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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M]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 계보 잇는 메타 로맨스 ★★★

기사입력2025-06-16 09:02
KBS 2TV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방송 첫 주부터 뜨거운 반응 속에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이 작품은 시청률 3.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해 2회에서는 3.4%, 분당 최고 시청률 3.8%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스토리 진행되니까 더 재밌다", "드라마가 웃기고 사랑스럽다", "1시간 순삭됐다"는 반응이 잇따르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현실 여대생 K가 자신이 좋아하는 로맨스 소설 속 단역 '차선책'(서현 분)으로 빙의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 사극 로맨스다. 원작의 서양풍 설정을 한국적인 색채로 재해석해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 중 서현은 로맨스 소설 마니아에서 단역 인물로 빙의된 차선책을 연기하며, 코믹과 로맨스를 자유롭게 오가는 연기력으로 호평받고 있다. 특히 폭군으로 알려진 남주 '이번'(옥택연 분)과의 엇갈린 첫 만남 이후, 예상치 못한 첫날밤을 보내며 전개가 급물살을 탔다.

첫날밤 이후 '이번'은 차선책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며 혼인을 밀어붙이고, 차선책은 이를 막기 위해 도망과 출가, 사주 조작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급기야 이번은 차선책의 오라버니들 앞에서 혼례를 선언하려 하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서현은 이 같은 전개 속에서 리얼한 당혹과 사랑스러운 텐션, 엉뚱한 탈출 시도까지 다채로운 감정 변주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특히 비구니가 되겠다며 밭을 캐고, 일부러 불결한 행색을 연출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차선책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옥택연 역시 폭군 남주의 틀을 깨는 집착 본능과 순정적인 면모를 동시에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호흡은 '버선 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극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MBC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와 비슷한 느낌이다.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한 '메타 로맨스'라는 본질 때문. 여대생인 독자가 직접 서사에 개입하게 되는 설정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와 자신이 만화 속 인물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자신의 서사를 바꾸려는 과정을 담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 속 여주인공들은 모두 정해진 운명을 바꾸려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이고 있다. 캐릭터적 매력 뿐 아니라 이런 '메타 인지' 때문에 클리셰를 자각하고 해체하려는 모습들이 적극적으로 보여진다. 이런 기존 로맨스 문법에 대한 비틀기로 장르를 성찰하는 성격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겨준다. 두 드라마 모두 비주류였던 '단역'이거나 '조연'이었던 인물이 중심 서사로 진입하기에 신선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방영 전 촬영지였던 유네스코 세계유산 병산서원 훼손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이웅희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사전 촬영 허가를 받았으나 현장 판단이 부족했다"며 사과하고, 해당 장면은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초반 잡음에도 불구하고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KBS 수목드라마 라인업 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기존 로맨스 서사의 공식을 비틀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가운데, 서현과 옥택연의 관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매주 수·목요일 밤 9시 5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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