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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감독의 TV 볼 권리] 유오성 카드를 버린 ‘무릎팍도사’에 의문

기사입력2010-04-1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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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황금어장>을 즐겨보고 있다. ‘무릎팍도사’만 시청하고 채널을 돌리지도 않고, 적당히 30분 정도를 기다렸다가 ‘라디오스타’만 시청하는 쪽도 아니다. 두 코너를 모두 좋아라 한다. <황금어장>은 개인적으로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토크쇼다. 다소 게스트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지만, 다른 토크쇼에 비해 솔직한 이야기들이 오가기 때문에 “반갑다. 잘 지내지?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고 스쳐 지나는 친구가 아니라, 허심탄회한 이야기들까지 미주알고주알 나눌 수 있는 진짜 친구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지지난주 유오성과 김동욱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한다는 예고를 보고 무척이나 반가웠다. 물론 영화 <반가운 살인자>의 홍보를 위한 출연이었지만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오성의 용감한 출연도 반가웠고,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만나볼 수 없는 배우 김동욱은 어떤 젊은이일까 하는 궁금함도 이들 출연의 반가움을 더해줬다. 그래서 역시 이날 <황금어장>도 즐겁게 시청할 수 있었는데, 그에 앞서 어째서 ‘무릎팍도사’는 유오성이라는 카드를 먼저 거머쥐지 않았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무릎팍도사’가 아닌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유오성이 반갑긴 했으나
코미디 영화로 돌아온 그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금은 적절치 않은 느낌이었달까.


애초 ‘무릎팍도사’는 구설에 오르내렸던 최고의 스타들이 그에 대한 고민을 들고 찾아와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오해를 풀거나 자신의 잘못이 있었다면 인정하는 쪽으로 여타의 토크쇼와는 차별된 시도의 신선한 컨셉이 무기였다. 물론 ‘무릎팍도사’는 한비야, 박경철, 안철수 등 예기치 않은 감동 스토리로도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어느 정도의 변모(또는 변질이라고 보이기도 하는데) 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분명 프로그램의 초심은 그랬다. 지금 ‘무릎팍도사’가 이만큼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인기 원인 역시 그 초심이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라디오스타’는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는 게스트만큼의 유명세를 필요로 하지 않는 컨셉이었다. 저들끼리도 세트를 찾은 게스트에게 ‘무릎팍도사’에 출연할 수 있을 만큼 레벨이 안 되어 여기 ‘라디오스타’에 왔다고 직격탄을 날릴 정도였고, MC 김국진을 성공적으로 재활시켰듯이 한물갔다고 봐도 좋을 연예인들을 게스트로 등장시켜 재발견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왔던 코너였다. ‘2인자들의 모임’이라는 MC들이지만 재치로 번득이는 이들만 골고루 모아놓은 그들의 입담은 ‘무릎팍도사’에 비해 인지도 높지 않은 게스트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주곤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오성과 영화 <친구> 사이의 일들을
‘무릎팍도사’를 통해 더 느긋하게 들어볼 수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유오성이라면 충분히 ‘무릎팍도사’가 초심을 찾도록 도울 수 있는 게스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2001년 작품적으로도 흥행적으로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였던 <친구>는 유오성을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최고의 배우로 정상에 오르게 했지만, 이후 이 영화와 관련된 구설로 유오성이 오랫동안 상업영화에 발을 들여놓지 못할 정도로 슬럼프를 주기도 했던 작품이다. 당시 유오성과 큰 갈등의 축이었던 곽경택 감독 역시 ‘무릎팍도사’에 출연했기에, 유오성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면 당시의 이야기에 대한 해명까지는 아니라도 영화팬과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유오성 측에서 ‘무릎팍도사’의 출연을 다소 부담스러워 했을 수도 있다. 혹은 최근 개봉한 유오성 주연의 <반가운 살인자> 측에서 유오성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다시 영화 <친구>에 얽힌 좋지 않았던 사건들을 환시시켜 봐야 영화의 홍보 측면에서 딱히 좋을 것이 없었을 수도 있다. 유오성과 김동욱이 출연한 ‘라디오스타’는 이번 회를 끝으로 마치지 않고, 다음까지 이어짐을 예고했기에 다음 주 ‘라디오스타’에서 어떤 대화가 이어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게스트의 발언권보다 MC들의 질문 공격으로 재미를 찾는 ‘라디오스타’보다는 게스트의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무릎팍도사’에서 그의 진실된 이야기를 진득하게 듣고 싶었던 것이다.

iMBC연예 장군(칼럼니스트. 백수감독) | 사진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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