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유행했던 킬힐이 <스타일>의 편집장 박기자(김혜수 분)와 에디터 이서정(이지아 분)에 의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아찔한 킬힐을 신고 한껏 멋을 부렸건만 늘 발목을 다치는 장면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도대체 그러한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하이힐, 왜 신는 것일까?
먼저 하이힐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최초의 하이힐은 기원전 4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스 테베 구분벽화에서 발견되었는데 여자가 아닌 남자가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그리고 중세 유럽에서 말을 타는 남자들이 등자에 발을 넣으면 고정이 잘되기 때문에 애용했다. 이후 1400년대 수로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유럽에서는 길바닥으로 흘러 넘친 사람이나 동물의 오물을 밟지 않기 위해 여성, 남성 구분없이 하이힐을 이용했으며 1650년경 작은 키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왕 루이 14세가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는데 귀족들이 다투어 따라 하는 바람에 유행이 되었다. 지금 모양의 하이힐은 루이 15세의 연인이었던 퐁파두르가 뒷굽이 높은 구두를 신으면서부터였으며 18세기에 이르러 여자들도 하이힐을 신기 시작했고, 그 즈음 파리 유행에 민감했던 미국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으면서 성별에 따라 구두 높이가 달라지면서 여성의 굽은 점점 가늘고 높아진 반면 남성의 굽은 점점 낮아졌으며 1920년대에 와서 남자들의 하이힐이 거의 자취를 감추고 여성들만의 하이힐 시대가 펼쳐졌다.
최근 김혜수가 신고 등장하는 킬힐은 영화 <킬빌>에서 패러디한 용어로 기존 7~8cm였던 하이힐의 굽높이가 10~15cm 이상 높아진 구두로 패션쇼에서 모델이 런웨이 중 넘어지면서 유래된 말이라고도 한다.
사실 키가 크건 작건 하이힐은 여성들의 로망으로 여자들이 하이힐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바로 S라인 때문이다. 하이힐을 신으면 발뒤꿈치가 들어 올려져 엉덩이는 좀 더 뒤로, 허리는 앞으로 쏠리게 되기 때문에 S라인에 더욱 가까운 체형으로 만들어준다. 게다가 엉덩이를 뒤로 빼주기 때문에 걷는 모습이 약간 뒤뚱거려 더욱 유혹적인 자태로 워킹이 가능하기 때문.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는 “나를 성공의 길로 높이 들어 올려준 것은 바로 하이힐이었다”고 고백했으며, 패션 아이콘 빅토리아 베컴 역시 168cm라는 적지 않은 키에도 늘 20cm에 육박하는 하이힐을 즐겨 신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박해미는 춤을 춰달라는 강호동의 부탁에 밖에 벗어놓은 하이힐을 신고 방에 들어와 춤을 추기도 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빠른 걸음을 걷지 못하고 가끔은 발목골절을 감수하고서라도 높디 높은 그리고 위태할 만큼 날카로운 송곳 같은 힐을 신는 그녀들이 멋져 보이기에 이 모든 것이 이해되는 것은 아닐는지. 여성들의 자존심만큼 높아져가는 힐을 보며 남자들에게 고한다. 남성들이여 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섹시한 매력이 넘치더라도 킬힐을 신은 여자 앞에 절대 서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 고통은 밟혀본 사람만 아느니.
엄호식 기자 | 사진제공 SBS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