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이라면 낯선 기사 아저씨에게조차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 놓을 때가 있다. tvN <현장토크쇼 택시>는 그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토크쇼다. 택시 기사이자 토크쇼의 진행자로 나선 이영자, 공형진은 스튜디오였다면 어려웠을 난처한 질문도 수월하게 답변을 얻어내곤 한다. 특별한 분위기와 진솔한 이야기를 인정받은 <현장토크쇼 택시>는 6월 8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미디어 행사, 반프 국제 TV 페스티벌(Banff World Television Festival 2009) 결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택시의 운행을 조율하고 있는 윤세영 PD를 전화로 만났다. 유주하 기자 | 자료제공 tvN
방송 초기에는 일반 시민들이 주요 출연자였다. 어느 순간부터 일반인 출연자들이 사라지고 유명인사들만 출연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의 컨셉이 바뀐 것인가?
지난 1월에 제작진이 바뀌었고 진행자도 교체됐다(김창렬이 빠지고 공형진이 합세했다). 인지도 문제는 항상 중요한 부분이지 않나. 프로그램에 변화가 있다 보니 더 그랬다. 안정적인 방향을 생각한 변화였다. 더구나 일반인들과 유명인들이 섞여 나가다 보니 얘깃거리가 많은 출연자의 촬영분이 상대적으로 잘려나가는 현상이 생기더라.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 보려는 생각으로 일반인들의 출연을 대폭 줄였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인 출연자들을 다시 늘려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도 있고, 제작진 내부의 의견도 있고 해서 다시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함께하던 김창렬이 빠지고 공형진이 가세했다. 어떻게 만나게 됐나?
처음 프로그램을 맡게 되면서 ‘무엇이 됐든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처음 기획상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진행자를 투입하는 것이 어떨까 했지만, 아무래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려면 연륜이 있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더해서 싱글인 이영자씨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기혼자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여러 명을 접촉하다가 공형진씨를 만나게 됐는데, 정말이지 탁월한 입담의 소유자더라. 
<현장토크쇼 택시>만의 차별화된 토크는 어떤 것인가?
채널은 많고 토크쇼도 많다. 모든 PD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현장토크쇼 택시>만의 특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령 어느 출연자가 촬영 중에 자신의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았다 치자. 그렇다면 출연자를 그 장소까지 태워주면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런 건 <현장토크쇼 택시>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출연자가 추억을 얘기하는 동안 그 추억의 장소로 간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돌발 상황이랄까? 즉흥적인 상황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진행자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운전도 한다. 진짜로 운전하는 건가?
물론 직접 운전한다. 이영자씨나 공형진씨가 운전하랴 이야기하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운전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보통 촬영시간이 얼마나 되나?
촬영시간은 짧게는 2시간에서 3시간, 길게는 4시간에서 5시간 정도다. 그중에서 3분의 2 정도의 시간을 차량 안에서 보내게 된다. 육체적으로도 힘든 일이다. 그래도 나름의 노하우가 생긴 것이, 운전을 맡은 진행자는 주로 운전에 집중하면서 보조적인 이야기를 맡고 보조석에 앉은 진행자가 토크쇼를 이끄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촬영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돌발 상황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출연자들의 집에 가보려고 하면 아무래도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참 다행인 것은 진행자들이 능숙한 덕분에 돌발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출연자들의 거부감이 적다는 점이다. 오히려 재밌어 하는 경우가 많더라. 제작진 입장에선 다행이다. 
프로그램의 엔딩이 남다르다.
이전에 프로그램을 담당하던 정승우 PD가 만든 것이다. 1월에 처음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교체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진이나 시청자들 반응이 여전히 좋았다.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계속 가져가기로 했다. 그리고 배경음악(Paul Simon의 ‘Duncan’)은 송창의 대표가 추천한 곡이다. 대표님이 음악에 관심이 많다.
엔딩 장면도 그렇지만 프로그램 곳곳에 배치되는 음악에 대해 시청자들이 높은 관심을 갖더라. 게시판에 곡명을 물어보는 질문도 많고. 음악 선정기준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론 음악감독이 담당하는 부분이지만, PD들이 모두 참여해서 선곡한다. 출연자를 생각했을 때 어울리는 곡이라든지, 그 사람을 대표하는 노래를 준비하기도 한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C가 출연했던 60회가 기억에 남는다. 김C가 당시 故 최진실씨의 죽음으로 상심하고 있던 이영자씨를 위해 본인의 3집 수록곡 ‘청춘’을 불렀는데, 이영자씨도 김창렬씨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현장감도 현장감이었지만 무엇보다 감동이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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