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 감독은 영화 '표적' '계춘 할망'외에도 2010년대에 국내 탑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탁월한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의 힘을 보여주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도전한 드라마 시리즈 연출에서 폭력, 노출 수위에 대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며 영화 연출 때와 사뭇 다른 시청자의 반응을 접하게 되었다.
창 감독은 "사실 수위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작품을 만들었다.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에 나가는 드라마라고 하면 수위가 셀 수 있지만 '장미 맨션'의 경우는 유료 구독 기반의 OTT 플랫폼에서 보이는 시리즈였다. 그래서 수위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썼는데 작품의 수위를 강렬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더라."라며 시청자들의 의견을 전혀 예상치 못했음을 밝혔다.
"수위를 체크하기보다는 리얼리티적으로 봐주시려면 더 좋겠다"라는 창 감독은 "오히려 이렇게 해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다. 특히 1회의 정사신은 이 드라마의 장르와 메시지의 색깔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필요했던 장면이었다.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에 사는 각각의 인간 군상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었다. 정사를 벌이면서도 그 인물들이 하는 대사는 "대출을 다 갚으면 이사 갈 수 있겠지?"라고 하는 신혼부부의 상황을 담은 것이었다. 물론 그 대사를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저는 성적인 걸 극대화하는 장면이 꼭 필요했다. 각각 다르게 살고 있지만 똑같은 집 구조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감옥 같다는 걸 연출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떤 인물이 성적인 결핍으로 인해 사단을 벌인다는 걸 보여주기에 너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라며 시청자들이 너무 적나라하다는 의견을 보였던 장면에 대한 연출의 변을 밝혔다.
창 감독은 "생각보다 노출의 수위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에 제가 더 깜짝 놀랐다."라고 이야기하며 노출 수위뿐 아니라 폭력 수위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이어갔다. "고양이 장면 관련해서 충격을 받으신 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실 거라 생각을 전혀 못했다."라는 창 감독은 "자세히 보시면 고양이가 비를 맞지 않게 하려고 처마도 만들었고, 실제로 고양이에게 비를 뿌리지 않고 카메라와 고양이 사이에 비를 뿌려 비 오는 장면을 연출했다"라며 동물 학대로 만들어진 장면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창 감독은 "연출자로서 많은 생각을 했던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이런 장면이 불편할 수 있고, 불편함이 이렇게 공론화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앞으로 촬영하는 데 있어서 동물이나 아이를 다룰 때 정말 신중하게 고민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라며 달라진 시민의식과 시청자 반응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런 시청자들의 민감한 반응을 고려해서인지 창 감독은 이후의 장면에 대해 많은 부분 편집했음을 밝혔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을 대거 삭제하느라 5회차가 공개되기로 약속된 시간보다 5시간이나 늦게 오픈을 했다. 연출자로서 좀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일단은 촬영한 장면을 삭제하는 건 가슴이 아프더라"라며 시청자들은 미처 몰랐던 사정을 밝혔다.
영화감독으로서 첫 드라마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호되게 신고식을 치른 창 감독은 "촬영하면서 주민과의 싸움도 힘들었다. 어렵게 아파트 주민을 설득해서 촬영을 했는데도 부구하고 엄청난 민원이 들어오더라. 세트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환경적인 부분이 많이 힘들었다. 또 지난해 뜨거웠던 더위와 벌레, 비와의 싸움도 기억 속에 힘든 부분으로 남아있다"라며 '장미 맨션'을 촬영하며 힘들었던 부분을 이야기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장미맨션'은 매주 4화씩 3주간 공개되며, 이번주 금요일 최종회까지 모두 공개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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