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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거북선이 '철갑선'이 아니라고?"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서프라이즈>한 역사 이야기

기사입력2016-08-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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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가운데 <서프라이즈>의 시원한 뒤통수

알람시계를 꺼두었지만 일요일 아침이면 우리를 깨우는 알람이 하나 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 그 놀라운 이야기 속으로”라고 시작하는 익숙한 목소리. 2002년 4월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무려 14년 동안 일요일 아침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해 온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이하, 서프라이즈)’ 이야기다. 최근 이 서프라이즈가 책으로 출간되어 방송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올 초 700회를 넘긴 서프라이즈는 편집진이 그간의 방송대본을 읽는 데만 꼬박 석 달이 걸렸다고 할 만큼 방대한 이야기를 자랑한다. 그렇게 책으로 만나는 ‘서프라이즈’는 1월에 인물 편과 사건 편이 출간되었고, 지난 6월 세 번째 시리즈로 ‘우리나라 편’이 출간되었는데, ‘우리나라 편’에 대한 독자들의 서평이 의외다. 왜냐? 그야말로 ‘의외다’라는 평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현재 서프라이즈는 세계의 다양한 미스터리를 소개하는 ‘익스트림 서프라이즈’, 유명 인물의 비화를 다루는 ‘서프라이즈 시크릿’, 놀라운 실제 사건을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한 ‘언빌리버블 스토리’까지 세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소재의 비중으로 보았을 때 국내보다는 나라밖 이야기들이 훨씬 많을뿐더러 시청자들의 머릿속에는 가령 UFO, 히틀러, 세기의 문명, 할리우드 스타 등의 소재가 더욱 친숙하고, 또 기대하는 소재임이 분명하다. 국내 소재라 할지라도 ‘재미’요소가 가미된 황당한 사건들이 확실히 더 인상에 남는 법. 때문에 <서프라이즈 - 우리나라 편>은 프로그램 마니아는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 ‘서프라이즈’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서프라이즈 - 우리나라 편>은 몇몇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시기적으로 조선 건국부터 6·25 전쟁까지 우리 땅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소위 교과서적인 내용이 아니라 “정말?”이라고 적어도 한번쯤 되물어 봄직한 또는 “아!”하고 탄식을 내뱉을 만한 이야기들로 구성했다. 1장 ‘유래를 찾아서’에 소개된 ‘거북선’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떠올리는 거북선은 대개 지붕에 철갑을 두른 2층 구조의 거북 모양 배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방학을 즐겁게! 엄마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들려주고픈 역사 이야기

일본 니가타현 인근 나가오카 성벽을 허물 때 처음 발견되어 2004년 뉴욕 한복판에서 공개된 17세기 임진왜란 당시를 그린 기록화를 통해 비로소 우리는 우리가 알던 거북선을 의심해보게 된다. 해상 전투상황이 매우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는 그 기록화에서 거북선이 3층의 원형 돔 구조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함선의 개판은 철갑이 아니라 나무로 덮여 있었다. 그림이 기록화인지 상상도인지부터가 논란이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세계 최고의 미술품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동양미술 전문가들까지 투입된 다각적인 연구와 감정 작업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그림은 1640년대 거북선의 기지창을 직접 보고 그린 실경화로 추정됐다. 그러자 우리 학계에서는 전투 상황에서의 실용성을 이유로 기존 2층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해군사관학교에서 해상 전투 과정을 모의 실험하기에 이른다. 그 결과 빠른 속도로 진격하며 공격을 동시에 수행하려면 노를 젓는 층과 포를 쏘는 층이 분리가 되어 있어야 효과적임을 추론할 수 있었고, 새로이 거북선 원형을 연구하게 되니 2011년 국비 5억을 포함 총 40억 원이 투입된 ‘이순신 프로젝트’를 통해 3층 구조의 거북선 원형이 복원된 바 있다.


물론 이순신 장군이 고안하여 해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거북선의 원형은 남아 있지 않고, 그 외관과 구조에 대한 정확한 도면도 마땅히 기록되어 있는 것이 없다. 때문에 무엇이 진실인지 아직까지 모두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다만 역사의 기록을 되짚어볼 때 『충무공전서』에 쇠목을 박았다는 기록은 있지만 어디에도 거북선의 덮개가 철갑이라는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가 이제까지 보아 온 2층 구조의 철갑선은 1930년대에 연희전문학교 교장을 지낸 언더우드가 조선에 머무는 동안에 거북선에 호기심을 느껴 진행했던 연구가 밑바탕이 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언더우드의 연구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 과연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얼마만큼 있었는가를 자문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비단 이 사례뿐만이 아니다. <서프라이즈 - 우리나라 편>에서 소개하는 이야기들은 덮어놓고 외우기 급급했던 우리 역사를 다시 보게 하니 시원하게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절대로 기분 나쁜 뒤통수가 아니다. 방학이다. 아마도 아이들 손을 잡고 곳곳으로 역사여행, 답사여행을 구상하고 있는 엄마 아빠들이 상당할 것이다. 당장에 교과 과정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숙지하는 것만도 벅차겠지만 뭘 해도 재미있게 하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곧 8·15 광복절이 다가옴은 물론이고 올림픽 개최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올해 8월은 이래저래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때에 엄마 아빠가 재미나게 읽고, 아이들이 우리 역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꽤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 의심치 않는 <서프라이즈 - 우리나라 편>을 추천한다.






iMBC 취재팀 | 자료제공=MBC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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