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처음'은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따르는 법이다. '범죄 도시'에서 조연출을 하고 2편에서 바로 입봉을 하게 된 이상용 감독은 큰 성공을 한 1편 덕에 2편의 연출이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각오를 하고 시작했던 '범죄 도시 2'였지만 이상용 감독에게 닥친 시련은 상상 이상이었다.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인, 지금의 인류에게 처음으로 닥친 재앙 앞에서 영화 제작은 큰 타격을 입었고 이 감독은 "저와 배우, 스태프 모두 죽기 살기로 했었다"라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중에 가장 어려웠던 건 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2019년 9월부터 여러 번 베트남을 갔었다. 현지 로케이션뿐 아니라 현지 배우 캐스팅까지 끝냈고 2020년 2월 말 베트남에서 크랭크인을 하려고 일주일 전 선발대가 베트남에서 마지막 헌팅을 하고 있을 때 영사관에서 전화가 왔었다. 코로나 때문에 모두 출국하라고. 안 나가면 모두 격리될 거라고 하더라. 출발 당일 심지어 손석구는 새벽에 베트남에 도착을 했었다. 베트남이 공산 국가라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쫓겨나듯 나와야 했다. 베트남에서 쓴 돈만 10억 가까이였고, 이거 그냥 엎어지는구나 싶고 너무 무서웠다"라며 크랭크인을 하기도 전에 큰 좌절을 겪었던 사연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국내에 돌아와 한 달 정도 정비하는 동안의 마음고생이 어마어마했으며 그때를 평생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이라는 이 감독은 "우리뿐 아니라 모든 영화가 그때 올 스톱되었고, 우리도 영화를 엎을 거냐 미룰 거냐를 고민했다. 긴 회의 끝에 재정비해서 한국 분량을 먼저 찍자는 결론을 냈지만 과연 이 영화를 끝낼 수 있을까 싶더라. 이런 생각을 촬영 마지막까지도 했어야 했다. 아직도 등골이 오싹하다"라며 첫 입봉 작을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끌고 왔어야 했던 시간을 회상했다.
이상용 감독에게 시련은 이게 시작에 불과했다. "한국 분량을 찍고 나서도 베트남에 들어가 촬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애초에 배우, 스태프들과 약속했던 시간이 지나 중간에 1년 동안은 촬영을 쉴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였는데 촬영을 못했기에 시나리오도 수정해야 했고, 이미 찍어 놓은 한국 분량과는 어떻게 연결시킬지, '강해상'의 은신처나 공항은 어떻게 할지, 제작비도 고려를 하며 남은 회차에 어떻게 욱여넣을 수 있을지도 숙제였다."라고 쏟아내는 이 감독의 숙제는 엄청났다.
여기에 이어 "촬영할 장면마다 공간 섭외가 다 틀어지고 회차의 압박, 1년 만에 다시 만난 배우들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것 등 모든 게 문제였다. 모두가 지치고 힘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줬다. 그 힘을 받아 저도 믹싱, 음악, 자막까지 채워 넣을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저의 목표였고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리지 말자는 다짐도 수없이 했었다. 저 혼자 무리한 주장을 하기보다는 최대한 주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라며 단순히 작품을 잘 연출하는 것 외에도 수많은 미션을 해결하며 '완성'을 위해 달려왔음을 알렸다.
이야기를 듣는데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는데 이 감독은 이런 힘들었던 상황이었기에 오히려 덕을 본 것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처음 시나리오는 이렇게 속도감이 없었다. 해외 공항 장면이 나오고, 더 관광지 느낌이 물씬 드는 장면들이 펼쳐지며 여유 있게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인서트 몇 개 넣고 바로 인물이 보이는 편집이 되어 버렸다.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차라리 호흡을 빨리 가자는 결정을 했다. 빠른 템포 안에서 배우들의 유머가 밀도 있게 보이고, 베트남에서 수사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생기면서 감정이 올라오고, 그 속도감으로 '마석도'가 빨리 나쁜 놈을 잡았으면 하는 욕구가 생기게 짧고 강하게 보여주려고 과감하게 진행시켰다. 그게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 같다"라며 뜻하지 않게 스피디한 스토리 진행을 하게 되었음을 밝혔다.
'범죄 도시' 오리지널 배우와 제작진이 합심해 더욱 강력해진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낸 '범죄 도시 2'는 지금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ABO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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