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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터뷰] 탕준상 "귀엽게만 보지 말구, 멋있게도 봐주셨으면" 17살 소년 배우의 바램

기사입력2020-02-2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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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순둥한 표정으로 “엄마가 보고 싶숨다”라고 말 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금은동. ‘사랑의 불시착’이 종영했지만 아직도 5중대원들은 북쪽 저 위에서 군 복무 중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와중에 17살 소년 병사를 연기한 탕준상을 만났다. 드라마에서 보다 조금 살이 빠진 듯한 모습의 탕준상은 앳된 모습으로 마스크를 한 채 나타났다. 순수하고, 맑은, 그렇지만 나이에 비해 역할에 대한 이해가 깊고, 똘망하게 대답하는 탕준상이었다. 귀여운 모습도 많았지만 그래도 멋있어 보이고 싶어하는 소년 스러운 모습도 보여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배우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이름이 특이하다. 댓글에도 본명이냐? 중국계 배우냐?는 말들이 많더라.

A. 저도 본 적 있다.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도 이름을 말하면 ‘탕씨도 있구나’ 정도의 반응이더라. 한국 국적 맞고, 본명도 맞다. 특별하게 기억이 잘 된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꼭 언급되는게 탕후루, 탕수육 정도이고, 탕수육이 별명이었지만 놀리는 느낌은 안 들었고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탕!’으로 많이 부르신다. 기억하기도 쉽고 부르기도 쉬운 것 같다.

Q. 2003년생이면 지금 고등학생이겠다.
A. 중학교까지는 교복을 입었고, 고등학교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중학교때 부모님과 상의해서 함께 내린 결정이다. 검정고시를 봐야 하기에 모든 과목을 다 공부하긴 한데, 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더 많은 걸 경험하고 배우고 싶어서 그런 선택을 했다.

Q. 2008년에 7살의 나이로 뮤지컬에 데뷔했었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일찍 데뷔하게 되었나?
A. 11년 전인데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춤추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는데 우연히 오디션을 보라고 연락을 받아서 갔었고 그게 ‘빌리 엘리엇’이었다. 운 좋게 합격을 했고, 그 뒤로도 쭉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릴 때는 연기에 대해 생각이나 고민을 하기 보다 그냥 연출이 시키는 대로만 웃으라면 웃고, 동선 알려주는 대로 움직이는 수준이었다. 그때는 뮤지컬에 나오는 또래 친구들이나 형들에게 놀러 간다는 기분으로 했던 것 같다. 춤 추고 노래하는 게 좋은데 그러는 나에게 사람들이 박수 쳐 주고 좋아해주는 게 좋았다.


Q. 배우의 길은 어떻게 들어서게 된 건가?
A. 어릴 때는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꿈도 많았다. 그런데 엄마가 ‘네가 하고 있는 게 배우라는 직업인데, 배우를 하면 네가 하고 싶었던 경찰, 의사, 대통령도 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배우의 꿈을 갖게 되었다.

Q. ‘사랑의 불시착’에 금은동 역할은 어떻게 캐스팅되었나?
A. 오디션을 2차까지 봤다. 작년 17살 때 딱 17살의 금은동 대본을 받아서 오디션을 봤다. 사투리를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서 전에 봤던 영화에서 북한말을 공부했다. 현빈 선배가 출연했던 ‘공조’를 참고로 해서 따라하는 수준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감독님이 사투리 잘 한다는 이유로 뽑은 것 같다. 그런데 오디션을 볼 때 말이 한 마디씩 밖에 없었다. “일 없슴다” 오케이 다음, “아님다” 오케이 다음, “말 못함다” 오케이 다음, 이런 식으로 짧은 대사만 했어서 제가 사투리를 잘 한다고 생각 하셨던 것 같다. 합격되고 나서 너무 좋았는데 사투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고민되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현장에 사투리를 알려주시는 선생님이 있었고, 캐릭터의 심리나 그 인물의 상황까지 파악을 해서 정성스럽게 설명도 해 주시고 가르쳐 주시는 덕분에 연기를 잘 할 수 있었다.

