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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정해인 "이제 '서준희'를 버리고 다시 배우 '정해인'으로 돌아가야 할 때"

기사입력2018-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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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종영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서준희 역할로 세상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정해인을 만났다. 이 드라마 바로 직전에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유대위로 올곧은 신념의 남자를 보여주고, 그 전에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한우탁으로 의협심이 뛰어난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고, '불야성'에서는 탁으로 세상 멋진 보디가드를 연기하고, '그래, 그런거야'에서는 세계여행이 꿈인 청년으로 사랑에도 용감한 모습을 보였었다. 드라마만 했던 것도 아니다. '흥부' '역모-반란의 시대' '임금님의 사건수첩' '서울의 달' '장수 상회' 등 정말 쉼 없이 내달린 배우다. 데뷔 초부터 앳된 얼굴과 반전 근육으로 눈에 띄는 루키였던 정해인은 2014년 연기 데뷔 이후 2018년에는 백상예술대상 남자 인기상을 수상, 당당하게 드라마 남자 주인공 자리도 꿰차는 배우로 자리잡았다. 드라마 속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까만 슈트 차림에 흰 셔츠를 입고 나타난 정해인은 윤진아에게만 보여주던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Q. 지난 주말에 방송이 끝났다. 촬영은 언제 마무리 되었나? 좀 휴식하는 시간을 가지셨나?

A. 막방 10일 전에 촬영은 끝났다. 지난주에는 일본 일정이 있어서 일본에 다녀왔다. 7월에 일본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방송하는데 프로모션차 인터뷰도 진행하고, 토크쇼도 출연했다. 촬영 이후 하루도 못 쉬고 밀린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다. 드라마가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Q. 서준희와 윤진아의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많이 설레었다. 손예진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A. 찍으면서 매 순간 설레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첫 주연이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손예진이 그 동안 만들어온 커리어에 누가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극복하려고 노력도 부단히 했는데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손예진 때문이었다. 촬영 초반에 어색해 하니까 손예진이 문자를 보내줬다. “너는 서준희 자체니까 어색하면 어색한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해. 그게 맞는 거 같다”며 응원해 주셨는데 그게 저한테 너무 큰 힘이 됐다. 캡쳐해서 힘들 때 마다, 촬영할 때 마다 봤다. 손예진이 저를 엄청 존중해 주셨다. 같이 연기하는 남자주인공 또는 파트너, 후배가 아니라 사람으로 존중해 주시니까 같이 존중하게 되고 편해지더라.

Q. 서준희의 어떤 면이 정해인과 비슷했나?
A. 서준희와는 성격도 많이 비슷했고 어른스럽다는 부분도 비슷했다. 서준희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 없이 누나와 험한 세상에 둘이 살다 보니 조숙해진 부분이 있었는데 서준희가 하는 말 중에도 평소에 제가 많이 쓰는 말들이 있어서 놀랬다. “다른 이유 없어. 그냥 윤진아여서 좋아”라는 말도 그렇고 맥락이 비슷한데 “내 우산 어딨어” 같은 말도 나와 비슷했다.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내 상황을 다 이야기 하고 좋아해 미안해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다 함축시켜서 “내 우산 어딨어”라고 하는 게 와 닿더라. 드라마를 통해 앞으로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Q.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사랑은 서준희처럼…” 이라는 진아 누나 대사가 있었다. (웃음)


Q. 드라마가 워낙 사랑을 많이 받아서 정해인씨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을 것 같다. 기분이 어떤가?

A. 제가 연기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고 만족해 해주시는 시청자를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지만 제가 서준희로 보여져서 좋아하시는 거라는 걸 잘 안다. 작품 속 캐릭터로 사랑 받는 것이 너무 좋다. 앞으로도 계속 작품을 할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내가 계속 다른 인물로 보여지고, 내가 맡은 역할로 인해 친근감도 느끼고 거리감도 느낀다면 정말 배우로서 보람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짜피 지금의 인기는 금방 식을 것이다. 서준희를 좋아해 주신 건 감사하지만 지금의 기분에 너무 취해 있을 생각은 없다. 앞으로 계속 배우를 하려면 이런 마음을 가져야만 할 것 같다.

Q. 데뷔하고 첫 주연작의 성공인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나?
A. 기쁨, 슬픔, 분노를 다 반만 하려고 노력한다. 너무 감정을 감추는 거 아니냐고 하시던데 이런감정들이 결국 저에게 독이 되어서 돌아오더라. 배우 생활이 그런 거 같다. 모든 감정을 반으로 줄이고,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결국 시간이 지나가면 고통도 지나가고, 기쁨도 사라지고 모든 게 지나가는 순간의 감정일 뿐이다.

Q. 손예진 배우가 정해인을 굉장히 성숙 하다고 하던데, 지금 그 의미가 이해가 된다. 원래부터 그런 진중한 성격이었나?
A. 어려서부터 그렇게 자라왔다. 부모님께서 항상 우쭐대지 말고 살라고 하셨다. 저는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유년시절을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했었다. 할머니랑 밥 먹고 할아버지와 산책하며 자랐는데 그때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 ‘항상 겸손해라’였다.


Q. 데뷔 이후 역할의 비중을 따지지 않고 참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연기를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주인공을 한번 하고 난 뒤라 다음 작품을 고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A. 영화, 드라마 가리지 않고 다 하고 싶다. 요즘 CF도 많이 찍었는데 지금 하고 있는 것도 너무 벅차다. 좋은 대본이 있고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악역 선한역 구분 없이 다 하고 싶다.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서 데뷔 이후 한달 이상을 쉬어본 적 없이 계속 연기를 해왔다. 앞으로도 주인공에 연연하지 않고 의미 있는 역할이면 어떤 것이건 하고 싶다.

Q. 차기작 계획은 있나? 올 하반기는 어떤 일정들이 있나?
A. 하반기에는 팬미팅 일정이 잡혀있다. 준비 할 것도 많고 오차 없이 마무리 하고 싶다. 차기작은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시나리오들을 많이 읽고 있는 중이다. 제 성격이 워낙 조심성이 많아서 일일이 확인 해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두통에도 시달리곤 한다. 조금 여유가 있을 때 여행을 가거나 뭔가를 배워서 성격적으로나 스트레스를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보려고도 한다.

Q. 정해인의 30대는 어떻길 바라는가?
A. 지금 31살인데, 남은 9년을 지금처럼 차분하게 묵묵히 연기하며 보냈으면 좋겠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F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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