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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게임

[TV톡] '피의 게임', 불공정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서바이벌의 탄생

피의 게임홈페이지 2021-11-09 09:44
[TV톡] '피의 게임', 불공정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서바이벌의 탄생
방영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은 '피의 게임'이 2회까지 공개됐다.

iMBC 연예뉴스 사진

MBC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은 플레이어 10인이 최대 상금 3억을 쟁취하기 위해 피의 저택에서 게임을 벌이는 내용의 리얼리티 서바이벌이다. 지난 8일 방송된 '피의 게임' 2회는 첫 방송에 이어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충격적 반전을 선사했다.

첫 회, 그것도 게임 시작 1시간 만에 '탈락자 선정' 미션을 부여받은 참가자들의 심경만큼이나 시청자들의 충격은 상당했다. 서바이벌 장르 예능에 익숙한 소위 '덕후' 시청자들의 예측까지 보기 좋게 비웃는 전개였다. 참가자들의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기도 전에 탈락자를 만드는 것은, 앞으로의 원활한 미션 진행에 있어 얼핏 무리수로 비춰질 위험도 있었다.

그러나 해당 미션이 지하실의 존재를 첫 회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또 한 번의 반전이 탄생했다. 플레이어들이 살고 있는 피의 저택 아래 위치한 지하실은 곧 '피의 게임'이라는 서바이벌의 정체성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듯한 이 지하실은 '피의 게임'이 내내 강조하는 '매우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게임'이라는 전제를 효과적으로 입증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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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게임'은 불공정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서바이벌이다. 공정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참가자들 간 순수한 실력 싸움을 유도하는 기존 서바이벌 예능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피의 게임'은 게임의 불공정성을 전제하고, 공정성이 제거된 게임이 얼마나 잔인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피의 게임'의 이 같은 연출은 모두가 같은 처지에서 공정한 배분을 놓고 다퉈야 했던 크리에이터 진용진의 전작 '머니 게임'과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이기도 하다. 공정을 해치지 않으며 생존해야 하는 딜레마 없이 시작부터 불공정을 전제로 한 '피의 게임'이 더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피의 게임'은 참가자들의 연봉에 따라 각자에게 무작위로 주어진 돈의 배분부터 불공정이 발생한다. 돈이 많을수록 절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또한 게임 외적인 변수와 서로 간 감정싸움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배신이 연속적으로 벌어지며 공정과 합리성은 실종된다.

모든 생활이 풍족한 피의 저택과, 핫바와 컵라면으로 간신히 매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지하실의 극명한 대비는 불공정의 잔인함을 부각시켰다. 탈락하기 전까지 지하실의 정체를 알 수 없으며, 비로소 떨어지고 나서야 진짜 '불공정'이 찾아온다는 점 또한 시청자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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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지하실에서 버티다 보면 피의 저택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 역시 빛 좋은 개살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직 모든 회차가 풀리지 않아 어떤 기회가 지하실의 사람들에게 찾아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하루 종일 피자박스를 접어서 버는 몇만원을 피의 저택 안 추가 투표권 한 장 가격인 2천만원과 비교하면, 지하실 노동만으로 피의 저택에 입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지하실이 곧 '피의 게임'의 불공정의 상징이자 가장 큰 무기인 이유다.

총 12부작인 '피의 게임’은 9일 기준으로 아직 10회가 더 남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불공정한 게임과 규칙이 참가자들에게 충격을 안길지 모른다. 다만 확실한 건 참가자들은 공정에 대한 필요를 점점 느끼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하실로 떨어지는 참가자들이 많아질수록, 남은 이들이 겪게 될 불안과 공포는 점점 커질 것이다. 갈등은 심해질 것이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이들의 '피 말리는' 싸움에 몰입할수록, '피의 게임'이 진짜 강조하고자 하는 '공정성'은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피의 게임'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되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웨이브(wavve)에서도 만날 수 있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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