Q. 금은동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어떻게 설정한 건가?
A. 그냥 대본에 있는 대로였다. 캐릭터 설명과 인물의 감정이 대본에 자세히 잘 쓰여져 있었다. 맑고순수하고 착하고 효심이 깊고 이른 나이에 군에 갔다고 쓰여져 있었고 그걸 참고해서 연기를 했다. 첫 촬영 때는 감을 잘 못 잡아서 촬영이 끝난 뒤 감독님께서 캐릭터에 대해 다시 이야기 해 주셨다. 제가 감을 잘 못 잡고 방황하고 있을 때 다른 형들은 이미 캐릭터의 옷을 입고 표치수와 리정혁, 김주먹이 되어 있었고 저를 금은동으로 대해주셨다. 세트도 북한 배경이고 다들 북한 사투리를 쓰시는 상황에서 저를 “은동아~”라고 불러 주시니까 상황이 실감나고 내가 은동이구나 싶었다. 제가 특별히 뭘 하거나 억지로 만들지 않고 꾸미지 않아도 주변 배우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Q. 사투리 말고 촬영할 때 힘들었던 건 없었나?
A. 주변에서 잘 챙겨 주시고 편한 분위기에서 촬영해서 어느 때 보다 즐겁고 편했다. 힘든 건 전혀없었지만 웃음 참는 게 나름 힘들었다. 시청자들이 웃는 포인트에서 저희도 대본을 보며 이미 웃겼는데 연기할 때는 진지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 또 웃기더라. 유수빈도 웃음을 잘 못 참는데 저도 웃음을 못 참는 편이어서 한번 웃음 폭탄이 터지면 한참 힘들었다. 표치수와 윤세리의 호흡도 재미있고, 가만히 있는 광범도 웃긴데 그런 모습들을 은동이가 앉아서 보는 상황도 너무 웃겼다.


Q. 5중대원과의 뛰어난 케미는 어떻게, 누가 주도 하였나?
A. 처음에 표치수를 연기한 양경원 형이 “대본 속에서 웃긴 게 있지만 우리가 연기로 표현할 때는 웃기려고 하면 안된다. 웃긴 상황이지만 우리는 진지하게 연기해야 더 재미있게 살아날 것”이라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렇더라. 그리고 6개월 동안 촬영하느라 매일 만났다. 5중대형들과 만복형님까지 포함해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살면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너무 존경하고 본받고 싶다. 가족처럼 사이가 돈독해 지니까 후반부로 갈수록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호흡이 척척 맞더라. 누가 주도했다기 보다는 함께 있을 때 티키타카가 잘 맞았다.

Q. 비무장지대 설정의 촬영분이 있었다. 산 속에서의 촬영 같았는데?
A. 그 장면들은 제주도에서 촬영 했었다. 힘들기 보다 놀러가는 기분이었다. 제주도 바람과 제주도 풍경을 즐기면서 촬영했다. 산에서 찍는데도 바다가 다 보이더라. 힐링하는 기분이었다.

Q. 아직 어린 나이라 실제로 군복을 입으려면 몇 년이나 더 있어야 한다. 군복 입어보니 어땠나?
A. 군복을 장착하면 더 멋있어진 줄 알았는데 다들 귀엽다고만 해 주시더라. 형들이 멋있음을 가져가지고 저는 귀여움이라도 챙겼으니 그거면 되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말투나 표정은 귀엽다는 말만 듣는 걸 되게 아쉬워하는 것 같다.

A. 저는 조금 멋있어 보이고 싶었다. 뒤에 액션 장면에서도 드디어 나도 귀여움을 벗어내고 멋있음을 보여주는구나 싶어서 안무 짤 때도 발차기도 하고 멋있는 액션도 준비 했는데 감독님이 보시더니 “은동이는 은동이 답게 가자. 멋있는 건 나중에 하고”라고 하시더라. 어쩔 수 없이 머리끄덩이 잡고 이빨로 깨무는 정도의 액션만 했다. 다들 특수부대원 출신이라 액션을 멋지게 하시는데 저는 초급 병사라 실전 경험이 없는 컨셉이기도 했다. 아, 그런데 정말 멋있고 싶었다. 싸우는 건 귀여울 수 있어도 슈트 입었을 때는 멋있다고 하시지 않을까 했는데 댓글을 보니 ‘다 제 옷을 입은 것 같은데 은동이만 아빠 옷을 뺏어 입은 것 같다’고 하시더라.

Q. 액션 욕심이 있었나 보다. 운동은 평소에 많이 하고 있나?
A. 평소에 축구 좋아한다. 하는 것, 보는 것을 다 좋아한다. 축구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경기 있으면새벽에 일어나서 시청하고 그런다. 오늘도 이따 새벽에 경기를 볼 거다. 촬영 때문에 축구를 안 한지는 좀 되었고, 촬영이 끝나도 코로나19 때문에 밖에 나가지를 못 하겠더라.

