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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학' 이재규 감독 "K-좀비 특징은 뜨겁다. 인간에 대한 연민이 가득" [인터뷰M]

기사입력2022-02-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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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후 '지우학')으로 또 한번 세계를 강타중인 가운데 연출을 한 이재규 감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전세계 1위'의 타이틀을 달게 된 작품에 대해 이재규 감독은 "이야기에 접근할때 가졌던 진심들이 모이고 모이면 나이와 공간을 떠나 사람들에게 전달될더라 생각하고 만들었고, 이 작품을 만들면서도 계속해서 스태프에게 이야기 했었다. 그런 진심이 잘 절달되어 오는 것 같다. 신기하고 기쁘고 얼떨떨하다"며 현재의 심경을 밝혔다.

K-좀비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의 이유가 무엇인지, '지우학'이 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재규 감독은 "K-좀비는 뜨겁다. 한국인의 정서도 뜨겁고, 흔히 '한을 가진 민족'이라는 말을 하는데 정서에 응어리가 있다. 그런 뜨거움이 느껴지는 좀비물이어서 다르게 느껴진 것 같다. 다른 좀비물들은 드라이한데 '지우학'은 연민이 많고 뜨겁다는 게 장점"이라며 작품의 매력을 분석했다.

원래는 좀비물을 싫어했다는 이재규 감독이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많은 좀비물을 보고 연구하며 나름의 확고한 분석을 한 것 같았다. 그는 "어떤 작품보다도 좀비화된 인간에 대한 연민이 가장 많았던 작품이다. 등장인물마다 사랑하는 사람이 좀비가 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계속 보여진다.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도 버리려고 하고, 누군가는 외면하려 하고, 누군가는 사랑했던 사람이지만 없애려고 하는 등 인간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갈때 어떻게 하는지를 다양하게 보여준다."라며 익명의 좀비가 아닌 가까운 이들의 좀비 변신 과정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더 세밀하게 들여다 봤음을 이야기했다.


2년 동안 집필했다는 '지우학'에는 K-좀비의 시초인 영화 '부산행'도 언급되는 등 K-좀비에 대한 자부심도 엿볼 수 있었다. 이재규 감독은 "초반에는 '좀비'라는 단어를 안 쓰려 했는데 한국 좀비물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의 고등학생들이 그 단어를 쓰지 않는게 비현실적인 것 같더라. 그래서 어느날 '좀비' 단어를 쓰자고 헀더니 천성일 작가가 너무 좋아하더라. 좀비를 누구나 인지하는 상황이 재미있을 것 같아 그런 세계관을 만들었다"며 '지우학' 속 좀비 세계관 설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좀비' '이모탈' '이뮨'으로 구분되는 좀비의 종류를 만들어 낸 것도 '지우학'만의 특징이었다. 그는 "신체적인 상태에 따라 다른 현상이 오는 건 코로나나 좀비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했다. 코로나도 누구는 감염이 되어도 증상은 없는 경우가 있지 않나. 좀비도 그럴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극소수지만 돌연변이를 만들어서 전통적인 좀비 외에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가려 했다."라고 다양한 좀비를 만들어 낸 이유를 이야기 했다. 그러며 "사실 대본 작업 초기에는 코로나 상황이 아니어서 '격리소' '무증상 감염' '감염자' 같은 단어가 익숙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코로나 상황이 닥치면서 이런 단어가 익숙해졌고 초기 걱정과 달리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들이 되었다"며 단순히 상상으로만 끝났으면 좋았을 설정이 현실에서도 겪는 상황이 되었음을 이야기했다.

'부산행' '킹덤' '반도' 등의 작품으로 이미 경지에 오른 좀비의 표현에 있어서도 '지우학'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이재규 감독은 "단순한 배고픔의 본능만 그려졌던 기존의 좀비 설정에서 극단적인 공포심을 느끼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공격한다는 기재를 더했다. 그래서 배우 출신의 좀비 전문가인 한성수 안무가와 스우파에도 나온 주희 안무가에게 두 분에게 좀비의 표현을 부탁드렸다. 몸을 잘 사용하는 댄서 출신과 감성을 잘 표현하는 배우 출신이 상의해서 공동 안무를 진행해 주셨는데 그렇게 '지우학' 만의 좀비를 표현할 수 있었다."라며 좀비 표현에서도 기술적인 완성도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무려 12회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공간적인 특성 때문에 미장센에 더욱 신경썼다는 이재규 감독은 "모든 공간이 4각이고 규격화되어 있었다. 공간별로 다르게 보이려고 색감, 가구 배치를 그 공간에서의 아이들의 정서를 매칭하여 구성했다. 교복 색깔도 신중하게 골랐고 핏물이 튀는 높이까지 고려해서 변화 있어 보이려고 노력했다."며 장면 별로 세심한 고려를 하여 세팅했다고 밝혔다.


촬영에 있어서도 함께 동참한다는 느낌을 주려고 롱씬, 원테이크를 많이 썼다는 말도 덧붙였다. 감독의 이런 노력 때문인지 실제 회차가 진행될수록 시청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여러 교실을 이동하며 인물들 바로 가까이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특정 장면(학생들이 영상 편지를 남기는 장면, 노란색 리본을 따라 길을 찾는 장면 등)이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재규 감독은 "아니다"라고 답하며 "어리석고 어리다고 나무라는 어른들인데 과연 그들은 진정으로 어른스럽다고 말할수 있는지에 대한 반문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연출의 의도를 밝혔다.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규 감독은 "공식적으로는 확정된 게 없다. 2번째 이야기를 하고 싶기는 하다. 시즌1이 어린아이와 어른을 대비시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남고자 했던 인간의 생존기라면 시즌2에서는 좀비들의 생존기가 주요한 흐름이 될 것 같다."며 시즌2를 통해 그리고 싶은 이야기를 살짝 공개했다.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청산이를 살려달라는 전세계 관객들의 요청이 SNS를 통해 많이 보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규 감독은 "청산이가 살아나면 오히려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청산이 뿐 아니라 배역들이 시즌2까지 가게 된다면 어떻게 될거라는 그림은 있다. 시즌1보다 더 발전된 담론을 담을 수 있게 하겠다."며 청산의 생존여부에 대해 아리송한 말을 남겼다.

순수하고 열정 가득한 10대 청소년들의 기발하고 생동감 넘치는 생존방식을 담은 하이틴 좀비 서바이벌 '지금 우리 학교는'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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