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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 "'킹덤' 시리즈 통해 '정치란 무엇인가' 질문하고 싶었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1-07-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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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으로 3년째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김은희 작가를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코로나19 확산세 방지를 위해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은희 작가는 '킹덤: 아신전'이 80개국에서 TOP 10안에 오르고 글로벌 영화 2위에 오른것에 대해 "진짜로?"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까지 이어질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만들어지기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했던 작품이었다. 현실화 되지 않을 아이템이라 단정짓다시피 했었다. 영화 제작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영화도 알아봤었지만 계속해서 거부 당했던 아이템이었다. 믿기지 않게 스페셜 에피소드까지 나오게 되었고, 제겐 정말 예상치 못한 선물같은 의미다"라며 '킹덤' 시리즈가 갖는 의미를 밝혔다.

'킹덤'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시대적 배경과 가장 서양적인 좀비의 만남에 시청자들도 매력을 느끼신게 아닌가 싶다. 안 어울릴 것 같은 둘을 조합한 새로운 시도 덕"라며 나름의 분석을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시리즈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여기까지 온 것도 감사하지만 기회를 주신다면 또 다른 인물로 다른 배경으로 가는 다른 버전들도 꿈꿔본다. 그러려면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할텐데 많이 노력하겠다"며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이번에 공개된 '킹덤: 아신전'은 기존 시리즈와 달리 92분짜리 한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킹덤'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팬들이 전 세계에 있는데도 이렇게 짧은 버전을 구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아신전만의 세계관을 펼치려는 에피소드는 아니다. 시즌3로 넘어가기 위한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시즌3로 넘어가면 낯선 북방,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었다. 이 인물들이 이곳에서 어떤 생각을 왜 갖게 되었는지 당위성을 주기 위해 인물조직적으로 보여드릴수 밖에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신전'이 끝나고 시즌3에서 창과 아신이 만날때 까지는 10여년의 시간차가 있다. 주요 인물들과 연관된 시간이기에 그걸 다 보여드리면 시즌3의 스포가 될 것 같았고, 스포는 피하면서 아신(전지현 분)과 아이다간(구교환 분)이라는 인물, 폐사관의 존재는 꼭 소개하고 싶었다. 시즌3를 보기 전에 아신전을 보면 시즌3가 낯설지 않고 불편감도 없이 이해가 될 것이고, 아신이 창, 서비와 마주치게 됐을때 자연스럽게 긴장감도 생길거라는 기대가 있었다"라며 큰 그림을 위한 치밀한 설계로 짧은 스페셜 버전이 나오게 되었음을 설명했다.


이번에 소개된 '아신전'의 설정(아신이 조선인이 아니라는 것과 조선인 관료의 행동)에 대해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김은희 작가는 "어떤 논란이 있다면 대본을 쓴 작가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기획의도나 보여드리고자 했던걸 잘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앞으로 뭘 쓰더라도 깊은 고민이 담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논란에 대한 작가로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즌1,2. 그리고 아신전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의 키워드는 한(恨)이다. 시즌1,2에서는 조선의 지배계층에 의한 민초들의 한이었고 아신전은 귀화했지만 조선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계급의 한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작품의 키워드를 정리했다.

김은희 작가는 "이 작품의 기획이 7~8년 전에 시작되었고, 아신전의 경우 1년 반 전에 기획되었다. 기획이 작품으로 보여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다보니 저는 작품에 보편적인 정서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 같이 시대를 불문하고 전세계적으로 고민해볼만한 기획의도를 가지려고 노력한다"라며 이야기하며 "'킹덤'을 기획하며 고민했던 건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누가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선택에 따라 최하층인 민초들의 삶은 달라진다. 만약 어떤 사안에 대해 창이었다면, 조학주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의도하지 않았지만 정치적 선택에 의해 화를 입는 건 민초들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지금까지 공개된 '킹덤'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을 이야기했다.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시즌3까지도 이어졌다. "아신은 남과 북, 모두를 죽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시즌 1,2보다 더 강력한 역병이 조선의 북방에 퍼져나갈 것이고, 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남과 북의 인물들은 정치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라며 시즌3에 대한 스포를 살짝 했다.

또한 김은희 작가는 "역사적 공부도 많이 하고 그 시대의 지형에 대한 공부, 시대의 아픔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가상의 역사로 조선이라는 시대를 가져온건데 역사를 그대로 고증하지는 못하고 '킹덤'이라는 세계관 안에서의 조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요즘은 실크로드에 대한 관심이 생겨, 어떻게 실크로드가 생겨났는지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작품을 위해 치열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시즌이 거듭되면 어쩌면 실크로드를 타고 역병이 서방으로 뻗어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했다.


이번 아신전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계속 긴장하게 하는 분이다. 대본을 쓸때 힘들고 안풀리는 부분도 있어 대충 포기하고 넘어가려는 장면도 귀신처럼 알아채서 지적을 한다. 결국 포기하면 안되는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파트너"라며 이야기했다.

또한 가장 기대가 되었던 전지현 배우에 대해서도 "엄청난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 '지리산'과 '킹덤: 아신전'을 함께 했는데 상반된 캐릭터다. 시대도 다르고 성향도 다른 캐릭터인데 둘 다 보고 있으면 정말 감탄스럽다. 아신은 그정도 스펙트럼이 잇는 배우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지현 배우의 분량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처음부터 전지현이 모든 분량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지만 시간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전혀 무뎌지지 않는 한을 표현하려면 어쩔수 없이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 어린 아신의 분량이 길어질수 밖에 없었다. 아쉬웠지만 캐릭터를 위해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은희 작가는 이번 스페셜 에피소드를 기획하면서 가장 신경 쓴 요소는 아신과 생사초, 폐사군이었다고 밝히며 "생사초는 극중 벽화로 사용법을 설명하려 했는데 의도했던 것 보다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시체의 이마에 칼집을 내어 생사초를 묻혔던 게 어떻게 조선으로 넘어오면서는 침술을 활용하게 되었는지는 좀 더 자세히 다뤄줘야 할 것 같다"라며 이번 에피소드에서 아쉬웠던 지점이라 말했다. 또한 "폐사군은 시즌3에서도 중요한 배경이 된다. 어디까지 위협이 될지, 어떤 크리쳐가 나올지 모를 비밀의 공간이다."라며 시즌3를 위한 떡밥을 스페셜 에피소드에 심어놓았음을 밝혔다.

김은희 작가는 "'아신전'은 제가 쓴 작품 중 가장 어둡고 날이 서 있는 이야기다. 제가 장르물을 주로 쓰지만 그래도 좀 더 희망적이거나 긴장감이 있는 걸 쓰려고 하는데 '아신전'은 짧다보니 주인공에 집중하게 되었고, 긴장을 해소시킬 분량이 사라져서 어둡게 보여지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시즌3로 넘어가게 되면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다음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은희 작가는 "재미있는 상상을 할 때 행복하고 즐거운데, 캐릭터의 개연성을 고민하다보면 쥐어 짜내는 수준까지도 간다. 대본은 쉽게 쓰여지는 게 아니다"라며 창작의 고통을 이야기 하면서도 "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주신다면 고마울 것 같다"는 말로 대중의 무한한 신뢰에 화답했다.

'킹덤: 아신전'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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