Q. 미성년이어서 촬영장에서 스케줄 짤 때 신경을 써 줬을 것 같은데 어땠나?
A. 최대한 배려해주셔서 먼저 찍을 수 있는 건 먼저 해주시거나 애매하면 아예 씬을 떨어트려서 잘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셨다. 대기 시간이 많긴 한데 저는 촬영 중간에 텀이 길면 많이 잤다.

Q. ‘사랑의 불시착’의 흥행으로 현실에서 반응이 있나?
A. 거리에 나가보고 싶었지만 코로나19가 무서워서 못 나가고, 나가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잘 모르시더라. 친구나 지인들은 연락이 많이 왔다. 그리고 SNS 팔로워 수도 많이 늘었다. 그걸 보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셨다는 걸 새삼 느꼈다. 댓글로도 응원 많이 해 주시고, 은동이 귀엽다고, 연기 잘 한다고 칭찬해 주시니까 감사하더라.

Q. 드라마에서 PC게임도 잘 하던데, 실제로도 잘 하나?
A. 컴퓨터 게임보다 모바일 축구게임한다. 컴퓨터 게임을 하더라도 축구 게임만 한다.

Q. 뮤지컬을 어려서부터 해서인지 목소리가 미성이다. 목 관리는 어떻게 하나?
A. 아직 변성기 진행중인데, 목을 관리하는 좋은 방법이 노래도 안 하고 말을 아끼며 조용히 있는 거라고 하더라. 그런데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참을 수가 없다. 하루에도 몇 곡은 꼭 불러야 한다. 그래도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거나 소리를 많이 안 지르려고 하는 편이다.

Q.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연기중이다. ‘영주’나 ‘7년의 밤’ 때와는 얼굴이 조금 변한 것 같기도 하고. 2차 성징으로 왕성하게 외모가 바뀌는 중인 것 같다.
A. 아직 외형적으로는 미완성의 모습이다. 어떻게 커가면서 바뀔지 궁금하지만 어떻게 되더라도 자신에 항상 만족한다. 요즘 여드름이 많이 날 나이라 피부 관리에는 신경을 쓴다. 과자나 인스턴트 음식은 안 먹으려 하고, 키도 크고 싶어서 최대한 촬영 없는 날은 일찍 자려고 한다.

Q. 노래도 잘 하는데 드라마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할 생각은 없었는지?
A. 벌주가나 생일축하 노래 정도만 극중에서 불렀었다. 쉬는 시간에 5중대원끼리는 노래도 많이 하고 춤 배틀도 하고 그랬었다. 스탭들이 다 있어도 춤 추고 노래도 부르고 했었는데, 저와 양경원은 탭댄스를 출 줄 알아서 추면 옆에서 유수빈은 배우고 싶다고 따라 하고 그랬다.

Q. 어떤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가?
A. 지금 모습과는 아주 정반대의 다른 모습의 역할을 하고 싶다. 반전을 좋아한다. ‘조커’를 재미있게 봤는데 미치광이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아니면 뮤지컬 영화를 해보고 싶다. 뮤지컬로 데뷔 했었으니까 뮤지컬 영화나 음악 영화가 있으면 도전 해보고 싶다.

Q. 넷플릭스의 ‘무브 투 헤븐’에 캐스팅 되어 곧 촬영 들어간다고 들었다. 어떤 작품인지?
A.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청년 ‘그루’을 연기하게 되었다. 아빠와 같이 유품정리사라는 일을 한다. 죽은 사람의 유품을 정리해서 유족에게 넘겨주는 일을 하는데 갑자기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루가 몰랐던 삼촌이 와서 함께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10부작인데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저만 잘한다면 정말 재미있게 그려질 거 같다. 아스퍼거 증후군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함부로 따라하거나 흉내를 내면 안되는 역할이어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하며 많이 공부하고 있다. ‘금은동’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3월부터 촬영은 시작 될 것이고 지금은 열심히 대본 리딩하며 준비하고 있다.

Q. 어린 나이인데 열심히 작품을 하고 있다. 탕준상의 어떤 매력 때문에 계속해서 오디션에 합격되는 것 같은가?
A. 감사하게도 제가 작품 오디션을 볼 때 마다 감독님이 칭찬해 주시는 게 있다. 눈빛이 좋다고 하시더라. 지금까지 운 좋게 합격했던 이유가 아마 눈빛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크면서 외모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씨엘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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