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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알고보면 더 재밌다! 진창규PD의 '십시일반' 해설판

기사입력2020-09-0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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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미니시리즈 '십시일반'으로 화제성과 작품성, 둘 다를 잡으며 호평에 마무리 한 진창규 PD를 만났다. 7월 22일부터 8월 13일까지, 관습적이던 24부작에서 탈피하여 과감하게 8부작으로 선을 보였던 이 드라마는 유명 화가의 수백억 대 재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탐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 추리극이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들어 장르극이 드라마의 대세가 되고 다양한 수사, 범죄, 추리물이 쏟아져 나오기는 했지만 '밀실 살인'을 소재로 한 국내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때는 한국어로 된 서양 시대극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어떤 저택에서 누군가가 죽었고 범인이 누구냐는 클래식한 스토리인데 한국 드라마에서 본 적이 없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진창규 PD는 대본을 읽었을 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서양적이고 클래식했던 이미지를 한국을 배경으로 현대화 시켜서 만들어 보고 싶었다"라며 이 작품에 매력을 느낀 이유를 밝혔다.

어마어마한 재산을 축적한 화가가 등장하고, 화가의 재산을 가늠할수 있는 저택의 사이즈, 저택 곳곳에 자리한 화가의 작품들이 작품의 특성을 한 눈에 볼수 있게 만들었기에 세트에 공을 엄청 들이셨더라고 물어 보니 진창규 PD는 "저예산 작품이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예산을 세트에 쏟아 부었다"라며 빠듯한 제작 환경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작품의 80%가 저택, 세트에서만 촬영을 했다. 저예산이라는 걸 홍보할때나 작품이 끝나기 전에는 알리고 싶지 않았다. 스탭과 배우들이 정말 저예산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열심히 해 주셨고, '저예산'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작품을 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작품이 호평을 듣고 끝나고 나니 더욱 더 감사하고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며 고생한 스탭과 배우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화백의 생일을 맞아 저택에 모이게 된 전처, 내연녀와 딸, 이부동생, 조카, 친구 등의 조합도 의아했지만 이들이 십시일반으로 한알씩 먹인 수면제 때문에 화백은 사망에 이르게 되고, 그 과정을 살피던 중에 알게 된 화백의 끔찍한 악행은 남아 있는 이들로 하여금 또 다른 목표를 위해 십시일반으로 뭉치게 만든다. 드라마를 보면서 중반에 한번, 끝나고 한번 '아, 이래서 제목이 십시일반이었구나!'를 감탄하게 했었는데 진창규 PD는 원래 '십시일반'의 설정은 드라마에서 보여진 것과 조금 달랐다고 설명한다. "원래 작가님이 생각하셨던 십시일반의 1차는 화백을 죽이는 것이었고 2차는 이후에 정욱을 죽이는 방식에 또 다시 십시일반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작품이 4부작에서 8부작으로 늘어나면서 2차 십시일반이 화백의 재산을 송두리채 없애는 데 활용되는 걸로 변경시켰다"라며 시청자는 몰랐던 비하인드를 이야기 했다.

"이 드라마가 블랙코미디 추리극이라고 하지만 사실 추리 보다는 코미디에 더 신경을 썼다"라고 연출의 주안점을 밝힌 진창규PD는 "화백을 죽이는 계기나 방법이 치밀한 것에 신경쓰기 보다는 가족간의 숨어 있는 원한, 상처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 가족의 이야기가 희한하게 가까이서 보면 답답하고 싫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희극 같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관계가 무섭기도하고 재미있기를 바랬다. 그래서 배우들의 액션도 크게 했고, 풀샷 위주로 인물들을 따라가며 촬영했고, 캐릭터별로 숨어 있는 코믹한 요소를 최대한 증폭시켜 보여주려 했다"라며 '추리와 블랙코미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는 시청자 평을 낳게 한 이유를 이야기 했다.

각 캐릭터들이 배우 누구, 혹은 전에 다른 드라마에서 봤던 어떤 역할이 아닌 극중의 인물인 '유인호 화백' '박여사' '지설영' '문정욱'으로 보여지길 원해서 이름있는 배우들이 아닌 다소 드라마에서 많이 소비되지 않은 인물들로 캐스팅 했다는 진창규 PD는 "배우분들의 연기 보다는 제가 캐릭터에 대해 생각했던 이미지에 맞는 분들로 캐스팅을 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배우분들이 연기도 너무 잘 해주셨다. 진지한 장면부터 코믹한 장면까지 이미지에도 걸맞는데 연기까지 잘 해주시니 독특한 분위기가 나온 것 같다."라며 전체적으로 영화 같았던 드라마 분위기의 비결을 꼽았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러며 "8부작의 추리가 베이스가 되는 작품이라 일주일씩 간격을 띄우고 보기에는 몰입감이 조금 떨어질수도 있다. 정주행하며 한번에 보는 것이 드라마의 맛을 더 잘 즐길수 있을 것 같다. 방송은 종영했지만 홈페이지나 wave를 통해 다시 한번 몰아보기를 해 주시면 좋겠다"라며 셀프 홍보하는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화백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어떻게 죽였는지, 왜 죽이려 했는지에 대해 경주마 처럼 달려오던 작품이 모두가 화백의 몇백억대 유산을 포기하고 각자의 행복을 찾아나선다는 결말에 이르러 다소 '맥 빠진다'는 시청자 의견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 진창규 PD는 허심탄회하게 소신을 밝혔다. "저라면 포기하지 않고 일단 받고 좋은 데 쓸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돈에 의연한 사람들이 있지 않나. 아버지의 악행으로 착복한 재산을 받아내서 그 돈으로 살기 보다는 내 힘으로 이루겠다는 것이 빛나를 비롯한 극중의 젊은 이들이 생각이었다. 이런 결론을 통해서 남한테 상처주면 안된다는 메시지도 주고 싶었다."라며 현실성보다는 메시지에 무게를 두고 작품의 엔딩을 이끌었음을 이야기 한다.

초등학생 시절 '여명의 눈동자'를 보며 영상 제작자의 꿈을 키우고, 드라마 PD가 된 이후 '역적' '투깝스'를 공동 연출, '배드파파'를 연출했던 진창규 PD는 개인적으로 진한 어른 멜로, 가족 드라마, 미스테리 혹은 밝은 코미디 장르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작품의 장면 장면에 대해 연출자로의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한 명의 시청자로서 인터뷰어의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주는 진창규 PD의 모습을 보니 남녀간의 관계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진한 멜로를 만들어 낼지도 모를 그의 차기작이 기대되었다.

※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했던 내용에 대한 진창규 PD의 자세한 코멘터리와 비하인드는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서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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