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찬욱 감독은 "짧은 영화지만 알차게 야심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2011년에 동생과 함께 아이폰4로 단편영화 '파란만장'을 만들었다. 그때 이후로 단편영화를 만들 기회가 있으면 꼭 만드는데 이번에도 진보된 테크놀로지가 탑재된 기계로 새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애플과 협업한 단편영화를 내 놓게 된 이유를 밝혔다.
단편영화 제목이 '일장춘몽'인 이유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재치있는 답변을 하였다. 그는 "제목 짓기가 번번히 귀찮아서 사자성어에서 적당한걸 찾게 된다. 사자성어는 너무나 많아서 내용과 어울리는 걸 찾는게 쉽다"며 '파란만장' 이후 '일장춘몽'을 제목으로 지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인생이 그저 한바탕 덧 없는 꿈이라는 내용이고, 그냥 '몽'이 아닌 '춘몽'이라고 하는 걸 보면 '덧없는데 아름다운 꿈' 또는 '아릅답게 덧없는 꿈'이라는 뜻을 가지는 것 같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라며 제목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2011년 당시 '파란만장'과 비교하여 "그때는 큰 화면으로 보기에 적당한 퀄리티는 아니었다. 화질이 깨지더라. 그래서 마치 고감도 필름으로 찍은 걸 의도한 것 같은 트릭을 써야 했다. 단점을 장점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집의 큰 TV로 봐도 괜찮은 수준이 되었다. 그만큼 기술이 발전했다."라며 이번 작품은 퀄리티가 많이 좋아졌다며 기술의 발전을 언급했다.

이번 작품 '일장춘몽'은 사극으로 시작하여 무협, 액션, 로맨스, 판타지, 뮤지컬의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종합 장르였다. 박찬욱 감독은 "첫 사극이자 첫 무협장르, 첫 마당극 등 다양한 장르를 한 작품이다. 이걸 단편에 담은 이유는 실험적인 시도를 장편영화에서 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편을 하는 이유도 장편을 할때 시도할수 없는 걸 마음껏 할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한 하나의 장르 영화가 아니라 마음대로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는 이미지가 떠오르며 스토리를 풀다 보니 결국 마당극 같이 판소리도 하고 춤도 추고 마음껏 노는 잔치판 같은 영화를 구상하게 되었다"라며 종합 장르가 어우러진 작품을 구성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이유와 과정 또한 흥미로왔다. 박찬욱 감독은 "'공공의 적'을 보고 그때부터 유해진이 비범하다는 걸 알수 있었다. '타짜'는 말할 필요 없다. 계속 관심있게 봤지만 그 동안 제가 만든 영화의 배역과 딱 맞는 게 없어서 함께 일할 기회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번 단편 영화는 아예 유해진을 염두에 두고 쓰기 시작한 대본이다"라며 유해진의 연기를 극찬했다. 이어 "유해진은 제 동생과 작품도 했었고 한동네 살아서 늘 산책길에서 만난다고 하더라. 출연 제의의 비공식 오퍼도 제 동생이 산책길에서 한걸로 알고 있다."라며 산책길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영화 '박쥐'이후 두 번째 만남인 김옥빈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연락하며 친구로 지내고 있다. 미모와 연기력은 변하지 않았는데 이런 자리에서 이야기를 너무 잘하는 건 변한거 같다. 넉살이 좋아졌다"라며 늘 연락하고 지냈기에 특별한 캐스팅 비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박정민에 대해서는 "'시동' '변산'을 너무 좋아하고 눈여겨 보고 있었다. 언젠가 일하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라는 말과 동시에 뜻밖의 영화 취향도 밝혔다.
댄서 모니카의 출연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제가 TV를 보다가 '스우파'를 우연히 봤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어서 채널을 못 돌리겠더라. 나 혼자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한 2주쯤 지나니까 모두가 '스우파' 이야기를 하더라. 어떤 사람이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게 있다"고 하길래 "하 참 그걸 이제야 발견했나?' 라고 했었다."라며 TV프로그램 '스우파'덕에 모니카를 안무감독으로 하여 영화의 피날레 부분을 촬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 '일장춘몽'은 현재 스트리밍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애플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