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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짧고 굵게, 가장 효율적인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온 배우 이정재

기사입력2018-07-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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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만 관객이 찾아 본 영화 '신과함께'에서 염라대왕으로 출연, 상상 속 인물을 구체적인 그림체로 현실감 있게 그려낸 배우 이정재를 만났다. 8월 1일 개봉 예정인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도 이정재는 神다운 존재감으로 1편보다 더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모든 지옥을 관장하는 저승 최고의 왕이자 저승 삼차사들과 귀인의 환생권을 쥐고 있는 결정적인 인물인 염라대왕은 '신과함께' 1편에서는 무섭기도 하고 거리감도 느껴지는 생경한 비주얼이었지만 2편에서는 더욱 반갑고 정겨워졌다.


Q. '신과함께: 인과 연'을 보신 소감은 어떠신가?

A. 어제(언론시사때) 처음으로 완성된 걸 봤는데 정성을 많이 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1편도 정성을 들였지만 2편에서는 세밀한 부분까지 다 공을 들였다는게 보여지더라. 물론 현장에서 촬영하는 분들도 고생하셨지만 후반작업에 참여한 스탭들도 고생해 주신거에 감사했다. 영화를 보고나서 감독에게 처음 건넨 말이 "정성들인게 잘 보이더라. 수고 많았고 고맙다"였다.

Q. 1, 2편 모두 엔딩 크레딧에는 '특별출연'으로. 리플렛에는 '그리고 이정재'로 표현되셨다. 1편 때는 따로 인터뷰를 하지 않으셨는데 이번에는 인터뷰에도 참여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
A. 1편에서는 딱히 중요한 역할이라 이야기 할수 없었다. 그런데 2편에서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감독님께서 작은 조연인데 배려를 해 주신것 같다. 이번에는 홍보팀에서 인터뷰 명단에 나를 넣으셨더라. (웃음)

Q. 애초에는 1부의 소방관으로 출연제의를 받으셨다고 들었다.
A. 그랬었다. 그런데 내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은 스탭중 몇분이 "그럴거면 좀 더 많이 나오는 역할을 해달라고 다시 말해봐라"라고 해서 이렇게 된 거다. 소방관 역할은 당연히 시나리오도 안 보고 하겠다고 했던건데 2~3일 후 김용화 감독이 전화 오셔서 다른 걸 해달라고 부탁하셨다더라. 그러면서 시나리오도 1,2부를 다 보내셨더라. 특별 출연으로만 생각했기에 시나리오를 볼 생각도 안했었고 모니터 해 달라고 시나리오를 보냈나 싶어서 읽었는데 다 읽고 보니 단순히 몇 번 나오는 역할이 아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더라. 짧게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고 했더니 계속 해달라고 하셔서 결국 염라대왕을 연기하게 되었다.


Q. 정말 효율적인 캐릭터였다. 짧게 출연하지만 굵게 의미를 남기고 이미지도 강했다. 염라대왕의 스타일도 크게 작용한 것 같은데 어떻게 스타일링을 하셨나?
A. 처음에 분장 테스트를 받으러 갔더니 12개 정도의 염라대왕 시안을 만들었더라. 그 중에는 민머리도 있고 곱슬한 파마머리도 있고 짧은 머리부터 수염도 아주 다양하게 많았다. 실제로 몇 가지를 해보며 다양한 시도를 해봤는데 머리 올린 짧은 화관 스타일과 긴머리 스타일 둘 다를 하기로 했다. 본인이 주관하는 재판에서는 격식을 갖춘다는 생각에서 화관도 쓰고 본인이 주관하지 않는 재판에서는 머리를 늘어트리기로 정리했다. 눈썹도 더 풍성하게 보이게 덧붙이기도 하고 최대한 염라처럼 보여지게 스탭들이 도와주셨다.

Q. 1편때는 염라의 말아올린 헤어스타일과 화관까지, 어쩐지 계속 높이 우러러 봐야 하는 비주얼에 놀랍기도 하고 무서워도 보였다. 그런데 2편에서 어떤 장면에서는 염라의 굵게 웨이브진 헤어가 CF의 한 장면처럼도 보이더라. 그만큼 친숙해졌다는 의미일텐데 염라가 대중들에게는 어떻게 보이기를 바랬었나?
A. 죽어서 온 사람을 만나는 인물이며 죄를 심판하는 위치의 인물이다. 근엄함 무서움 보다는 인간의 죄를 잘 이해하고 모든 죄에 있어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온정적인 캐릭터로 보여지면 극의 긴장도가 많이 떨어질 것 같더라.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끌고가려고 지금의 톤으로 정하게 되었다.


Q. 염라 역할을 위해 실제로 머리카락도 길렀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길렀던 건가?

A. 사실 그 말들은 다 조크였다. 하정우 배우가 저를 재미있게 하려고 특별출연인데도 머리도 기르고 긴 머리카락 때문에 다른 작품에도 참여 못했다고 이야기 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 영화에서 보이는 염라의 머리카락은 통 가발이었다.

