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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모든 작품이 절실했다, 연기 칭찬 받았지만 현장에서 야단맞고 울며 성장" [인터뷰M]

기사입력2023-03-18 11:22

'더 글로리'에서 일평생 백야의 인생을 살아오며 이유도 없이 자연스럽게 악행을 저지르는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을 만났다. 파트 2가 공개되고 3일 만에 전 세계 시청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한 인기를 차지한 가운데 전 국민이 "연진아!"를 호명해 귀에서 피가 나는 밈까지 만들어 낸 주인공 임지연은 놀랍게도 이번 작품이 첫 악역 도전이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임지연이 연기한 박연진은 그 누구의 공감도, 이해도 불가한 캐릭터였다. 그는 "왜 이런 애가 있나?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너무 이해하기 힘든 인물이었다. 다른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도 나쁜 애들이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들 입을 모아 '연진이는 너무 한거 아니냐'라고 했었다. 악행의 최고봉이었다."라며 일반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이유가 없었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서도 아니고 자라온 환경이 특이해서도 아니고 그저 자기가 하는 짓이 나쁜 짓인지 아닌지를 모르는 인물이다. 그래서 피해자의 마음을 공감할 수 없고 죄책감을 못 느낀다. 미안하지도 않고 용서를 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매번 마음을 다잡고 연기했지만 신들이 너무 세서 연기하기는 어려웠다."라는 하소연을 했다.


불륜남과의 배드신, 거기에 딸아이가 있는 엄마 역할이었다. 임지연은 "박연진을 위해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었고 그게 배드신이건 모성애를 드러내야 하는 씬이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저도 34살인데, 그 정도는 이제 필요한 장면이고 설정이라 생각했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더 글로리' 속에서 박연진의 흡연 장면은 많은 금연자들에게 위험한 장면으로 꼽혔다. 너무나 맛깔나게 피우는 모습에 끊었던 담배를 찾게 했다는 네티즌들이 고백이 이어져서다. 임지연은 "그 이야기 전해 들었고 현장에서도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다. 이왕 하는 거 맛있어 보이게 해야지 생각에 많이 디테일하게 생각하고 연습을 했다. 연진이스럽게 담배를 피우는 건 어떤 모습일지 연구하며 화가 났을 때 피우는 것과 혼자 통 화하면서 우아하게 피우는 것, 남편 앞에서 피우는 것 등 디테일에서 차이를 두려고 했다."라며 박연진으로서 모든 모습을 고민하고 연구하며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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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이 있었던 임지연의 연기는 대단했다. 시청자들의 분노를 치밀어 오르게 하고, 어이가 없어 목덜미를 잡게도 하고, 소름 끼치게 이기적인 모습에 치를 떨게도 했다. 대단한 연기라고 칭찬이 쏟아졌다. 하지만 임지연은 "그동안 모든 작품을 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성장하려 발버둥 쳤었다. 느리더라도 나만의 길을 가고자 다양하게 도전했다. 언젠가 알아주겠지 생각하고 결과를 보기 위해서라기보다 내 길을 가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해왔다. 모든 작품을 절실하게 했다."라며 칭찬에 만족하기보다 그동안 묵묵히 노력해왔던 지난 시간을 먼저 이야기했다.


한예종 출신인 임지연은 "학교 다닐 때부터 제가 너무 별거 아닌 사람이더라. 주변에 너무 끼 많고 잘하는 친구가 많았고, 저는 가진 게 많지 않아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했다. 그런데 생각지 못하게 어린 나이에 역할에 맞는 마스크를 가졌다는 이유로 상업영화에 캐스팅되었고 파격적인 신이 많아서 화제가 되고 주목을 받으며 일찍 데뷔를 했다. 그때는 사회 초년생이고 현장 경험이 전혀 없고 연기도 잘 하지 못했다. 그렇게 데뷔를 하다 보니 힘든 것도 많았다."라며 파격 배드신과 남편의 상사와의 불륜이라는 소재의 '인간 중독'으로 데뷔하게 되었던 당시를 이야기했다.


이후에도 영화 '간신'에서 또 한 번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어찌 보면 임지연은 이름보다 얼굴을 더 먼저 알리게 되었다. 그는 "저는 데뷔 후 현장에서 정말 많이 혼나고 그래서 울기도 많이 했다. 그런데도 연기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캐스팅 기회가 많지 않아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이렇게 젊은데 나중에 아줌마나 할머니가 되어서도 연기를 할 생각이니 조금씩 어떤 작품이든 제가 할 수 있는 건 하자는 생각으로 노력했다. 이러다 보니 이렇게 칭찬을 듣는 날이 왔다."라며 지금의 칭찬을 받기까지 어떤 시간을 어떻게 보내왔는지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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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더 글로리'가 워낙 세계적인 성공을 하고 최근작이라 임팩트가 강해서 그렇지 임지연은 꾸준히 연기 변신과 새로운 모습을 보이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있었다. 가장 최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 2에서도 반전의 키를 쥔 '서울'로 등장해 짜릿한 액션과 강렬한 연기를 펼쳤고, 영화 '유체이탈자'에서도 쇼트커트와 날렵한 액션을 펼치며 액션배우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티빙 오리지널 '장미 맨션'으로는 스릴러 퀸의 면모를, 드라마 중반에 '주인공 교체'라는 어이없는 상황으로 투입된 '불어라 미풍아'였지만 임지연이 드라마를 살려낸 구원투수라는 칭찬을 들으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기도 했었다.


임지연은 "사실 어떤 작품에서는 연기력 논란도 있었다. 그럴 때 책을 보거나 다른 작품을 보며 시간을 보냈었다. 그게 저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은 연기로 칭찬을 받았지만 또다시 연기력 논란은 올 수도 있다. 그걸 이겨내는 성취감으로 살아내는 게 배우가 된, 이 직업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다"라며 꽃길을 즐기는 성품보다는 허들을 넘어서는 성취감을 더 즐기는 성품이라는 걸 드러냈다.


임지연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은 언제였을까? '더 글로리'로 많은 사랑을 받는 지금이 아닐까 했는데 의외의 답을 한다. 그는 "'인간 중독'의 시사회 날이다. 엄마가 큰 꽃다발을 안겨주시며 '너무너무 예뻤어 지연아'라고 이야기하시던 순간을 잊지 못하겠다. 쉽지 않은 캐릭터였고 엄마 입장에서 보기 어려운 캐릭터였을 텐데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다. 그때가 지금까지 가장 큰 영광의 순간이었다."라는 이야기를 해 뭉클함을 안겼다.


그러며 "끈기로, 또 다른 모습으로 열정 가득한 배우,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겠다."라며 박연진을 넘어서는 또 다른 인생캐를 기대하게 하는 다짐을 밝혔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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