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의 사망 소식에 과거 '전두환 연기'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인 배우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3일 11대와 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배우 박용식, 이덕화, 장광, 서현우 등 과거 전두환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배우들의 활약상 또한 화제다. M타임머신을 타고 N년 전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날의 이슈와 스타의 예전 모습을 돌아보기로 한다.
◆비운의 '전두환 닮은꼴' 스타 박용식
故 박용식은 '전두환 전문 배우'로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81년 제5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전두환과 닮았다는 이유로 4년 동안 방송 출연 금지를 당했고, 약 10년간 방앗간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시간이 흐른 후 박용식은 한 방송에 출연해 "정말 분했지만, 생각해보니 내 맘대로 안 되는 인생사도 있더라. 활동을 못하니 현실적인 고통이 따라왔다"며 "닮았다는 이유로 출연정지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1988년 전두환이 물러나며 박용식은 다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MBC 드라마 '제3공화국'과 '제4공화국'에서 전두환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는 지난 2013년 별세했다.

◆카리스마 너무 넘친 탓? '전두환 미화 논란' 겪은 이덕화
박용식의 '전두환 연기'를 이어받은 배우는 이덕화다. 그는 2005년 방송된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였다. '제5공화국'은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직후 전두환의 12.12 군사 반란과 제5공화국 설립, 6월 민주항쟁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다룬 드라마다.
당시 이덕화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때문에 '전두환이 지나치게 미화됐다'는 웃지 못할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 이에 이덕화는 "전두환이 미화되면 곤란해지는 것은 나 자신이다. 배우의 주관을 더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전두환이 멋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것은 드라마의 내용은 안 보고 껍데기만 보고 운운하는 것일 뿐"이라며 "인물의 내면을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재평가받고 싶어서"…'전두환 연기' 두 번 한 장광
영화에서 전두환을 연기하는 배우들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피해자들이 26년 후 학살의 주범을 단죄하기 위해 나선다는 내용의 영화 '26년'에서는 장광이 전두환 역을 맡았다. 그는 악인으로서의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SBS 드라마 '삼김시대'에서 이미 한 차례 전두환을 연기한 장광은 "('삼김시대') 당시 내 연기가 부족했는지 많은 사랑을 못 받았다. 재평가를 받고 싶어서 '26년'에 출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병헌과 호흡 맞춘 서현우, 가장 젊은 '전두환 연기'
비교적 최근 개봉한 이병헌 주연의 '남산의 부장들'에서 전두환 역할을 맡은 서현우는 38세의 나이로 가장 젊은 전두환을 연기했다. 서현우는 전두환의 외형을 구현하기 위해 증량과 삭발을 불사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러면서 "인물의 호탕하고 건장한 느낌을 상상해 체중을 고무줄처럼 늘렸다"며 "삭발의 경우에도 특수분장으로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리얼리티가 필요하다 생각해 머리 윗부분 전체를 다 밀었다"고 고백했다.
그 역시 다른 선배 배우들처럼 실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서현우는 "인물에 대한 내 견해나 생각을 제시하지 않으려 했다. 오로지 시나리오 안에서 구축하려고 했고 어떤 표현이나 대사를 할 때도 절제하려 했다. 애드리브 같은 것들을 하면 캐릭터를 훼손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제공 MBC, YTS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청어람, 쇼박스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