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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성적표] '무법 변호사', 대단한 놈이 나타났다

기사입력2018-05-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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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무법 변호사'가 5월12일 첫 방송됐다. '개와 늑대의 시간'의 김진민 감독과 이준기가 11년만에 다시 만난 복수액션극. 거기에 최민수, 이혜영과 같은 등장만으로 무게감을 주는 배우들이 악역으로 출연하고 '구해줘' 등에서 차세대 여배우로 눈도장을 찍은 서예지가 함께했다. 연기만으로는 구멍이 없는 이 드라마의 첫 회 성적표는?

GOOD
영화같은 영상미와 늘어질 틈이 없는 짜임새 있는 대본 ★★★★
이준기-서예지, 함께 붙는 장면마다 핑퐁이 오가는 대사 ★★★★
최민수-이혜영, 역시 믿고 보는 배우★★★★

'무법 변호사'는 가상도시 '기성시'를 배경으로 한다. 어린 시절 변호사인 엄마를 폭력배에게 잃고, 폭력배인 외삼촌의 손에 키워지며 '싸움 잘하는 변호사'가 된 봉상필(이준기)은 20여년 만에 다시 기성시로 돌아온다. 물론 엄마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다. 열혈 변호사 하재이(서예지)는 비합리적인 판사의 판결에 항의하다가 판사에게 주먹질을 하게 되고, 변호사 6개월 정직을 당하고 고향 기성시로 내려온다. 기성시에는 어릴 때부터 존경해왔던 차문숙(이혜영) 판사가 있으며, 오직 딸의 성공을 위해 살아온 딸바보 아버지(이한위)가 살고 있다. 봉상필은 어머니의 옛 변호사 사무실이 있던 자리에 그대로 사무실을 내고 하재이를 사무장으로 발탁한다. 폭력배인지 변호사인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봉상필이 마음에 들지 않은 하재이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할 수 없이 제안을 수락하고 두 사람은 함께 첫 사건에 뛰어든다.


봉상필은 이기기 위해서는 법을 어기거나 이용하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는, 승소율 높은 변호사다. 외삼촌이 폭력배인 것은 물론이고 본인 역시 변호사가 되기 전에 '학교 생활'을 좀 하고 왔다. 목표를 위해 표정을 숨기고 능글 맞게 웃으며 의뢰인과 상대 변호사, 검사를 속이는 일 쯤은 그에게 우스운 일이다. 오직 그에게는 '엄마'에 대한 복수만이 목표다.


'무법 변호사'라는 제목은 오로지 이 봉상필 캐릭터를 소개하는 설명이기도 하다. 그는 법을 잘 어기기 위해 법을 공부한 변호사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목적을 위해 법을 이용하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무법 변호인'은 주인공 캐릭터 덕분에 극 중간 중간 액션 신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장면들은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억지스럽게 소비되지 않는다. 상처가 있고, '나쁜 놈인지 좋은 놈인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를 이준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연기한다.

'무법 변호사'는 '기성시'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했으며, 시장-판사-기업인-경찰까지 악인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OCN의 '나쁜 녀석들' 시리즈도 떠오른다. 액션+범죄물과 법정물, 그리고 주인공의 과거 플래시백을 오가는 1회는 잠시도 쉬지 않고 시청자를 몰아부친다. 더구나 이준기-서예지의 콤비 플레이는 윤현호 작가의 전작 '공조'와도 닮아있다. '변호인' '공조'등의 영화 시나리오를 써왔던 윤현호 작가의 첫 드라마다.

기성시와 봉상필의 낡은 변호사 사무실, 쓰러져 가는 건물과 동네 풍경 등은 배경이 80년대나 90년대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만큼 로케이션을 잘 했으며, 쫀쫀한 대본을 거침없는 촬영과 영상미가 뒷받침한다. 한회당 1시간이 넘는 호흡 속 장면 장면이 생생히 살아 있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 어쩌면 이준기와 김진민 피디는 '개늑시'보다 더 대단한 걸 만들어낼 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뻔한 듯 절대 뻔하지 않은 연기를 하는 최민수-이혜영은 악역이자 조연이라고 하기에는 극을 완전히 장악한다. 두 사람이 등장 할때마다 눈을 뗄 수 없다. 이래서 드라마에는 배우가 중요하다는 것을, 온전히 입증한 1시간이었다.



BAD
이번에도 잘 하지만 새롭지 않은 익숙한 이준기표 히어로 ☆


'무법 변호사'는 완전히 이준기 캐릭터인 '봉상필'이 이끌어 나가는 드라마다. 조폭인지 변호사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놈. 법을 무시하면서 이용하는 이 변호사가 엄마의 복수를 위해 위로 위로 치고 올라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엄마를 죽였던 '나쁜 놈'들은 20년이 지나 성공한 기업인, 유명 판사의 가면을 쓰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복수를 하기 위해서는 가면 쓴 자들의 위선과 위악을 벗겨내야 하고, 승소율 100%의 봉상필 변호사는 엄마의 말대로 '법을 이용해' 그들과 싸워 나간다. 안티히어로 주인공의 복수극, 이라는 이 안정적인 장르물 안에서 오직 신선함을 만들어 내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그를 도우면서 사사건건 부딪히는 변호사 하재이 역의 서예지, 정의로운 판사인 척 하고 있지만 실은 거악의 우두머리인 차문숙 판사 역의 이혜영, 깡패에서 기업의 회장님 자리까지 올라간 뱀같이 무서운 안오주 역의 최민수까지. 주요 캐릭터들의 대사는 펄떡펄떡 살아 숨쉰다. 그렇다면 모든 장면마다 등장하는 이준기의 연기는 어떨까. 데뷔 후에 연기에 대한 지적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는, 믿고 보는 배우 중 한명인 이준기의 연기는 '무법 변호사' 1회 방영 후 호평 일색이다. 그런데 잘 하는 것과 새로운 것은 다르다.

이준기는 그동안 본인이 잘해왔던 그것의 연기를 보여준다. 자신만만한 듯 보이지만 실은 과거 상처가 있는 남자이며 복수에 불타는 정의로운 주인공. '무협 변호사는' 김진민 감독의 '개와 늑대의 시간'과 비교 당하지만, 실은 그보다는 훨씬 톤이 가볍고 대중오락의 요소가 강하다. 극을 이끄는 주인공으로서 이준기의 존재감은 든든했지만, 안타깝게도 그간 해왔던 연기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봉상필'의 복수극이 메인 플롯인만큼 이준기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역시 잘 하지만, 그래서 다음에 어떤 표정을 지을지 너무 잘 알겠는 연기. 게다가 설정상 30대 중후반에 풍파를 겪어서 안 해본 일이 없을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게 외모는 한없이 세련되었다. 패셔너블한 슈츠에 날렵한 턱선과 화보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외모는 이 캐릭터의 모호한 요소를 덮어버린다. 앞으로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역시 배우 이준기에게 달려있을 것이다. 같은 악역이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음습하고 징그러운 악인을 연기하는 최민수와 이준기가 함께 붙을 장면이 기대되는 만큼, 조금 신선해진 이준기를 기대한다.


또한, 서예지-이혜영 캐릭터의 활용 역시 중요할 것이다. 이 드라마의 최대 빌런은 최민수가 아니라 이혜영이다. 1회에서는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 뒤에 이혜영이 존재했다는 것이 차츰 밝혀질 것이다. 이렇게 매력적인 여성 악역과 또 그에 맞서는 신참 법조인 서예지, 당당하고 강인한 두 여성 캐릭터가 앞으로 맞붙는 장면 역시 드라마에서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MBC연예 김송희 |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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