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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노개런티에 투자까지... 광주에 대한 미안함, 사죄, 반성 담았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1-05-0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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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를 통해 오랜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국민배우 안성기를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5.18 광주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 뿐 아니라 비평가상 수상, 안성기는 시카고인디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안성기는 이번 영화에서 출연과 함께 투자도 하는 의미있는 행보를 보였다. 안성기는 이에 대해 "이유는 단순하다. 시나리오 자체가 할만했다. 굉장히 드라마로서 완성도가 있어서 주저 없이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라며 투자까지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 1980년대에 대한 질문에 안성기는 "당시에는 '바람불어 좋은날' 영화를 찍고 있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일방적인 소식 외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 한참 지나고나서야 광주의 진상을 알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하며 "저는 그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인정받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영화인들 사이에서 '바람불어 좋은날'은 개봉을 못할것이라는게 전체적인 생각이었다. 그런데 5.18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개봉이 되었고 그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영화에 대한 희망을 줄수 있었다. 80년대는 그런 시기였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영화는 광주에서 최초로 시사회를 진행하기도 하고, 광주 시민들과 함꼐 촬영하기도 했다. 안성기는 "작년에 처음으로 광주에서 시사를 했을때 관객 대부분이 눈물을 흘리시더라. 아직도 아픔이 굉장히 많이 남아 있다는 걸 느꼈고, 꽤 감정이 격해져서 영화를 보시더라. 이번 영화처럼 많은 일반인과 함께 연기한 건 처음인데 그 덕에 영화가 세련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더 진실성은 있어보이더라. 지나고나서 보니까 같이 촬영했던 분들이 그립고 장면들도 많이 생각난다"라며 광주에 대한 특별한 느낌을 이야기했다.


영화 속에서 안성기는 5.18의 주범들에 대한 극한 분노와 복수심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는 "사실 좀 온건한 쪽이다. 복수는 영화니까 가능한 이야기고 생각과 말로라도 반성을 하고 용서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게 제 마음이다. 하지만 여전히 광주의 아픔은 실제하고 그에 대해 어떻게든 보상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극에서 극단적인 복수를 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안성기는 도대체 어떤 일을 할 지,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모를 미스터리한 인물로 초중반을 연기한다. "복수까지 하려면 감정이 단계적으로 쌓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행위에 대한 설득력과 감정이 따라올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차분하게 감정을 절제하면서 연기했디"라고 과정을 이야기하며 "특히 마지막 독백 장면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다. 슬픈 감정으로 독백하는데 너무 슬프기만 하면 안되고 광주에 대한 미안함, 사죄, 반성을 복합적으로 잘 담아내려고 많이 절제했다."며 연기 베테랑 답게 감정을 조절했던 부분도 이야기했다.

극중에서 안성기는 나이(현재 만 69세)가 믿기지 않는 액션도 소화했다. "굉장한 액션은 아니고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짧지만 강력한 액션이었다. 저로서는 잘 소화했다고 생각된다. 감독이 실제 벨트를 어떻게 쥐는지, 어떻게 휘두르는지 직접 시범을 보여가며 알려줬다"라며 안성기는 강렬한 벨트 액션씬의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안성기는 올해로 연기경력 64년차다. 이토록 오랫동안 연기를 하면서 특히 최근들어 더더욱 영화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시나리오가 좋으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원로 배우로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영화계 선배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냐는 질문에 안성기는 "그런 이유도 있고, 저를 필요로 할떄 뿌리치지 못해서도 있다. 물론 어떤 경우이건 작품이 좋아야 한다는건 필수적인 조건이다. 작품만 좋다면 어떤 여건하에서도 하리라고 생각한다."라며 답했다.


1957년 '황혼열차'로 데뷔한 이후 64년 동안 여전히 활발히 활동을 하는 배우로서 안성기는 "영화에 대한 끌림이 가장 큰 동력이다. 영화 외에 뭘 할수가 없다. 해본적도 없고, 그냥 운명적으로 해가고 있다. 매번 영화 할때마다 늘 새롭고 새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받는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이고 그거때문에 게속 해오게 되는거 같다."라며 계속해서 일하는 원동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나이로 인한 역할의 제약에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다.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많이 들긴한다. '명량'의 이순신 역할 같은 게 그렇더라. 그런데 어짜피 나이가 드는건 진행되는 거니까 잘 받아들이고, 나이가 들어서도 어떤 역할이든 맡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어지는걸 잘 해나가는게 중요한거 같다."라고 말하며 "액션 영화는 좀 무리가 있겠지만 영화 중간에 액션이 좀 들어가는 정도는 마다할 필요가 없다"라며 어느정도의 액션신 소화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안성기는 차기작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치매에 걸린 딸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예정되어 있다. 독특하고 재미난 영화가 될거 같다."라며 차기작을 통해 또 한번 국민 배우, 국민 아버지로의 면모를 보일 것을 예고했다.

"40년이 넘은 광주의 이야기가 큰 아픔으로 저에게 남아 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위로가 되고 나아가서 용서와 화해가 되면 좋겠다."라며 영화를 소개한 안성기는 "5.18을 다룬 영화들이 여럿 있다.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도 있고 시민군을 다루는 영화들이 있는데 이 영화는 가해자가 보여지는 사건이다. 그게 가장 큰 차별점이다. 피해자분들이 직접 출연하신것도 큰 차별점일 것이다."라며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과거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과 과거를 책임지지 않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5월 12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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