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얼굴, 화장> '의미'로 거듭난 세계의 '3종 이색 화장'은?

기사입력2015-12-20 12:00

'당신이 알지 못했던 천 개의 얼굴들! 이 중에 나와 맞는 화장은?'

MBC가 창사특집 다큐 <천 개의 얼굴, 화장>을 통해 명품다큐의 명성을 이었다. 지난 12월 7일(월)과 14일(월)에 각각 방송된 2부작에서는 각 나라의 화장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특히 프랑스,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등 무려 11개국들의 모습을 생생한 UHD카메라로 담으면서 최첨단 색채를 구현해냈다. 화려한 화면과 그 안에 담긴 매혹적인 이야기들, <천 개의 얼굴, 화장>에서 소개되었던 각양각색 ‘화장’의 기원들을 정리해본다.

당신에게 추천하는 화장은?

신의 화장 / 왕자의 화장 / 신부의 화장

* 신과 영접하거나 혹은 기도를 통해 소망을 이루고 싶다면? [인도의 ‘떼이암 화장’]

*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자아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미얀마의 ‘왕자의 화장’]

* 순결한 행복, 결혼을 앞두고 불행을 막고 싶다면? [리브노보의 ‘겔리나 화장(신부화장)’]

소망을 이루고 싶은 당신에게,

인도의 샤먼의식 ‘떼이암’에서 사용되는 ‘신의 화장’

언제 하나? 매월 1월, 인도의 떼이암 의식에서

어떤 화장인가? 주술사가 빙의하는 ‘신’의 얼굴로 분장해 떼이암에서 사람들의 행운을 빈다.

어떻게 하나? 주황색과 검정, 빨강 등으로 화장을 한다. 이는 힌두교 3대 신 ‘비슈노’를 표현한 것으로, 얼굴에 바르는 주황색은 신의 피부색인 황금을 상징하며, 눈가에 짙게 칠하는 검정은 악마를 쫓기 위한 신성한 동물의 눈(目)을 의미한다. 이마에는 힘의 원천인 차크라를 찍는다. 여기에 붉은 물감으로 얼굴에 섬세한 무늬들을 그려 넣어준다. 이후 비슈노 신의 장신구를 몸에 걸치면 완성된다.

　“화장을 하고 거울을 보면 제 자신이 아닌 신의 모습을 봅니다."

　"신의 모습을 보고 나면 신이 몸 안에 들어와서 어떤 행동을 하라고 지시합니다.“

　“일단 신이 몸 안에 들어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물에 들어갈 수도 있고, 불에 들어갈 수도 있죠. 어떤 어려움도 없어요.”

화장의 의미는? 떼이암은 가족들의 행운과 소망을 신에게 보내는 일종의 기도다. 이 화장은 신의 얼굴을 덮어써 신의 초월적인 힘을 부른다고 믿는다.

이 화장을 하는 사람은? 제의식에서 활약하는 주술사들이 하며, 이들은 주로 천민 계급이다. 또한 대대로 이어지는 특성을 가진다. 신내림을 물려받은 후 일정한 수련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다음대의 주술사가 된다. 마을에서 주술사는 제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인간신'이 된다.

자아 성찰이 필요한 당신에게,

불교의 나라, 석가모니가 행했다는 ‘신쀼'에서 사용되는 ‘왕자의 화장’

언제 하나? 미얀마 소년들이 '신쀼' 의식을 치를 때

어떤 화장인가? 불교의 석가모니 부처가 출가할 때인 싯다르타 왕자의 모습을 상징하는 고급스러운 화장.

어떻게 하나? 눈가의 아이쉐도우를 푸른 색으로 칠해 고급스러움을 드러내고, 붉은 볼에는 꽃이 핀 듯 동그랗게 금색의 점들을 찍는다. 입술을 붉게 칠해 마무리한다.

그 어느 때보다 신성한 날, 그리고 축제의 날인 '신쀼'.

이곳 사람들은 신쀼 의식을 치르면 마을에 공덕이 쌓여 모두 행복해질 거라 믿는다.

화장의 의미는? 왕자의 화장은 '권세'를 상징한다. 석가모니 부처는 왕위를 버리고 불자의 삶을 살기 위해 출가했다. 이에 신쀼 의식을 치르는 소년들 역시 석가모니가 행했던 출가했던 의식을 그대로 재현한다. 이후 의식이 끝나면 아이들은 왕관과 비단 옷을 벗고 삭발 의식을 한다. 이어 집으로부터 한달의 기간 동안 떨어져 동자승 생활을 하게 된다.

이 화장을 하는 사람은? 미얀마 소년들. 국민의 대부분이 불자인 이곳에서는 모두들 일생에 한 번 스님이 되는 것을 염원한다. 이에 소년들은 10살 정도에 신쀼 의식으로 통과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를 거친다. (신쀼 의식에는 주민 평균 수입의 약 20~30배의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이에 가난한 집 아이들은 아들이 없는 집에서 후원을 도와주기도 한다.)

행복을 앞두고 있는 당신에게,

불가리아 산악지대인 리브노보의 ‘전통 혼례’에서 사용되는 ‘겔리나(신부) 화장’

언제 하나? 리브노보에서 전통 혼례를 치를 때

어떤 화장인가? 결혼식의 신부가 하게 되는 화장으로, 이 화장은 악한 것들로부터 신부를 지켜주는 주술적인 힘을 지닌다.

어떻게 하나? 얼굴을 하얗게 칠한 후 볼과 미간 사이를 붉게 칠한다. 이후 보석들로 얼굴을 꾸민다. 이때, 화장을 하는 곳은 성스러운 공간이므로 남자들의 출입을 금하도록 한다. 얼굴을 가리는 발이 달린 붉은 면포, 그리고 전통 의상을 입는다.

"이 전통 결혼식은 세대를 내려가면서 계속 반복됩니다."

"다시 새로운 세대를 만나고 또 만나죠."

화장의 의미는? 두꺼운 화장은 신부를 보호하는 힘을 지닌다. 아름다운 신부를 질투하는 악한 귀신들이 신부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화장을 하는 사람은? 전통 혼례를 치르는 순결한 신부. 이후 신부는 눈을 감고 입장한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나쁜 것들은 보지 않도록 해달라는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한편, MBC가 창사특집 다큐 <천 개의 얼굴, 화장>은 지난 12월 7일(월)과 14일(월)에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