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 아니, 먹고 살기 위해 경찰이 된 진짜 지구대 이야기 tvN 토일드라마 '라이브'가 3월 10일 토요일 첫 방송됐다. 경찰들의 이야기라지만 '라이브'는 이들이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이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스펙이 출중하지 않거나, 여자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불쾌한 질문을 듣는 이십대 후반의 취업준비생 한정오(정유미)와 지방대 졸업 후 생수회사에 인턴으로 취직하지만 직장에서 사기를 당하고 인생 끝에서 경찰공무원이라는 목표에 도전하는 염상수(이광수)를 중심으로 20대 청년세대의 이야기를 '경찰'이라는 배경으로 풀어가려는 작가의 의도가 보이는 시작이었다.

그간 경찰이 주인공인 드라마는 흔히 있어왔다. 다만 거기서 경찰들은 주로 강력계 형사이고 인물보다는 사건이 중심인 장르물이 대다수였다. 강력계가 아닌 지구대, 사명감보다는 '먹고 살기 위한' 직장으로서 경찰이 되어 차츰 성장해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라이브'는 노희경 작가다. 직업인의 세계를 누구보다는 실재에 가깝게 그려내는 작가가 이번에는 '경찰들의 생활'을 그리기 시작했다.

GOOD
정유미, 이광수, 배성우, 배종옥...굿캅배드캅은 누구? ★★★★
경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뜨릴 훈훈한 경찰드라마의 등장 ★★★★
직업을 통해 사람 이야기를 누구보다 잘 그리는 노희경, 믿고 봅니다 ★★★★
소방관과 경찰, 모두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일하지만 두 직업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사뭇 다르다. 경찰하면 사건이 해결된 후에 등장하거나, 왠지 시민의 억울함에 대충 응수하는 캐릭터로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해왔다. 노희경 작가는 강력계 형사가 아닌 지구대 경찰들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아직 신입 경찰인 한정오와 염상수가 지구대 발령이 나기 이전까지가 1회였다. 경찰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선택한 주인공들이 경찰학교에서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사명감을 갖자'다. 어느 직업군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경찰에게는 무엇보다 사명감이 중시된다. 일을 대충했을 때 단순히 '직무'로서의 사명감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인간이고 일을 하고 상처받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마도 노희경 작가는 보여줄 것이다. 그 이야기의 단초를 닦기에는 실감나는 1회였다. 주인공들이 밤낮,사계절을 보내며 열심히 공부를 하고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힘들게 사는 '엄마'에게 그 기쁨을 전달하는 과정까지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청년 세대를 얼마나 따뜻하게 그리는지를 볼 수 있었다. 앞으로 등장할 지구대의 오양촌(배성우), 안장미(배종옥), 기한솔(성동일), 은경모(장현성) 등의 캐릭터 역시 든든한 배우들이 역할을 맡았다. '전국에서 제일 바쁜 홍일 지구대'에서 열심히 일하고 사건과 민원인을 마주할 인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모든 인물들이 실존하는 것처럼, 치밀하고 솔직하게 그려진 1회였다.

BAD
경찰이 주인공인데 수사물이 아니라 휴먼드라마? ☆☆☆☆
큰 사건보다는 민원 사건 중심의 소소한 지구대 드라마, 극적 재미 어떨까☆☆
정유미와 이광수의 케미가 아직은 상상이 안 된다☆☆☆☆
정식 경찰이 되기 전, 정오와 상수가 처음 나가는 현장이 시위대를 막는 것이다. 여기서 선배 경찰들에게 이들이 듣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위대에게 맞아도, 동료가 다쳐도, 사람이 다쳐도 아무것도 하지 말'고 대열을 지키라는 것. 실제로 경찰이 지나치게 사건에 개입했을 때 생길 문제들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경찰이 법적, 물리적으로 가진 한계가 있음에도 그것이 '직무에 대한 소홀함'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의 현실 속에서 드라마가 이 한계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풀어나갈 지가 문제다.
그런 현실의 한계들 속에서 경찰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때, 드라마가 경찰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직업을인으로서 인물들을 그려나가는 '노희경'작가는 언제나 사람을 먼저에 두고 따뜻하게 그려나갈 것으로 믿는다. 현실과 멀지 않은 경찰 이야기를 그려나갈 <라이브>의 가장 큰 적은 어쩌면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경찰들의 사건사고일지도 모른다. 또한, 현재 '추리의 여왕2'나 '작은 신의 아이들'과 같이 타 방송국에서 나오는 형사드라마들보다는 극 중 지구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실생활에는 가까우나 극적 재미는 덜할 수도 있으니 그 역시 '지구대'를 배경으로 했을 때의 위험 요소다.
또한 '윰블리' 정유미와 '기린' 광수, 그동안 예능 캐릭터가 다소 강해진 두 배우들이 얼마나 현실감 있게 경찰을 그려나갈지 역시 지켜 봐야 할 듯 하다. 1회 내용을 봤을 때에는, 현실적이고 똑부러지는 정오 역에 정유미,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강한 착한 둘째 아들 상수 역에 이광수는 이미 캐릭터와 한몸이 된 듯하다. 배종옥, 배성우, 성동일 등 믿고 보는 든든한 배우진에 역시 믿고 보는 노희경 작가의 만남. 사실 흠잡을 게 별로 없는 1회였다.
iMBC연예 김송희 |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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