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립영화의 현재, 혹은 최전선에 있는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인디포럼2018영화제가 6월 7일(목)부터 인디스페이스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국내 제일 오래된 비경쟁독립영화축제 인디포럼은 올해 23회를 맞이했다. 올해에는 배우 조민수, 이이경이 홍보대사를 맡았고 이둘의 사회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인디밴드 도마의 공연과 함께 개막작 '언프리티 영미'(감독 이영미), '마리'(감독 김민지)가 상영된다. 영화계 뿐 아니라 사회의 화두이기도 한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개막작에서부터 인디포럼2018의 영화들의 방향성이 느껴진다.
올해에는 역대 최다 출품작수인 1,155편 중 엄선된 51편의 신작이 상영되고, 각 프로그램 개편으로 인디나우-인디리트로-인디포워드 섹션을 통해 독립영화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조명한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검열당했던 영화 '돈오'(감독 이지상)와 '고갈'(감독 김곡) 등을 온전히 상영하니 이전에 놓쳤던 관객이라면 꼭 체크해야 할 작품들이다. 어떤 영화를 봐야 좋을지 모르겠다면 아래의 추천 가이드를 참고하자.

1. 신작전
출품 수가 많은 만큼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지 모를 관객들을 위해 심사위원들이 추천하는 영화다. '언프리티 영미'는 외모 콤플렉스를 전면으로 다루는 영화. 사회는 누군가의 외모를 놀리는 일을 어린 시절의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영미는 어린 시절 받은 놀림이 트라우마가 된다고 말한다. '랩'으로 자신의 트라우마와 개인의 콤플렉스를 승화한 작품.

'가끔 구름'(감독 박송열)은 연기와 연출을 업으로 삼은 연인의 일상을 그린다. 과외 수업료로 생계를 유지하는 선희(원향라)와 낮에는 시나리오를 쓰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는 명훈(박송열)이 주인공이다. 주인공들이 영화 준비생들인 독립영화는 다소 뻔하고 관습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다수의 독립영화 감독들이 자본의 부족함과 촬영의 편의성을 위해 이러한 설정으로 영화를 찍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구름'은 관습적인 내용 속에서도 장면이나 컷컷마다 돌출된 빛나는 장면을 남긴다. 가난한 연인의 '웃픈' 일상은 관객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대자보'(감독 곽은미)는 대자보를 쓰고 고발당한 혜리의 곤경과 그의 고민을 알리 없는 동료들의 순박한 열정을 번갈아 비춘다. 인물들에게 거리를 두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이삿날'(감독 박흥준)은 이삿날 새로이 들어선 공간에서 느껴지는 낯설음과 설렘, 여성으로서 맞닥뜨리는 생활과 밀착된 불안감이 소박한 이야기를 관통하며 체감되는 영화다. '원수를 경마장에 데려가라'(감독 함정식)는 경마장 입문서처럼 시작해 어느 순간, 아슬아슬한 베팅을 하듯 놀라운 변모를 꾀하는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경마장의 풍경들을 실험적인 방식으로 구성하되, 그곳을 지탱하는 존재들의 생태를 섣부른 판단 없이 기록해 낸다. '레몬'은 카지이 모토지로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1925년에 쓰인 원작을 가져와 도시 속 빈곤과 떠도는 화자들의 풍경을 담아냈다.

2. 여성
인디포럼2018에서 주목할 점은 여성 캐릭터가 서사의 중심에 놓인 영화들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시대 불안과 희망이 점철된 여성의 이야기들을 살펴볼 수 있다. '새벽'(감독 임정은)은 합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언론고시 장수생 지수와 초보생 선영이 함께 스터디를 하는 내용을 다룬다. 그녀들의 상황을 담담하게 그렸지만, 내면은 애니메이션으로 그렸다. 이들의 비관적인 결심과 일상의 잠잠함이 대비된다.
'씨스터룸'(감독 조하영)은 이사하고, 알바하고, 또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 속에서 여성이 겪는 불평등과 불안함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시국페미'(감독 강유가람)는 광장으로 나선 여성들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영화의 구성은 간단하다. 예감, 분노, 광장, 페미니스트, 페미존, 변화, 역풍, 용기 그리고 신호탄이라는 구분들 사이로 퇴진행동에 참가했던 페미니스트들의 인터뷰와 광장뿐만이 아닌 한국 사회 전반의 젠더 이슈에 대한 인서트가 삽입된다.
'팬티의 미학'(감독 조현채)은 속옷으로 입는 팬티가 길에 떨어져 있었을 때 해 볼 수 있는 상상들을 재미있게 담아봤다. 더 나아가서 남, 여의 관점 차이와 고착된 성 역할 문제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은명'(감독 김한라)은 모델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은명의 고민을 따라간다. 수명이 짧은 직업을 가진 여성의 고민과 아직 현역이고 싶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은 삶을 그린다.

<아내의 여자>
3. 퀴어
일단 인디포럼2018에 출품된 퀴어 영화는 예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예년에 비해 인물들의 디테일이 강화된 작품들이 선보인다. '아내의 여자'(감독 장아람), '퀴어의 방'(감독 권아람), '첫 외출'(감독 김혁), '다다-익선'(감독 권욱)이 신작전에 추가된 퀴어 영화들이다.
15분 내외의 단편 영화부터 60분 내외의 중편영화까지, 실험적인 시도와 내용이 돋보이는 인디포럼의 영화들의 시간표와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indieforum.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제는 6월14일(목)까지 8일간 열린다.
iMBC연예 김송희 | 사진 인디포럼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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