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는 "제가 유독 성장통을 준 작품들이 몇 있다. 많은 분들이 '바람'과 '응답하라1994'를 기억해주시는데, '바람'이 제게 큰 성장통을 안겼던 건 맞다. 그 이후에도 '재심'이라는 작품, '이웃사촌'이라는 작품도 배우로 성장하게 해준 작품이다. 이후에는 '뜨거운 피'가 가장 큰 고통을 준 작품이다. 캐릭터를 이해할수록 안타깝고 쓸쓸했다."며 영화 속 캐릭터 떄문에 마음앓이를 많이 했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감독님이 저한테 여유있게 하라고 하셔놓구선 어느순간 보니까 감독님도 두통약을 먹고 계시더라. 현장이 정말 치열하고 힘들었다. 어떤 현장은 리허설을 많이 하기도 하고, 어떤 현장은 준비한걸 다 지우고 본능적으로 현장에서 만들어서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번 현장은 그 여러가지를 다 해야 했던 현장이었다"라며 작품의 제작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이야기했다.
정우는 "작품을 할때마다 안타깝고 응원해주고 싶은 캐릭터들이 있다. '재심'의 현우를 생각하면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파서 촬영 중간에 막 울컥울컥했었다. '바람'의 짱구도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는데 이번에는 '희수'가 그랬다. '희수'의 소망과 꿈은 작은 펜션 하나 지어서 '인숙'과 '아미'와 함께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꿈이 다 날아가고, 남은것 하나 없이 배신과 음모 속에서 괴물로 변해간다. 얼마나 안타까운가. 그런 그가 마지막에 감정을 표현하는게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 차가운 누아르 장르에서 그걸 어떻게 뜨겁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 많았다"라며 엔딩 장면에서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감성 나레이션 장면을 이야기했다.
그는 "그 장면이 참, 쉽지 않았던 건 설정은 한 겨울의 추운 바닷가인데 실제로는 너무 더웠다. 감정에 집중해야 하는데 너무 덥고 옷이 두꺼워 온 몸은 땀으로 젖었는데 겉으로는 추운 상황을 연기해야 하니 쉽지 않았다"라며 그 장면의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원톱 주연으로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 정우의 입담은 폭발을 했다. "감독님이 계속 골방에만 있지 말고 나와서 술한잔 하고 편하게 하라고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었다"라는 정우는 "적은 예산의 영화가 아니었고 영화 진행하며 투자에 난항이 있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몰랐따면 편하게 했을텐데 어렵게 투자 받아 진행되는 걸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제가 원톱으로 가져가야 할 부담도 컸다. 잘해내고자하는 열망이 끓어 올라 있는 상태로 주연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기도 했다. 작품을 대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 하는게 그분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다"며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 뿐 아니라 영화 제작에 대한 중압감까지 느끼며 작품에 임했음을 밝혔다.
그는 "'희수'를 이해하면 할수록 그의 예민함을 어떻게 날것처럼 표현할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다. 연기를 오래했기에 안정적인 연기를 할수 있지만 이 캐릭터는 날것같은 인물이었다. 날것같은 연기는 안정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좋아하는 음식 하나도 못 먹을 정도로 현장에서 지냈었다. 항상 퀭해야 했고, 볼이 쑥 들어가야 했고, 눈이 늘 붉게 충혈되어 있어야 안심 아닌 안심이 되었다. 컨디션이 좋은 제 얼굴을 보면 속상하고, 그런 스트레스를 겪으며 촬영했다"며 캐릭터 표현을 위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힘들게 촬영 당시를 보냈음을 이야기했다.
매번 작품때마다 그러는 스타일은 아니고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정우는 "지금 하는 촬영은 너무 밝고 유쾌한 작품이라 즐겁게 하고 있다.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데, '희수'라는 캐릭터는 현장에서 웃으면서 장난치며 임할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며 '뜨거운 피'가 얼마나 자신에게 간절하게 각별한 작품이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냐는 질문에 정우는 "지금 한국영화가 어려운 시기다. 코로나 떄문에 예전같으면 쉽게 투자될 감독이나 작품도 지금은 쉽지가 않다. 제작되는 한국영화가 몇 없다."라고 이야기하며 "이 작품은 시나리오 자체가 전형적인 상업영화의 틀을 갖고 있지 않았다. 또 제작사도 이 작품이 창립작품이고 감독님도 유명한 소설가이시지만 데뷔작이고, 그러다보니 제가 부담을 안 가질수 없었다. 게다가 캐릭터가 유쾌하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아니지 않다. 그러니 진지하게 작품에 임할수 밖에 없었다"며 얼마나 진지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영화의 배우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정우)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작품으로 23일 개봉해 현재 상영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키다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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