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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방과후 설렘', 매운 맛 달래는 '단짠' 연출의 적절 배합

기사입력2021-12-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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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새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지난 28일 첫 방송된 '방과후 설렘'은 총 83명의 연습생이 출연, 전 세계를 설레게 할 글로벌 아이돌 탄생을 목표로 만들어진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방과후 설렘'은 방영 전부터 숱한 관심을 받았다. 참가자를 학년에 따라 나눠 평가한다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내세운 점과 Mnet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101' 등을 성공시킨 한동철 PD가 MBC에서 제작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기대가 모였다.

제작발표회부터 '매운맛 오디션'이 될 것이라던 '방과후 설렘' 제작진의 공언은 과장이 아니었다. 1차 관문인 입학시험부터 절반이 넘는 연습생들이 탈락될 것을 예고했다. 그마저도 무대에서 언택트 평가단 75% 이상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심사위원과 관객조차 만날 수 없었다. 노래가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없는 벽 앞에서만 춤을 추다 쓸쓸히 퇴장한 연습생들도 있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문이 열려 무대가 공개된다고 해도 심사위원 4명 중 3명 이상의 표를 받지 못하면 탈락이었다. 1차 관문에 두 번의 단계가 존재했다.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던 연습생들이 있던 반면 차가운 혹평도 잇따랐다. 관객석에 앉은 연습생들의 부모님이 자녀들의 안타까운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는 점에서 '매운맛'은 더욱 극대화됐다.

그러나 '매운맛'으로만 가득한 오디션은 아니었다. '매운맛'을 중화해 지나치게 자극적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단짠' 연출의 힘이 작용됐다.

'방과후 설렘'이 꺼낸 첫 번째 '단짠' 카드는 프리퀄 '오은영의 등교전 망설임'이었다. 본방송 전 연습생들의 적응과 훈련을 돕고 자기 어필을 독려하기 위한 판을 깔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섭외, 어린 연습생들의 심리 상담도 도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덕분에 '오은영의 등교전 망설임'을 먼저 접한 시청자들은 많은 연습생들에게 친밀감을 가질 수 있었다.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연습생들이 얼굴도 알려지지 않은 채 탈락 후 편집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기회를 확대해 잔인함을 덜은 셈이다.


약 12분에 달하는 오프닝 단체곡 'Same Same Different(세임 세임 디퍼런트)' 역시 '매운맛' 중화의 또 다른 공신이다. 기회의 확대 차원에서 연습생 83명 모두에게 '킬링 파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제작발표회 당시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오디션이 되겠다"고 밝힌 제작진의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대목이다.

매 무대 시작 전 이뤄진 코미디언 장도연과 연습생들의 스몰 토크도 '단짠'을 더했다.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연습생들과 자유로운 대화를 이끌어내는 장도연의 활약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잠시 잊게 했을 정도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담임선생님들의 심사평도 마냥 맵지만 않았다. '촌철살인' 심사평으로 본방송 후 화제를 모았던 전소연의 평가는 연습생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조언으로 다가갔다. 전소연은 탈락 후 무대를 떠나려는 김유연을 붙잡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전했다. 잔인한 탈락의 순간 뒤 오는 잔잔한 감동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홍수 속 더 이상 자극적 연출만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젠 대중에게 진부함을 넘어 불편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중이 수용 가능한 정서에는 한계가 있다.

'방과후 설렘'은 '매운맛과 화제성은 비례한다'는 기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통념에 도전하는 듯 보인다. '매운맛'을 줄이면서까지 새로이 '단짠' 연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물론 이 같은 기획이 성공의 단초가 될지는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방과후 설렘'은 매주 일요일 밤 9시 MBC에서 방송된다.

iMBC 백승훈 | 화면캡처 MBC '방과후 설렘', 사진제공 펑키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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