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은 의문의 마술사로 폐허나 다름없는 유원진에 살며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리을'은 버거운 현실을 사는 윤아이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물해 주기도 하고, 꿈이 없는 윤아이와 나일등에게 마술을 가르쳐주며 환상과 꿈을 보여준다. 하지만 '리을'의 주변에는 늘 의문의 사건들이 발생하고 그의 실체에 대한 수상한 소문이 무성해 진짜 마술사인지 의문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의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었다. 지창욱은 "원작을 절반 정도 보다가 말았다. 원작을 계속 참고하면 연기에 도움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하일권 작가의 웹툰 실사는 너무 명작이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다. 원작을 보면 이게 화면으로 구현 가능한가 싶더라. 웹툰에서도 '리을'이는 너무 멋진 인물이어서 고민이 많았다. 원작처럼 머리를 짧게 자를지, 머리색을 바꿀지 등 많은 의견을 나누고 고민하다가 결국 원작을 따라 하기 보다 원작을 재창조해서 우리만의 시리즈를 만들자는 걸로 합의를 봤다."라며 원작의 캐릭터를 구현하기 보다 새롭게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며 "100% 만족은 없을 것 같다. 워낙 웹툰이 큰 사랑을 받았기에 웹툰 팬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시리즈만 본 사람들은 감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 했다"라며 원작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창욱이 이 작품에 부담을 느낀 부분은 꽤 여러 부분이었다. 유명 웹툰 원작이라는 것도 부담이었지만 또 뮤직드라마 형식이라는 것에도 굉장한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워낙 뮤지컬 무대를 통해 좋은 연기를 선보이며 두터운 팬층도 확보했던 배우였기에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는 "성적, 결과물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배우로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이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는데 부담만 갖고 있기엔 현장을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걸 잊으려고 현장에 집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에서 노래뿐 아니라 마술도 선보였는데, 지창욱은 "손이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하는데 진짜 힘들더라. 마술을 구현하는 사람의 시선, 호흡 같은 디테일한 요소가 많이 필요한 게 마술이더라. 그걸 모두 생각하며 마술도 하고 연기도 하는 게 어려웠다"라며 마술 연기의 어려움도 밝혔다.
연기만 해도 쉽지 않았을 텐데 노래에 마술까지. 새롭고 어려운 시도를 했어야 했던 작품이다. 지창욱은 "동화 같은 이야기, 따뜻한 이야기인데 대본을 보는 순간 제 이야기 같았다. 제가 어릴 때 느꼈던 가난, 돈, 성적에 대한 압박, 내 꿈이 뭘까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확 가슴에 와닿았던 작품이었다."라며 이 작품에 끌렸던 이유를 이야기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상실감이 컸고, 현실이 쉽지 않다는 걸 빨리 느꼈다.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항상 우울함이 있었다. 그걸 다행히도 어머니의 사랑으로 극복했다"라며 힘겹게 개인사를 끄집어 낸 지창욱은 "그래서 이 작품 하기 전부터 과연 나는 누구이고,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나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 이 작품을 하며 다시 그런 고민을 해보고, 더 깊이 생각해 봤다."라며 이 작품을 통해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함께 한 배우 최성은, 황인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지창욱은 "옛날의 저를 보는 기분이었다. 최성은은 너무 잘하고 욕심도 부릴 줄 알고 현장에서 분위기를 잘 만들 줄 아는 똑똑한 친구다.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주고 싶었고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즐겁게 친구처럼 해주고 싶었다. 황인엽도 너무 매력적인 친구다. 일등이를 많이 응원해 주고 싶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며 "초반에 감독님이 뮤지컬로 이 작품을 공연한다면 해볼 생각 있냐고 물으셨는데 그때는 안 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후에 최성은, 황인엽과 함께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 해볼 만 하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현장에서의 좋았던 호흡이 다른 가능성까지 열어줬음을 이야기했다.
'리을'이를 연기한 지창욱에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하울' 같다는 말에 대해 지창욱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럽다. 저도 '하울'을 봤는데 정말 창피하고 민망하다. 감독님과 캐릭터 이야기를 할 때 '하울' 이야기를 그렇게 하셨었는데 저는 속으로 '아니 하울을 어떻게 연기해...' 했었다. 하울을 따라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하울의 캐릭터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인물이라고는 생각한다"라며 시청자들의 평에 반응했다.
지창욱이 펼치는 마술사 '리을'의 세계는 넷플릭스를 통해 지금 확인할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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