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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는 가라, 뉴웨이브 범죄수사물 <멘탈리스트>

기사입력2009-04-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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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미드 범죄수사물, 세컨드 임팩트 ②





멘탈리스트(Mentalist) [명사] 날카로운 정신력, 최면, 암시를 이용하는 사람. 남의 생각과 행동을 다루는 데 능한 사람. 피해자의 집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 배가 고프면 멋대로 냉장고를 뒤져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이 남자, 엷은 미소를 머금고 양복 상의 주머니에 두 손을 꽂아 넣은, 어딘지 모르게 경찰이라기보다는 한량에 가까운 행색의 패트릭 제인(사이먼 베이커)은 바로 ‘멘탈리스트’다. CBI(캘리포니아 연방수사국) 소속의 정식 요원도 아니고 총도 없고 치과보험 혜택조차 못 받는 자문 역에 불과하지만 그의 수사방식만은 가히 독보적이다. 제인의 ‘직관수사’는 조직화·현대화된, 그래서 더 많은 빈틈을 내포하게 된 오늘날 증거주의 수사와 그 부산물인 과학수사물을 넘어서는 큰 실효를 거두며 ‘뉴웨이브 범죄수사물’의 첨병을 자처한다.

 


상대의 속마음이나 과거를 단숨에 간파하는 능력, 진실과 거짓을 정확히 구별해내고, 엉뚱한 함정을 파 진범 스스로 자신의 목을 죄도록 이끄는 ‘낚시’ 능력 등 매번 엉뚱한 질문을 던지며 상대를 당황시키거나 사소한 꼬투리를 비약해 확신에 이르는 제인의 남다른 두뇌구조는 ‘직관수사’를 내세운 <멘탈리스트>를 혁신적 시리즈로 이끄는 주된 원동력이다. 그렇다고 <멘탈리스트>가 초능력이라는 초자연적 영역에 뿌리를 둔 것은 절대 아니다. 마치 인간의 능력이 아닌 초능력 정도로 보이는 그의 독심술은 오로지 뛰어난 관찰력에 근거했을 뿐. 가위바위보를 하면 연전연승, 처음 만난 상대의 가정사와 취미, 직업 등을 알아맞히는 건 기본이거니와, 아무것도 드러난 것이 없는 살인사건에 내연의 관계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새로운 원한관계를 직조해내는 그의 ‘다르게 보기’ 비법은 사건에 새로운 승부수를 띄울 뿐 아니라 동시에 이제껏 범죄수사 장르가 넘보지 못했던 처녀지를 개척하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 생소함과 특별함은 충분히 주효해 지난해 말 미국 CBS에서 선보인 <멘탈리스트>는 를 비롯한 여타의 인기 드라마와 쇼·오락 프로그램, 스포츠 중계 등을 모두 제치고 전미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면서 ‘대안 범죄수사물’이라는 수식어가 허명이 아님을 증명했다.





 


물적 증거에만 의존해오던 범죄수사물에 강림한 매력적인 수사 컨설턴트 제인은 용의자를 앞에 두고 “당신이 죽였죠?”라고 질문하며 그의 반응에 확신을 갖는 돌발행동의 명수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어린애 같은 갖가지 돌발행동은 경찰의 공식 질문이나 일반인의 논리 구조를 완전히 역행하며 새로운 해결책, 그리고 새로운 재미를 준다. 때문에 CBI팀은 팀원 각자의 개성 있는 능력에 근거한 팀워크보다는 애초부터 제인의 비범한 능력에 매번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이런 그를 처음에는 동료들조차 의심하고 또 경계하기 마련이지만 허물없이 다가서는 그의 유들대는 성격과 신비로운 능력 때문에 어느새 동료들도 자연히 매료되고 수사 역시 점차 그를 구심점으로 두고 진행되기 마련이다. <멘탈리스트>의 특별함은 오로지 패트릭 제인이라는 신비로운 캐릭터에서 시작해 패트릭 제인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양이 있으면 음이 있고, 양과 음이 공존하기에 더욱 아름답고 완벽한 법. <멘탈리스트>의 매력, 즉 패트릭 제인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음양의 조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매일 밤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제인은 영능력자를 가장해 ‘레드 존’이라 불리는 연쇄살인마를 자극함으로써 그에게 가족을 잃은 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때문에 얼핏 직관적인 감성주의자쯤으로 비칠 수 있는 그는 영매나 초능력자 따위를 철저히 부정하는 강한 이성주의를 내세울 뿐만 아니라, 복수라는 뻔하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기제를 통해 연민과 의지를 동시에 내포한 입체적 캐릭터로 우뚝 선다. 법과 정의, 그리고 그에 대한 사명감이 주를 이뤘던 이제까지의 미드 범죄수사물 수사관 캐릭터와는 달리 아내와 아이의 목숨을 빼앗은 살인자에 대한 강한 복수심으로 똘똘 뭉친 제인은 인간적인 면면에 더욱 힘을 실은 주인공으로서 살인과 유머가 수없이 교차하는 작품에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절한 균형감각을 불어넣는다. 그래서 <멘탈리스트>에는 제인이 인권침해를 이유로 불법으로 규정된 최면술을 심문에 이용하거나 또 면밀한 함정수사를 통해 범인 스스로 자백케 하는 연극적 재미가 자연스레 묻어난다. 그리고 이는 드라마적으로나 장르적으로나 여러모로 신선한 해법으로 기능하게 된다.

 



4월 6일부터 tvN에서 선보인 <멘탈리스트>는 를 필두로 강력한 주류를 이룬 과학수사물에 대적하는 ‘직관수사’로 국내 미드팬들에게도 출사표를 던졌다. 캐릭터에 능한 미드의 장점과 범죄수사 장르의 인기를 완벽히 조화시킨 <멘탈리스트>. 전미 시청률 1위라는 수치를 차치하더라도 국내 범죄수사 장르 팬들에게 줄 충격과 공포는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강상준 기자   

 


차례

[특집]미드 범죄수사물, 세컨드 임팩트 ①과학수사는 가라, 뉴웨이브 범죄수사물1 <크리미널 마인드>

[특집]미드 범죄수사물, 세컨드 임팩트 ②과학수사는 가라, 뉴웨이브 범죄수사물2 <멘탈리스트>

[특집]미드 범죄수사물, 세컨드 임팩트 ③범죄수사계의 본좌

[특집]미드 범죄수사물, 세컨드 임팩트 ④꽃보다 형사 - 미드 범죄수사물이 낳은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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