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참석 배우들의 수상 소감이 대중의 관심을 끌고있다. 초심을 이야기한 대상 유재석, 영화라는 매체의 소중함을 일깨운 유아인, 곁가지 논란을 감수하며 동료를 떠올린 오정세 등의 소감이 시청자를 울린 것이다.
기라성 같은 업계 대들보들 사이에서 유독 빛난 신인 홍경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어설펐지만, 누구보다 정성스러웠다. 그는 영화 '결백'으로 영화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올라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 앞에 선 그의 눈망울은 이미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홍경은 감독, 소속사 대표, 동료 배우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현장의 일선에서 고생하는 조명 감독, 카메라 감독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이름들이 기억이 안 납니다.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무도 생각이 안 나요"라며 울먹였다. 이후 홍경은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담당하는 이들의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연신 울컥해 말을 잊지 못했다.
긴장한 탓에 감사한 이들의 이름을 잊어 횡설수설하는 모습은 현장의 동료들은 물론, 시청자의 입가에도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도 윗선 뿐 아니라, 최전선에서 자신을 위해 피땀 흘리며 서포트하는 직원, 스태프들을 호명해 챙기겠다는 마음이 전해져 왠지 모를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스타일리스트 실장님이 송중기 선배님 스타일링해주시는 분인데, 왜 이렇게 이름이 생각이 안 나지"라며 혼잣말하고, 감동에 겨워 울먹이다 훗날 흑역사가 걱정돼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막간의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때 묻지 않은 열정을 지닌 신인 배우이기에 가능한 소감이었다.

연기를 대하는 자세는 곧았다. 여타 배우들과 비교해 나이나 경력이 부족한 그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저의)세대 중 한 명으로서 겪은 성장통을 작품 속에 잘 녹여내고 제 색채를 잘 펼쳐나가겠습니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극 중에서 사회 소수자를 연기하면서 모르는 것들을 배워가고, 알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고 이런 마음으로 겸손하게 연기하겠습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허세는 걷어낸 담백한 말들은 심금을 울렸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어리광 섞인 아들이고, 손자였다. 홍경은 "엄마, 아빠. 항상 틱틱 거리고, 일하는 걸 말도 잘 안 해서 죄송해요. 동생 준이도 고맙고. 반려견 원이, 코코, 레오나르도디카프리오 감사합니다"라며 "저희 할머니에게 제일 감사드려요. 지금은 안 계시지만, 제 않의 정체성을 만들어주신 분이거든요"라고 말하며 연신 고개 숙여 인사했다.
2017년 KBS 드라마 '학교 2017'를 통해 배우로 정식 데뷔한 홍경은 이후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KBS '저글러스:비서들', tvN '라이브', OCN '라이프 온 마스',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2:죄와벌' 등에 출연했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JTBC캡처, 백상예술대상사무국 제공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