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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실록] 왜 '동궐도'이고 왜 '정명공주'의 '화정'인가

기사입력2015-04-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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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창사 54주년 특별기획드라마 <화정>과 함께 하는 조선시대 역사 읽기. 첫 번째로 <화정> 포스터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배경에 대해 살펴봅니다.




드라마 <화정> 포스터에는 특별한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배경이 되는 '동궐도(東闕圖)'이고, 하나는 실제 정명공주가 쓴 '화정(華政)'이라는 글씨다.



왜 동궐도인가.


동궐도. ©국립중앙박물관 포털 e-뮤지엄


'동궐도'는 경복궁 동쪽에 있는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것으로 국보 제 249호로 지정되어 있다. 가로 576cm, 세로 273cm 총 16첩의 화첩에 나누어 담겨있으며, 이 화첩을 모두 펼쳐 연결하면 두 궁궐의 모습이 장대하게 전개된다. 건물은 기둥과 칸수, 주춧돌과 기단같은 구조에서부터 기와골, 용두, 잡상, 공포, 창호의 생김새까지 정확하고 치밀하게 그려져 있어 이를 바탕으로 복원이 가능할 정도이다.



동궐도의 창덕궁. ©국립중앙박물관 포털 e-뮤지엄


그 중에서도 특히 창덕궁은 <화정>에서 남다른 장소이다. 앞서 <화정>의 연출을 맡은 김상호PD는 "창덕궁이 광해와 인조의 주 무대이자 욕망을 상징하는 곳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증명하듯 <화정>은 창덕궁 중건 현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2회부터 새롭게 시작된 광해 원년 역시 창덕궁에서 열렸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선조와 광해군의 대립을 상징하는 장치로도 활용되며 눈길을 끌었다.



나는 곧 죽을 테고, 장차 니가 쓸 니 궁이라, 그래서?


당치 않으시옵니다. 전하. 소인 창덕궁에 대한 전하의 각별함을 알기에 만전을 기하고자...






왜 정명공주의 '화정'인가.



그렇다면 '화정'이라는 글씨에 얽힌 비밀은 무엇일까. 화(華)는 ‘꽃, 꽃이 피다 혹은 빛’을 의미하고 정(政)은 나라를 다스림을 의미한다. 즉, 꽃처럼 피어난 다스림 혹은 빛나는 다스림을 뜻하는데, 이는 정명공주가 서궁 유폐 시절에 남긴 이 글씨다.


정명공주는 선조와 그의 계비인 인목왕후 김씨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딸로 선조의 유일한 공주이다. 효종, 현종의 시대를 거쳐 숙종의 시대까지 조선시대의 5분의 1을 경험하며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조선시대 공주 중 가장 오래 산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선조 사망 직후 광해군이 왕위에 오르면서 큰 변화를 겪게 되고, 후궁의 딸인 옹주가 아니라 서인으로 강등된 것. 인조반정이 있기 전까지 서궁에서 유폐생활을 하던 정명공주는 목숨 부지를 위해 ‘공주가 죽었다’라는 소문 아래 죽은 듯 살아야 했다.

독특한 점은 이 시기가 바로 정명공주가 재능을 꽃피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정명공주는 뛰어난 서예가로 유명했던 아버지 선조와 어머니 인목왕후의 재능을 이어받아 뛰어난 필체를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선조의 어필, 선조의 국문교서, 인목왕후의 시. ©문화콘텐츠닷컴


특히 선조의 필법은 한석봉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필획이 굵고 유창호방(流暢豪放)한 달필(達筆)이었다. 평소 선조는 여러 사람에게 글씨를 하사했으며, 중국 사진들도 선조의 필적을 얻기 위해 애를 썼을 정도로 왕 중에 최고의 명필로 전해지고 있다. 선조의 어필과 비슷한 인목왕후의 칠언절구 시는 근대에 족자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재능을 타고 났던 정명공주이지만 그녀의 삶에서 가장 비극적인 순간에 예술적 혼을 뽐냈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 <화정>의 전면에 드러난 창덕궁과는 달리 현재까지는 포스터 속에 남아 있는 정명공주의 글씨에는 과연 어떠한 의미가 담겨질 것인지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기사는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공공누리, 공유마당에서 개방한 공공저작물 및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iMBC연예 김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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