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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박훈정 감독 "다큐스러운 현실이야기 아닌 만화 같은 이야기 하고팠다"

기사입력2018-07-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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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브이아이피'로 섬뜩한 스릴러를 선보였던 박훈정 감독이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신작 '마녀'로 돌아왔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노라고 예전부터 이야기 했던 박훈정 감독은 영화 '마녀'를 통해서는 성악설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영화계가 주목할만한 신인 여배우 '김다미'와 함께 한국형 히어로 영화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담은 영화 '마녀'에 대해 박훈정 감독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Q. 완성된 작품을 보고 배우들은 만족해 하던가? 작품을 내 놓은 소감은 어떠신가? 반응도 살펴보시나?

A. 저희 배우들이야 다들 좋아했다. 관객 반응이나 언론의 반응은 '대호' 이후부터 안 보는 편이다. 한달 쯤 후에 찾아 보려고 한다. 성적은 끝까지 가 봐야 아는 거고, 다행히 월드컵 기간이어서 낮에는 무대 인사 다니고 밤에는 월드컵에 집중하면서 보내고 있다. 제가 상업 영화로 성과를 낸 건 '신세계' 밖에 없다. 다른 작품은 다 B.P를 못넘었다. 부당거래도 이슈된거 치고는 300만이 되지 않았다. 제가 영화를 직접 연출하면서는 투자를 받아서 만들다 보니 흥행에 대한 부담이 있다.

Q.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영화는 처음이시다. 처음 시도하는 여성 중심의 영화에 조민수 배우와 김다미 배우가 캐스팅 되었다.
A. 작품을 할 때 남자 중심이니 여자 중심이니 하는 생각을 갖고 하지는 않는다. 그저 제가 만든 캐릭터에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배우들과 작업을 한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제가 만든 캐릭터에 가장 싱크로가 맞는 배우들을 찾다보니까 이 배우들을 찾게 되었다.

Q. 김다미에 대한 반응이 좋더라.
A. 제가 뽑았다. (웃음)


Q. 김다미 배우는 감독님이 캐릭터의 성격과 실제 자신의 성격이 비슷해서 캐스팅 하신거 같다고 하던데 감독님의 캐스팅 이유는 무엇인가?
A. 김다미의 성격은 처음 오디션만 보고 어떻게 알 수 있겠냐. 오디션을 볼때 배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표현해 낼 수 있는 얼굴이 '자윤'이라는 인물과 되게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성격은 나중에 알게 된 것이다. 자윤이라는 캐릭터는 양쪽 극단의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 전혀 작위적이지 않게 이쪽 끝에 있어도 자연스럽고 저쪽 끝에 있어도 자연스러운 얼굴이어야 했다. 배우로 그런 얼굴이 흔치가 않다. 기성 배우 중에서는 찾는 얼굴이 없어서 오디션을 통해 김다미를 뽑게 된 것이다.

Q. 김다미를 보고 김고은을 닮았다고도 하더라. 또 댓글에는 심상정의 젊은 시절 닮은꼴이라는 말도 있더라.
A. 김고은을 닮았다기 보다 김다미의 얼굴에는 많은 얼굴이 있다. 뽑을 때는 사실 잘 몰랐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심삼정의 젊을 때 얼굴도 있더라. 김다미는 여러 얼굴을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면이 있다.


Q. 박희순 배우에 대한 애정이 많아 보인다.

A. 따져보니 나와 같이 한 작품은 3편 밖에 안되는데 많이 한 것 같더라. 제가 감독 입봉작인 '혈투'를 할 떄 같이 했고 이후 '브이아이피', '마녀'를 같이 했다. '혈투' 할때 부터 계속 친했다. '신세계' 때도 사실 같이 하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 못했다. 배우로 박희순을 좋아한다. 좋아하니까 계속 하게 되는것 같다. 상황이 무르익으면 박희순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하고 싶다.

Q. 김다미 외에도 젊은 배우들이 다수 나왔고 짧지만 강렬한 캐릭터로 연출되었다.
A. 만화를 영화로 만드는 작업이었어서 스탭들에게 캐릭터도 강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었다. 분장, 의상팀에서 계속 제안을 해서 가져오면 그중에 가장 괜찮다 싶은걸 컨펌 했다. 컨펌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이 영화 자체가 만화적 상상력인 영화기 때문에 어느 정도로 갈 지에 대해 결정하는 게 어려웠다. 너무 튀어도 안된다 싶다가도 현실적인 캐릭터로 만들면 화면에서 돋보이지가 않더라. 그 사이에서의 절충을 해야 했다.


