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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여우 같지 못해 '파수꾼' 이후 9년만의 컴백"

기사입력2020-04-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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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현 감독이 디스토피아 배경의 영화를 만든 이유를 "한국을 지옥으로 느끼는 청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24일 오후 온라인 화상채팅을 통해 진행된 영화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윤성현 감독은 "청년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옥에 빗대서 이야기 하는 걸 보고 우화적인 배경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정서적으로 지옥으로 느껴지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뭔지, 지옥에서 생존하고 싶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장르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다"라며 영화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윤성현 감독은 "저는 살면서 IMF도 겪어봤고, 남미에 갔을 때 음료수 하나를 사려고 해도 돈다발을 줘야 하는 화폐가치가 떨어진 경험도 해봤다. 그런 놀라웠던 기억, 경험을 참고로 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지옥같은 현실을 현대 배경으로 리얼하게 보여줄수도 있지만 영화라는 장르에서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범죄 장르, 서스펜스 장르, 서부극 같은 장르까지 섞어서 지옥도를 그려냈다"라며 비현실적이지만 비주얼적으로 압도하는 영화의 배경을 그려낸 이유를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물이다. 밑도 끝도 없는 압도적인 추격자 '한(박해수 분)'를 피하는 준석(이제훈 분), 장호(안재홍 분), 기훈(최우식 분), 상수(박정민 분)의 절박한 모습은 친절한 전사나 캐릭터 설명 없이 오롯이 쫒고, 쫒기는 상황으로만 그려지는데 윤성현 감독은 "사연이 없는 악상이 더 두려운 법"이라며 이렇게 직선적인 영화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대부분의 한국 영화는 모든 인물마다 의미와 사연을 부여한다. 의미와 사연을 가진 인물들은 친숙하고 익숙해 지면서 두려움이 덜 표현될 것 같다. 영화를 지배하는 한 장르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 사연 없는 악당 '한'을 만들었다"라는 설명을 듣고 다시 '사냥의 시간'을 생각하면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냥의 시간'은 우리가 흔히 봐왔던 영화가 아니다. 드라마는 거의 없고 강렬한 서스펜스로 끌어가는 터라 장르적으로도 쉽지 않지만 비주얼적으로도 강렬하고 충격적인 자극을 주어 '과연 한국에서 만든 영화인가?'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뿌연 시야와 삭막해진 도시의 풍경, 지나다니는 차량, 사람들의 행색은 도대체 어떤 시대의 어떤 나라인지 예측하기 힘든 가상의 근미래를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내었고, 그 세상 속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추격은 무섭다가 측은해질 정도로 치열했다. 윤성현 감독은 "이렇게까지 힘들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제가 잘 하는 게 드라마인데, 드라마를 배제하고 만들다 보니 저도 힘들었다. 가상의 세계를 그려야 하다보니 미술팀도 CG도 힘들었고, 다 같이 시행착오를 겪어 가는게 쉽지 않았다. '왜 이런 영화가 안 나오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괜히 이런 영화를 안 찍는 게 아니구나' 알게되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하듯 만든 영화다."라는 웃픈 이야기로 영화의 제작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성현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든게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며 베를린 영화제 이야기를 했다. "1천6백석 규모의 가장 큰 극장을 꽉 채워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는데 롤러코스터를 타듯 관객들과 함께 호흡을 하는 건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특히 서스펜스 장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만드는 감독이라는 평까지 들었을때는 너무 좋았었다"라며 이야기 하며 "지하 주차장 장면은 이 영화의 장르적인 형태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목표가 잘 담긴 장면"이라며 가장 공들이고 힘을 쏟은 장면을 꼽기도 했다.

'파수꾼'에 이어 무려 9년만의 신작이다. 윤성현 감독은 "그 동안은 너무 하나에만 집중하다보니 변화에 대한 움직임을 빠르게 갖고 오지 못했다. 다음부터는 2~3년에 한 편씩 작품을 할 수 있게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라며 앞으로는 각본에까지 욕심을 내기 보다는 연출에만 집중하여 더 많은 작품, 더 다양한 작품을 하겠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윤성현 감독은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을 통해 10대 청소년들의 세밀한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내며 청룡영화상, 대종상 영화제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사냥의 시간'은 이런 윤성현 감독이 무려 9년 만에 내 놓는 신작이기에 개봉 이전부터 관심이 쏟아졌었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등 충무로의 핫한 배우들이 출연 하였으며 지난 2월 제 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되어 호평 받은 바 있다. '사냥의 시간'은 지난 23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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