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철파엠' 김헌 "에리식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형벌 받고 자신까지 뜯어먹다"

기사입력2022-11-30 08:36

30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형벌을 받은 에리식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날 김헌은 "요즘 먹방이 대세다. 그래서 오늘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대식가 먹보를 소개해드리겠다. 즐거운 대식가는 아니고 먹을수록 아픈, 아픔이 있는 먹보 에리식톤의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에 DJ 김영철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없는 신이 없다. 각 장르별로 다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자 김헌은 "그리스인들이 자신의 삶의 전반적인 것들을 신적인 요소로 설명했기 때문이다"라고 응수했다.


이어 김헌은 "우리 신화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얼마 전에 제주도에 다녀왔는데 제주도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 못지 않게 많은 신들이 있다고 하더라. 무려 1만8000명의 신들의 이야기가 있다. 대식가의 이야기도 있다"라며 제주도 송당리의 '소로소천국'과 ‘벡주또’의 이야기를 전했다.



"소천국도 대식가이긴 하지만 에리식톤은 먹으면 먹을수록 배가 더 고파졌다고 한다"라며 김헌은 "만족을 모르는 식욕, 채워지지 않는 식욕을 가졌던 거다. 에리식톤은 그리스 중부의 곡창지대 테살리아의 왕이었는데 농토를 더 넓히려고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신성한 숲에까지 손을 댄다. 그는 장정들을 이끌고 숲으로 가서 나무를 베도록 명령하고, 숲 한가운데 있던 데메테르가 정말 아끼는 참나무는 직접 베어버린다. 그런데 도끼가 참나무를 찍을 때마다 나무에서 피가 튀어나왔다. 나무에는 요정들이 살고 있었던 거다. 나무가 쓰러지면서 요정들도 목숨을 잃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영철이 "데메테르가 에리식톤을 가만두지 않고 형벌을 내린 거냐?"라고 묻자 김헌은 "그렇다. 요정들은 죽어가며 에리식톤을 저주하고 데메테르에게 복수를 간청했다. 이에 데메테르는 허기의 신 리모스에게 에리식톤의 뱃속으로 들어가라고 한다"라고 답했다.


김헌은 "허기의 신 리모스는 잠든 에리식톤의 몸을 껴안고 그의 입과 뇌와 혈관에 허기의 기운을 뿌려넣었다고 한다. 그후 에리식톤은 아무리 먹어도 배가 차지 않는 꿈을 꾸고 일어나 궁전의 음식들을 먹어대기 시작했다. 그런데 먹어도 먹어도 배가 더 고파지는 것이다. 창고의 음식들까지 다 먹어치웠는데도 배가 고파 에리식톤은 재산을 다 팔아 음식을 사먹으며 거지가 되었다. 결국 딸까지 팔았는데도 허기가 안 채워지자 그는 자기 자신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에리식톤의 몸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채 사라져버렸다 라는 이야기도 있고 입만 살아있었다 라는 이야기도 있다"라고 전하고 "신화 속 에리식톤은 채워지지 않는 욕심을 계속 부리면서 불행해지고 지구를 망쳐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이 "마지막에 자신을 뜯어먹었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 욕망에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자 김헌은 "욕망을 잘 다스리는 절제의 미덕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연예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