하며 강한 호불호가 드러나고 있는 것에 대해 전종서는 "원작은 좀 더 배우들의 연기, 각자의 연기와 배우의 캐릭터에 대한 성격이 극대화되어 있어서 그들이 충돌하거나 조화 이루며 나오는 사랑이나 갈등, 잡음, 소음 등이 감정적인 거에서 비롯되었다. 그게 가장 주안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리메이크에서의 강점은 흐름인 거 같다. 드라마가 가진 흐름. 이게 자극적이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파트 1,2로 나눠져 덜 느껴질 수 있는데 아마도 전체가 다 공개되면 한 번에 훅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현장에서 배우들의 앙상블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연기했다는 전종서는 "눈 뜨면 세트장 가고 촬영하는 일과로 1년을 지냈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금방 익숙해지고 호흡도 좋아졌다. 제가 원래 촬영 장소가 자주 바뀌는 것보다 한곳에서 익숙해질 때까지 찍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조폐국 세트에서의 촬영은 현장이 편해져서 오는 자연스러움이 있었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작품을 위해 총기 액션을 많이 준비했다는 그는 "파트 1에서는 거의 총기 액션이 안 나왔고 파트 2에서 많이 나올 것이다. 다들 총기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많이 헀다. 앞으로 다른 촬영을 할 때도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총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나고 무게감도 실제처럼 했던 총이었는데 현장의 많은 여배우들이 소리에 시달리며 귀 관리를 힘들게 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고충 속에 촬영을 했음을 밝혔다.
12개 에피소드를 위해 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배우들인데 특히 깊이 정을 쌓은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전종서는 장윤주를 꼽았다. 그는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검소하고 솔직하고 진솔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화적이고 부드럽더라. 저는 모나고 뾰족한데 장윤주처럼 유순해지고 여유로운 모습을 배우고 싶었다. 저는 욕심이 많고 마음이 급하고 일에 자존심도 세고 작은 것에 예민한데 장윤주는 사람이나 일을 대하는 데 있어서 이미 겪은 사람으로 스스로 잘 매니징 하며 살아가더라. 장윤주에게서 심적, 정진적으로 많이 도움을 받았고 연기 이상의 배움을 준 사람이다"라며 대중은 몰랐던 장윤주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전종서는 "실제 저와 가장 닮은 캐릭터는 '도쿄'인데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캐릭터는 '미선'이었다. 강도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인물인데 가장 감정에 솔직한 인물이라 생각했고 무엇보다 가장 용기 있는 인물이라 생각되어 매력적이더라. 이주빈이 너무 연기를 잘해서 인상적으로 봤다"라며 등장 캐릭터 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도 언급했다.
데뷔작인 '버닝'부터 이후의 '콜', '연애 빠진 로맨스'에 이어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까지. 하는 작품마다 호평 일색인 전종서는 "호평이나 흥행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계속해서 앞으로의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내가 하는 연기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많이 하면서 지내는데,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 행보를 가고 싶고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 이전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했는데 요즘은 또 대중이 원하는 걸 드리고 싶은 마음도 커져가고 있어서 고민이 많은 시기다"라며 현재 안고 있는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유지태 선배가 저에 대해 영화에 좀 더 집중해서 영화가 주는 폭발력을 경험한 뒤 드라마로 옮겨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는 기사도 봤다. 저를 정말 예뻐해 주셨는데 이 말씀이 지금 제가 하는 고민에 대한 조언이신 거 같다. 영화가 주는 폭발력도 더 경험하고 싶기도 하고 드라마의 색다른 재미와 매력도 궁금하기도 하다. 둘 다 하고 싶다. 대중이 원하지만 개인적인 연기를 하는 내 만족도도 높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영화와 드라마 둘 다 욕심나는 심경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저는 성격이 폐쇄적이고 사회성이 낮다. 그런데 제가 하는 일은 그렇지 않다는 걸 요즘에서야 알게 되었다. '연애 빠진 로맨스' 촬영을 마치고 차기작 결정을 할 때 1년 이상 준비했던 해외 작품과 '종이의 집' 중에 '종이의 집'을 선택했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해외 작품을 한순간에 놓아야 하는 걸 잠도 못 잘 정도로 고민했지만 결국 '종이의 집'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에서 계속 활동할 거고, 한국 대중들에게 더 빨리 다가가야겠다는 갈망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했던 고민의 답처럼 저에게 온 작품이 '종이의 집'이었다."라며 글로벌 아티스트라기보다 한국의 대중예술인으로 더 친밀하게 보이고 싶어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선택했던 이유를 밝혔다.
욕심도 많고 재능도 많아 행복한 고민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전종서는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예전부터 꾸준히 하고 싶었던 건 부성애에 관한 역할이다. 그거 말고는 요즘 인공지능이나 로봇 역할도 해보고 싶다. 사람인지 로봇인지 모르겠는 근미래의 SF 장르 쪽도 끌리는 편이다"라며 꽤나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역할을 언급하며 과연 어떤 감독이 전종서를 만나 또 하나의 띵작을 만들어 낼지 기대하게 했다.
공개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하며 순항 중인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 1은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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