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은 '도전 꿈의무대' 코너로 꾸며졌다. 개그맨 이용식, 김학래, 황기순, 방송인 김혜영, 작곡가 이호섭이 자신의 사연을 전하고 노래했다. 평소 이들은 '아침마당' 패널 혹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청자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먼저 이용식은 "2020년 나에게 가장 잔소리를 많이 한 사람이 바로 내 딸이다. 매일 '아빠 운동해'라고 한다. 어느 날 건강검진 후 딸과 병원에 결과를 받으러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저를 앉혀놓고 하시는 말씀이 '운동하셔야겠습니다. 혈압, 당뇨 조심하시고요. 손자, 손녀 보셔야죠'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제 딸 눈을 보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결국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딸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나 운동할게'라고 말하고 다짐했다. 딸이 러닝머신을 사 왔다. 2021년 새해부터 정말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아서 울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학래였다. 그는 마이크 앞에 서 아내 임미숙에게 감사하다 전했다. 김학래는 "속을 너무 썩여서 공황장애까지 생겼는데, 나를 모두 용서해줘서 너무 고맙다. 아내가 공황장애 때문에 비행기를 못 타서 한 번도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다. 나라도 다녀오라고 여기저기 보내줬다. 배려와 용서를 알려줘 너무 고맙다"고 인사했다.
또 "살면서 각서를 100통 조금 넘게 썼다. 덕분에 문장력도 많이 늘었다"며 "임미숙의 넓은 마음을 대해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함께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 남은 생 행복만 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번 주자는 김혜영이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말을 전했다. 김혜영은 "2020년은 나에게 있어 뜻깊은 해다. 이름을 걸고 KBS 라디오 DJ로 여러분을 다시 만나는 해이기 때문"이라며 "여러분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아침마당'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제가 늘 떠올렸던 분은 바로 저희 어머니"라고 전했다.
이어 김혜영은 "난 굉장히 내성적인 아이였는데, 엄마는 항상 '너는 얼굴로 먹고 살 팔자'라고 말하셨다. 하도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나한테 끼가 있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고등학생 때 모델 대회에 참가했다. 이후 아이스크림 CF, 교복 CF, 자전거 CF, 제약회사 CF를 찍게 됐다. 덕분에 연극영화과를 가고 MBC 공채에 합격해 40년 째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다. 여러분도 꿈을 끊임 없이 반복하면 그 꿈이 이뤄질거다. 그렇게 믿는다"고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이호섭은 "내가 곱게 자라서 꽃길만 걷고 살았을 것 같지만, 아니다. 경상남도 마산 여관에서 집 없는 아이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집도 없이 여관에 작은 방 하나를 얻어 사셨다"며 "젖을 떼자마자 큰집에 양자로 입적해 남편을 잃은 큰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큰어머니는 판사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지만, 난 노래하고 싶더라"고 전했다.
이어 "큰어머니가 채소, 풀빵 장사로 어렵게 학비를 마련해 주셨다. 하지만 나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학교도 빠졌다. 그러자 생부가 찾아와 모질게 매를 들었다"며 "이후 큰어머니 소원대로 판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산으로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 죽기 살기로 공부해 사법고시에 응시했지만, 큰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돌아가셔서 공무원이나 판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호섭은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지만, 기사회생했다. 그는 "죽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살자고 결심했다. 음악을 하기 위해 서울로 와서 열심히 곡을 썼고, 여러 히트곡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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