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무식탈출-미술' 코너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 테마로 '피그말리온의 기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DJ 김영철은 "오늘부터 함께할 테마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다. 그래서 국내 그리스 로마 신화 연구계 최고 마스터, 그리스 로마 신화 강의만 20년 하신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님을 모셨다"라며 김헌을 환영했다.
김영철은 "'차이나는 클라스'나 '벌거벗은 세계사' 등 TV에서 자주 봬서 그런지 알던 분 같다.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나는 실물이 낫다 vs 화면이 낫다, 어느 쪽이시냐?"라고 묻자 김헌은 "저는 잘 모르겠는데 아내가 실물이 조금 더 낫다고 하더라"라고 답하고 "화면도 괜찮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헌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 첫번째 시간을 맞아 '피그말리온의 기적'에 대해 소개했다.
김영철이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도 있지 않냐?"라고 묻자 김헌은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해 "1968년에 하버대 대학 심리학 교수였던 로젠탈 교수가 심리학 역사에서 길이 남을 중요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이렇다. 한 학교에 특별한 반을 구성해서 새로 부임한 교사에게 맡기면서 이 반 학생들이 현재 성적은 아주 좋지 않지만 아이큐도 높고 잠재력이 높은 아이들이니까 각별히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쳐서 그 반 성적이 이전에 비해 훨씬 오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실험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로젠탈 교수가 뽑은 학생들은 사실 지적인 능력이나 잠재력이 특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놀라운 성취의 비결에 대해 로젠탈 교수는 교사가 학생들이 특별하다고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 돌본 덕분에 아이들이 탁월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로젠탈 교수는 이 효과를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불렀다"라고 설명했다.
김헌은 피그말리온에 대해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라며 "신은 아니고 키프로스에 살던 조각가였다. 그런데 세상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다며 누구도 사랑하지 못한 채 혼자 살았다. 그러다가 눈처럼 하얀 상아를 발견해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하기 시작했는데 완성된 조각상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 조각상을 사랑하게 된다. 조각상에게 말을 걸고 꽃을 선물하고 밤에는 침대에 눕히고 솜털베개를 받쳐주기도 했다고 한다. 좀 이상하긴 한데 피그말리온의 애정은 진지했다"라고 소개했다.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에게 이 조각상이 내 아내가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라며 김헌은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정성에 감동해 신비로운 힘을 조각상에 불어넣었고 딱딱했던 상아 조각상은 사람이 되었다. 피그말리온은 사람으로 변한 조각상에다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이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라는 이야기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헌은 "로젠탈 교수는 자신의 실험결과를 놓고 신화를 떠올린 것 같다. 아무리 보잘것 없어 보이는 사람도 사랑으로 보살피고 정성을 다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하고 믿어주면 아주 놀라운 성취를 보여줄 수 있다 라는 결론을 놓고서 자신의 이름을 붙여 '로젠탈 효과'라고도 했는데 좀더 사람들이 많이 알게 퍼뜨리기 위해, 그리고 피그말리온의 신화가 자신의 실험결과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피그말리온의 신화에 대해 다른 해석도 있다"라며 김헌은 "피그말리온 신화를 자신의 작품세계에 매몰되는 예술가의 모습을 빗댄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예술가의 성격이나 특징 중 하나가 현실에 실망해서 자신의 작품세계에 자신만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그 이상적으로 그려낸 작품세계에 몰입하는 모습이 있는데 그런 걸 빗댄 것이 피그말리온의 신화라고 해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헌은 "이런 식으로 예술에 빠져서 현실을 부정한 채 그 가상의 세계에만 빠져있다면 사실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하지만 예술의 긍정적인 효과를 생각해보면 그 예술작품에 구현된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이렇게 멋진 세상을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꿈을 꾸게 하고 만들어가도록 실천하게 하는 것이 예술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연예 이연실 | 사진캡쳐 SBS 김영철의 파워FM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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