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人스타] 지코, 무르익은 우지호와 마주하다

기사입력2019-11-08 08:29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홀로서기에 나선 가수 지코(ZICO)가 주먹을 꽉 쥔 채 비장한 표정으로 출발선에 섰다. 그룹 블락비의 악동 혹은 사나운 래퍼 지아코의 탈은 잠시 벗어던졌다. 팀 색깔에 맞춰 안무의 각을 맞추거나, 자신만만 표정으로 신나는 허풍을 늘어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대신 지나간 시간, 지나친 감정, 청춘의 자화상 따위의 것들을 낮게 읊조리며 우지호의 내면과 마주했단다.

iMBC 연예뉴스 사진

8일 지코가 돌아온다. 데뷔 8년 만의 첫 솔로 정규앨범 '띵킹'(THINKING')을 발표하며 한층 폭넓어진 음악관을 선보인다. 앞선 '띵킹' Part.1에 이어 Part.2를 합한 '띵킹'이 완전체 공개되는 것. 타이틀곡은 '남겨짐에 대해'다. 이별 이후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외에 수록곡 '어나더 레벨', '디스토피아', '벌룬', '꽃말' 등 총 5곡이 담긴다.

그간의 지코를 떠올리면 절로 들려오는 재기 발랄하고 명쾌한 리듬 혹은 날 선 가사의 래핑이 아니다. 고독, 고뇌, 고심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는 성숙한 이야기다. 특히 '남겨짐에 대해'는 이별 이후 홀로 남겨진 이의 내면을 그렸다. 정확히 말해 지코 본인의 내면 속에 있던, 스쳐 보내려 외면하던 감정들을 되짚은 것이라고.

지코는 "'이별'이라는 감정은 그간 많은 대중매체, 콘텐츠, 노래들을 통해 다뤄졌다. 대중도 그만큼 많이 접하고, 익숙한 결이다.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 '남겨짐'을 말하고 싶었다. 깊이 생각해볼 겨를이 없던 단어 아닌가"라며 "남겨진 이들, 그로 인해 파생되는 감정들을 최대한 묘사하고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후 홀로 남겨진 상황을 말하기 위해 지코는 '시간'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야 했다. 그는 "생각해보니 '시간'이란, 인간이 물리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유일한 것이더라. 남다르게 느껴졌다. 우리가 매사 하는 과거를 돌이켜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일들 또한 시간 속에서 움직이는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전보다 살짝 가라앉은 톤으로 진지하게 읊조리는 지코의 말투처럼 신곡 '남겨짐에 대해'의 리듬도 그러했다. 주제 자체가 무거우니, 자연스럽게 노래의 텐션도 유해진 것이다. 지코는 "무심코 건너뛰거나 무시해온 감정을 들여보고 있자니, 차분하게 결이 바뀌었다. 그간의 활동 중에는 밝고 경쾌한 틀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KQ엔터테인먼트(세븐시즌스)를 떠나, KOZ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할 시점이었다"며 "이 기회를 통해 굳이 꺼내놓고 싶지 않던 차분한 내면과 마주하고, 자세히 들여다봐야겠다 싶더라. 그렇다고 의도하고 작정한 건 아니다. 곡 준비 당시 내 바이브가 그러했고, 내 주변을 감싸고 있는 생각들이 그리 향했다"고 말했다.

과정은 고통스러웠단다. 지코는 "진짜 나와 마주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처음에는 약간의 통증이 있더라. 겸허하게 받아들여보니 그제야 멜로디가 떠오르고, 가사가 써졌다. 앞으로 나를 돌보고, 내면을 살펴야 할 일이 있다면 버겁지 않게 더욱 잘할 자신이 생겼다"며 "그런 의미에서 '남겨짐에 대해'의 영감 원천을 묻는다면, 자신 있게 '나 자신'이라고 답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비켜 생각해보면 지코는 자신의 주특기인 밝은 노래, 즉 보증수표를 잠시 내려놓고 모험을 한 셈이다. 본인도 끄덕였다. 그럼에도 그는 "홀로서기 이후 많은 생각들을 했다. 첫 앨범인만큼 나 자신을 보여줘야 할 때 아닌가. 이 곡들을 만들 당시 나의 호기심과 감정의 결이 '남겨짐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감정의 상태와 상반된 노래를 하고 싶지는 않더라. 이전처럼 빠르고 경쾌한 노래가 떠오르거나, 거기에 꽂힐 때가 분명 올 것이다. 그럼 그때는 그 감정을 곡으로 표현하면 되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일적으로 항상 결과물을 쫓고 살았다. 앨범을 내고 활동을 하고, 순위에 안달 나 목표를 이뤄야지 뿌린 것을 거뒀다고 여겼다.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뿐이었다. 그것 아니면 나를 채울 수 없었다"며 "시간이 흘러보니 착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 타이밍, 대중성에만 의존하지 않는 지혜가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확실히 이전보다 성숙하게 무르익은 모양새다. 그렇게 홀로 책임을 떠안고서 앨범 하나를 완성한 지코. 새로운 출발 지점에 서게 된 올해는 그에게 유독 다사다난했던 해로 기억된다고. 지코는 "다양한 생각을 피곤할 정도로 많이 했다고 정리할 수 있는 한 해였다. 내년은 올해와 비슷하지 않길 바란다. 조금 더 새로웠으면 좋겠다. 설레고, 재밌고, 안정적인 다음 해가 기대된다"고 소원했다.

앞으로의 탄탄대로를 위한 계획도 세워둔 상태였다. 그는 "다음 앨범에 들어갈 곡들은 이미 완성된 상황이다. 회사의 규모를 더욱 키울 계획들도 쌓아뒀고, 대중에 자신 있게 선보일 신인 가수도 준비된 상황"이라고 호언했다. 더 나아가 아티스트의 한 사람으로서 지코는 "장르라는 틀에 가로막히지 않고, 여러 가지 감성을 충족시키는 스펙트럼 넓은 가능성을 계속해서 증명하는 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iMBC 이호영 | 사진제공 KOZ엔터테인먼트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