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의 대장정 마무리한 <옥중화>가 남긴 것들’
6일(일) 방송된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마지막 회에서는 옥녀(진세연)를 필두로 한 대윤세력의 승리와 윤원형(정준호)-정난정(박주미) 몰락, 외지부 활동을 지속하며 백성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선택하는 옥녀와 윤태원(고수)의 모습을 그리면서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안겼다.
이에 51부 대장정을 아름답게 마무리한 <옥중화>가 긴 여정 속에서 남긴 특별한 여운들을 되짚어 본다.
▶ 이병훈 매직의 유효성 입증!
<옥중화>는 <대장금>으로 역사적인 한류시대를 열고 <허준>, <동이>, <마의> 등 내놓는 사극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사극 거장’ 이병훈 감독의 건재함을 재확인시켰다.
이어 단 2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킴과 동시에 이후 수많은 경쟁작들의 치열한 공세 속에서도 꾸준히 10%후반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이병훈 감독 특유의 ‘가마솥 시청률 법칙’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 <옥중화>가 찾아낸 빛나는 역사의 한 조각 : 전옥서 그리고 외지부
이병훈 감독표 사극의 특징은 우리나라 역사 속에 묻혀있는 인물을 다뤄왔다는 점이다. <옥중화>에서는 특별히 인물이 아닌 기관과 제도를 소개했다. 바로 조선시대 감옥인 ‘전옥서’와 조선시대 변호사 제도인 ‘외지부’였다.
특히 <옥중화>는 외지부를 소재로 다뤄 드라마의 재미에 유익함을 더했다.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던 선진적인 인권제도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시청자들 스스로 우리 문화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했다.
▶ 거장들의 노련한 완급조절
그동안 주말 드라마 시장에서는 ‘막장코드’가 흥해왔다. 현실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파격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의 감각을 무뎌지게 만든 것. 이처럼 자극에 익숙해진 주말극 시청층을 대상으로 <옥중화>는 20%를 상회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MSG없이도 맛깔난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 비결은 ‘거장 콤비’ 이병훈-최완규의 노련한 완급조절에 있었다. <옥중화>는 처음부터 주인공 옥녀의 출생 배경이라는 미스터리 코드를 스토리에 심어뒀다. 이와 같은 옥녀의 성공사라는 큰 줄기에 옥녀-태원(고수)-명종(서하준)의 삼각 로맨스로 가슴 뛰는 설렘을, 대윤세력과 소윤세력의 첨예한 대립으로 쫄깃한 긴장감을, 그리고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감초 캐릭터들의 코믹 에피소드를 적절하게 배합하며 알찬 전개를 선보였다.
▶ 선의(善意)가 선사한 따뜻한 주제의식
<옥중화>는 표면적으로 옥녀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처럼 보인다. 그러나 근본적인 주제의식에는 선의로 똘똘 뭉친 ‘애민’이 깔려있다.
<옥중화>는 철저하게 힘없고 핍박 받는 민초들의 시선에서 ‘권력’을 바라본다. 극 전반부에는 옥녀와 정난정의 대립구도에서 쌀, 소금, 역병 등 백성들의 기초적인 삶과 관련된 소재들을 갈등의 중심소재로 삼으며 권력자들의 횡포 속에 고통 받는 백성들에 연민들 드러내왔다.
이어 극 후반부 옥녀와 태원이 ‘외지부’로서 억울하고 힘없는 백성들의 대변자로 나서고, 심지어 마지막 회 엔딩을 ‘옹주’ 옥녀가 아닌 ‘외지부’ 옥녀가 차지한 것은 이 같은 주제의식을 직관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옥중화>는 민초들에게 희망을 안기는 결말을 선택함으로써, 작금의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가슴에 먹먹한 위로를 안겼다.
한편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는 지난 11월 6일(일) 51부를 끝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종영했다.
iMBC연예 차수현 | 사진 MBC, 김종학프로덕션, 손창영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