Q. 염라대왕의 낮고 굵은 목소리도 인상적이었다. 실제 대왕이라면 그런 목소리를 낼 것 같더라.
A. 영화의 목소리 톤은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감독님과 함께 '저승세계에서도 소리를 크게 낼 필요가 있나? 이승에서는 공기와 대기가 있으니까 크게 소리를 지르겠지만 저승에서는 그런 환경요인이 없으니 작게 해도 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막상 촬영을 하면서 현장에서 공간감을 주기 위해서는 목소리 크기, 색깔을 따로 만들어 냈다. 감독의 의도에 맞춰서 저도 아침에 촬영장 가는 차 안에서 목을 풀면서 가는 노력도 있었다. 목소리도 외모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맡았을 때 캐릭터에 맞춰서 수염을 붙이는 것 처럼 목소리 색깔도 고민을 많이 한다.


Q. 이전의 영화에서는 비중도 높고 촬영 장면도 많았는데 이번 영화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연기 분량이 적어서 부담은 덜 했나?
A. 보통 출연하는 장면이 많으면 한두씬은 잘 못해도 다음씬에서 잘하면 만회할 수 있는데 씬이 많지 않게 나오는 작품에서는 나오는 씬마다 정확한 연기와 정확한 포인트를 잡아줘야 한다. 매씬을 정확하게 해줘야 하는게 다른점이더라. 제가 나오기 앞전씬을 다 체크해 봐야 하고, 현장 가면 먼저 다른 배우가 어떻게 연기했고 어떤 감정으로 표현했고 감독이 어떻게 찍었는지를 체크해야 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전체적인 톤을 맞춰야 했다.

Q. 특별출연처럼 비중이 적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가?
A. 어떤 작업이건 제일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건 팀플레이가 잘되어 가고 있는가와 상대방과 호흡이 잘 맞는가이다. 전체적인 이야기 속에서 정확하게 잘 표현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팀플레이를 잘 하다보면 관객들이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고 느끼는 것과 동일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신과함께'는 팀플레이가 참 좋았다. 1편에서는 차태현이 너무 잘해줬고 1, 2편에 계속 나오시는 분도 계속해서 멋지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고 마동석도 한 캐릭터로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저도 염라 역할을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Q. '신과함께:인과 연'이 너무 좋더라. 개인적으로는 1편보다 더 좋았다. 3,4편이 나와도 좋을 것 같은데 배우들과 스탭들은 촬영하면서 이 영화의 다음 시리즈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나?

A. 촬영할때 "3, 4편은 과연 할 수 있을까? 에이~ 그런일이 생길 수 있을까?" 정도로 생각했던거 같다. 1편에서 그정도의 관객이 봐주실지 몰랐고. 2편 시사회 반응을 봤을때는 3, 4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

Q. 저승세계의 여러 지옥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개인들이 영화를 보면서 저마다 마음에 걸리는 지옥이 있을 것 같은데 이정재는 어떤 지옥이 가장 걱정되는가?
A. 나는 나태지옥이 가장 걸린다. 아무래도 특정 전문 직업을 갖고 있어서 더 그런생각이 드는 게 아닐까 싶은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는 직업이다. 어짜피 할거면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서 꾸준한 노력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Q.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자신의 개인기로 이정재씨의 성대모사를 많이 하고 있다. 어떤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영화 '암살'에서의 모습도 재연하기도 했고. 그런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처음에는 되게 어색했다. 제가 연기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처음에 들었다. '내가 뭘 잘못해서 희화화 되나?' 싶었다. 진짜 많은 분들이 여러 장면을 따라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관객과 가까워졌구나는 생각으로 바뀌면서부터는 너무 고마웠다. 연예인들 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나에게 '염라언니'라는 친근감 있는 닉테임도 지어 주시는걸 보면 저에게 관심있어 하시는 것 같아 고맙더라.

Q. 데뷔하신지 지금 26년차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뭔가 달라지는 게 느껴지시나? 작품 선택의 기준도 혹시 달라지시나?
A. 체력이 좀 떨어지고 있다는 거 빼고는 나름 즐기고 있다. 신선함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좀 한다. 신선해 보이기 위한 또다른 노력은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이런 고민이 작품 선택하는데 영향을 준다. 염라대왕을 하게 된 것도 굉장히 새로운 프로젝트고 어디서도 본적없는 캐릭터고 새로운걸 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어서 하게 된 거다. 동료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많이 자극이 된다. 연기가 빨리 빨리 늘었으면 좋겠는데 너무 조금씩 늘어서 내가 이것 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일을 해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새로운 에너지도 얻는 것 같다. 현장에서 스탭들과 동료와 이야기 하면서 찍어가는 재미가 예전보다는 더 많은 즐거움을 주고 있다. 차기작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더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찾아뵙고 싶다.

한편 이정재가 염라대왕으로 출연한 '신과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8월 1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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