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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해마다 심각해지는 녹조 현장 심층 취재 ‘예고된 죽음-4대강 10년의 기록’

기사입력2021-08-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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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 10년이 지났다. 'PD수첩'과 뉴스타파는 4대강 사업이 원래 약속했던 효과를 달성하고 있는지 집중 점검했다. 특히 그중에서 4대강 사업 이후 강해지고 있는 녹조 현상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매년 녹조가 창궐하지만, 우리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을 생성하는데, 이 물질은 치명적 맹독인 청산가리보다 100배 강한 독성물질로 간 질환, 위장염, 근 위축성 측삭경화증과 같은 여러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PD수첩'과 뉴스타파 그리고 전문가들이 함께 분석한 결과, 낙동강 구간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최대 4,914ppb나 검출됐다. WHO가 정한 음용수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은 1ppb인데, 낙동강과 영주댐, 금강의 여러 지점에서 초고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이다. 특히 식수로 사용되는 낙동강 매곡취수장 취수구 앞에서 채집한 물의 마이크로시스틴은 435ppb로, 정수한다고 해도 불안한 수치다.

식수보다 더 심각한 것이 농업용수다. 취재진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채수(시험용 물을 채취)하고 이승준 부경대 교수(미생물 전공)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금강의 한 양수장 물에서는 1,509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농업용수는 식수와 달리 정수하지 않을 뿐 아니라 마이크로시스틴 독성 검사도 하지 않는다. 환경부와 농어촌공사는 2016년에 단 한 번 시행한 국내 연구를 근거로 농작물에 독성이 흡수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당시 연구에서 사용된 용수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최고 24ppb에 불과해 심각한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녹조에 대한 세계적 전문가인 이지영 미국 오하이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그 정도 농도라면 즉시 정밀검사를 해야 하고, 높게 나오는 것이 확인되면 농사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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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위험에 대한 불감증은 환경부가 지금까지 지속한 정책에 그 원인이 있다. 환경부는 올해도 녹조가 심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녹조의 심각성을 측정해 발령하는 조류경보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조류경보가 낮은 단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실제 녹조가 덜 발생해서가 아니라, 환경부가 조류경보를 발령하기 위해 채수하는 지점이 녹조가 덜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8월 11일 낙동강 강정 고령지역 환경부 채수 지점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0.11ppb에 불과했지만, 그 하류에 있는 매곡취수장의 취수구 앞은 무려 435ppb였다. 취수장 앞은 녹조 투성인데 7km나 떨어진 상류의 물을 떠서 녹조가 적다고 발표한 셈이다. 낙동강의 다른 채수 지점 3곳 모두 취수장으로부터 2~4km 떨어져 있다. 이런 식으로 녹조가 덜 발생하는 지점에서 녹조를 측정하다 보니 환경부가 지난 5년 동안 측정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 중 가장 높은 것이 1.75ppb에 불과하다.


4대강 사업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는 많은 거짓말을 했고 ‘4대강 사업으로 녹조가 심해지지 않는다’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환경부는 ‘녹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왔다. 4,914ppb의 독성이 검출되는데도, ‘아무리 심해도 1.75ppb’라고 공언해온 것이다. 4,914와 1.75의 차이, 그것은 4대강 사업의 진실과 거짓의 차이가 아닐까?

MBC 'PD수첩' ‘예고된 죽음 – 4대강 10년의 기록’ 편은 8월 24일 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iMBC 김혜영 | 사진 제공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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