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를 써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훈(박찬열)'과 성공이 제일 중요한 폼생폼사 프로듀서 '민수(조달환)'의 기적 같은 버스킹 로드 무비 '더 박스'에서 '지훈'을 무대 위로 끌어 올린 최고의 조력자 '민수'를 연기한 조달환을 만났다. 코로나19의 확산세 방지를 위해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달환은 누구보다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을 드러내 보였다.
'더 박스'에서 버스킹을 하며 감동적인 노래를 선보이는 건 박찬열이었지만 그런 박찬열의 무대를 만들어주고, 항상 다음 도전을 하게 하는 건 조달환이었다. 뻔한 조력자 처럼 보일수 있지만 조달환은 나름 '섹시한' 매니저로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감독님이 '민수'는 곧죽어도 멋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지훈'이가 더 빛나는 영화였으면 좋겠더라. 알게 모르게 조력해주는 모습으로 같이 성장하는 인물을 그리려 했다"라며 캐릭터를 이야기한 조달환은 "브래드피트나 마크러팔로, 이병헌, 송광호 등의 배우들이 섹시하다고 생각했고 섹시함에 대해 많이 고민하며 연기했다"라며 연기의 포인트를 섹시함에 뒀다고 이야기했다.
우스개 소리처럼 자신을 '브래드 두턱'(브래드 피트와 턱만 닮았다고)이라고 하는 조달환은 '섹시함'에 대해 어떤 기준을 갖고 있을까? 그는 20대, 30대, 40대에 걸친 섹시함의 기준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하며 '섹시함'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털어놨다. "20대때는 옷이나 헤어스타일 같이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하더라. 그런데 30대가 지나니까 눈빛과 시선의 따뜻함이 중요하더라. 그리고 손에 밴 매너가 섹시함이라 생각했다. 40이 넘어가니까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중요하더라. 사람 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와 열정. 나태함이 아닌 일에 대한 치열한 모습을 보면 섹시하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일에 집중하고 성공하려고 몰입하는 모습에 집중했다. 그런 모습에서 섹시함이 있는 것 같더라"라며 자신만의 섹시한 모멘트 연출 비법을 공개했다.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의 타이틀 캘리를 직접 쓰는 걸로도 유명한 다재다능한 조달환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출연진의 이름을 직접 썼는데 "찬열의 거칠지만 열정적이고 동적인 느낌을 담고 싶었다. 붓으로 쓰면 안될 것 같아서 제 아이가 쓰는 색연필로 썼다. 붓 보다는 좀 거친 느낌이 나더라"라며 캘리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이미지를 설명했다.
조달환은 영화 OST에도 참여했다. "극 중에서 지훈에게 '코드좀 잡아봐'라고 하고서 '부산에 가면~'이라고 하고 끝나는 장면이 있다. 원래는 여기서 노래도 했었는데 영화에서는 빠졌다. OST에는 포함되는데 나중에 한번 OST에서 찾아보시면 감사하겠다. 요즘 집에서 술 한잔 하면서 혼자 듣는 노래다"라며 직접 휴대폰에 저장된 노래를 한소절 들려주기도 했다. 음악영화답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영화에 소개되는데 그 중에 유일하게 조달환의 목소리로 공개되는 음악으로 부산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들게하는 감성적인 곡이었다.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작품, 다양한 캐릭터로 활동해 온 조달환이다. 지치지 않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군대 다녀오는 3년간 쉬었고, 2019년부터 지금까지는 연극 2편과 이 영화만 했다. 생각만큼 꾸준히 한 건 아니다. 작년에 많이 심적, 육체적,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는데 이순신 장군의 말씀처럼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오,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제 영혼의 멘토이신 신구 선생님도 '너랑 나 같이 생긴 놈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 아무도 안 봐준다. 죽을똥 살똥 해야 겨우 알아봐 줄까 말까다'라고 저를 채찍질 해주신다"라며 매 순간 절박하게, 미친듯이 일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조달환을 이렇게 연기에 매진하게 해 주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가난'과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는 철학' 두 가지가 원동력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여러번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지만 생활보호 대상자로 부모님과 알바로 버텨온 가난이 스승이자 원동력이다.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여유가 있어도 나태해지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으려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 그리고 예전부터 늘 저를 인정해주고 지지해주고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큰 소리로 혼내주시는 신구 선생님이 늘상 해주시는 말인 '연기는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는 철학이 나를 계속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아도 할아버지가 되더라도 TV, 영화, 연극 무대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펼쳐 보일 조달환은 상상이 된다.
짧은 대화였지만 '신 스틸러'라는 타이틀을 넘어서 '섹시한 중년 배우'로 조달환이 불려지는 날이 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게되는 멋진 사람이었다. "앞으로 연극, 영화를 종횡무진하는 배우로 활동 할 것이고, 언제든 저에 대해 진실되게 답변드리겠다."라고 약속하는 조달환에게서는 진심이 느껴졌다.
조달환과 박찬열이 주연인 버스킹 로드 무비 '더 박스'는 오는 3월 24일(수)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영화사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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