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사랑을 내려준다?
보늬(황정음)를 생각하는 수호(제수호)의 따뜻함이 묻어났던 <운빨로맨스>의 위 장면에서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수호는 자신이 흠뻑 젖는다는 사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늬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말없이 뒤를 따라 걸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쓸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두 사람 사이에 얽힌 과거의 악연은 씻어버리고 달달한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는 매개체가 됐다.
이처럼 비는 적재적소에 활용되며 드라마의 감정선을 깊어지게 하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활용도 100%를 자랑했던 MBC 드라마 속 비의 활약상을 모아봤다.
2부작 방송임에도 큰 인기를 끌었던 <퐁당퐁당 LOVE>에서 비는 단비(김슬기)가 시간 이동을 하게 되는 장치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덕분에 조선시대로 넘어온 단비는 이도(윤두준)를 만나 풋풋한 사랑을 키웠지만 아쉽게도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특히나 비가 이들의 애절한 마지막 키스씬, 그리고 현재에서의 재회씬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퐁당퐁당 LOVE>는 비가 오면 떠오르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비를 피하는 남녀주인공을 상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로맨스계의 고전영화 <클래식>이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도 새롭게 패러디됐다.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까지 함께 흘러 나오면 금상첨화! 잠시 서먹한 시기를 보내던 미영(장나라)과 건(장혁)은 갑작스러운 소나기와 함께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며 최고 케미를 자랑한 '달팽이 커플'의 진가를 드러냈다.
<그녀는 예뻤다>에서 비는 성준(박서준)에게는 트라우마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혜진(황정음)과의 소중한 기억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비 오는 날 혜진이 사고를 당했다고 오해한 성준은 비에 대한 두려움도 잊은 채 차를 몰았고, 사고현장에서 무사한 혜진을 발견하자마자 억눌러왔던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앞서 혜진이 두 차례나 성준이 비를 피할 수 있게 곁에서 힘이 되어 주었고, 성준이 빗 속을 뚫고 혜진에게 달려가며 두 사람의 본격적인 로맨스가 시작될 수 있었다.
iMBC연예 김은별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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