Q. 세트도 멋있었다. 특히 젊은 배우들이 나오고 화원이 불타는 씬은 인상적이더라.
A. 원래는 큰 화원을 빌리려고 했던 게 잘 안돼서 일반 가정집을 빌려서 찍었다. 실제로는 조그만 화원이었다. 개인 집에 있는 조그만 창고 였는데 창고를 빼고 화원처럼 세팅하고 그 위에 CG를 덧붙이고 특수효과 써서 만든 거다. 현장에서 의도한 대로 잘 나올까 많이 고민했던 장면이었다. 스탭들이 머리싸매고 치수를 일일이 재면서 고생했고 주변이 다 숲이어서 안전 문제도 있었는데 특효팀이 나뭇가지로부터 몇 cm까지 불길이 올라가는지를 계산하며 며칠씩 준비했던 장면이다.

Q. '브이아이피' 언론시사때도 이야기 하셨는데 성악설에 대해 이야기 하시려 했다고?
A.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다. 성악설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악하게 태어나는 것 같다. 어떤 교육, 환경, 윤리관의 교육에 의해 변화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 영화에서 어느 정도 표현이 되는 것 같다.

Q. 이번 작품은 감독님의 이전 작품에 비해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A.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은 다 현실을 기반에 둔 이야기여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특히나 한국영화들이 현실기반 스토리이기에 한국영화 범주 안에서 보시는데 크게 낯선게 없어서 편하게 볼수 있었을 것. 하지만 '마녀'는 만화다. 그냥 애니매이션을 실사화 한 영화로 보셔도 된다. 아예 컨셉이 다른 영화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다큐에 기반을 둔 영화였다면 이건 만화에 기반을 둔 영화다보니 만화적인 캐릭터도 많아지고 장면도 만화적이고 그러다보니 차이가 올것이었다.


Q. 한국형 히어로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신가?

A. 기본적으로 우리 관객은 헐리웃 영화에는 관대하다. 헐리웃 영화는 그냥 그렇다고 하는데 한국 영화에는 잣대가 엄하다. 영화를 만들기 힘들었던 이유도 그런 것이다. 다들 "이건 한국에서는 안된다." "한국 관객은 싫어해"였다. 외국 영화는 잘 되는데 왜일까? 한국 관객들은 한국 영화에는 심할 정도로 리얼리즘을 강요한다. 너무나 쉽게 '리얼하지 않아'라고 하는데 할리웃 영화는 말이 되서 보나? 한국에서는 이런 게 안 된다는 게 많아서 한국 영화, 한국 관객이 갖는 이질감을 최소화 했어야 했다. 그레서 구체적인 디테일한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Q. 처음으로 한국형 SF장르를 시도한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시나?
A. 저는 결과를 놓고만 봤을 때는 주어진 상황, 환경 안에서 처음 시도치고는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전편격으로 비긴즈의 느낌으로 깔았는데 거기에는 충분히 목표는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작품적으로 이 영화는 오락 영화고 상업 영화다. 오락, 상업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B.P를 넘기는 거니까 그게 된다면 성공했다고 판단한다.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할 때 성공시켰다는 뿌듯함과 자부심이 생길 것 같다.

Q. 엔딩장면에 대한 관심이 많다. 관객들도 많이 다음편과 어떻게 연결될지를 궁금해 하고 있을텐데 배우들 조차도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충분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하더라.
A. 저는 만약 속편을 만들게 된다면 작품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다음 스토리가 되게 궁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될까?'가 있어야 작품에 애정도 생기고 더 몰입도 되고 그런거 같다. 다음편이 어떻게 될 지는 영업 기밀이라 말 할 수 없다. 배우들에게도 정말 기본적인 것만 말씀드렸다. 다음편을 기대 해 달라. (웃음)

Q. 촬영하실 때 다양한 버전을 찍었다고 들었다. 어떤 배역이 죽는 버전, 사는 버전을 다 찍으셔서 배우들 조차도 자신들이 어떻게 될지 기대됐다고 하더라.
A. 처음부터 결과는 하나였다. 관객들에게 보여 줄것이냐 말것이냐 때문에 촬영을 여러 버전으로 찍은 거지 처음부터 결론은 나와 있는 상태였다. 관객들이 이 장면을 봤을 때 확실하게 알고 가게 하는 게 나은지 그냥 유추만 하게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서 여러 버전을 찍었다. 배우들은 헷갈리는 거지. 내가 사나? 죽나? 잘 몰라야 관심이 더 높아진다. (웃음)

Q. '신세계' 다음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크다. 워낙 글을 잘 쓰시니 영화가 아니면 책으로라도 속편을 내시는 것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으셨나?
A. 원래는 '신세계' 다음편은 책으로 낼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책으로 내는 것도 제 맘대로 안 된다. 2차 판권 저작권에 대한 권리가 없더라. 모든 시나리오 작가들이 겪는 일이다. 계약을 하는 즉시 모든 권리가 다 넘어간다. 책으로 내는 것 까지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속상했다. 부가에 관련된 게 다 넘어갔다.

Q. '마녀'의 다음편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도대체 마지막 장면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 궁금하다. 곧 만들어 질 수 있을까?
A. 이쪽일은 어떻게 될지 늘 모르니가 장담하기 어렵다. 많이 봐주신다면 다음 작품이 가능할지도...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 영화 '마녀'는 6월 27일 개봉해 현재 상영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이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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