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도 회가 거듭될 수록 상승하고 있지만, 주 시청 층인 20~30대 여성들이 SNS를 통해 만들어내는 버즈 지수도 매주 수치를 갱신하며 현재 방영하는 드라마 중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로코를 위해 만들어진 듯한 외모와 분위기의 에릭과 전작부터 이미지를 변신하여 신흥 로코퀸으로 등극한 서현진이 만들어내는 케미도 대단하지만 매회 명대사를 만들어 주는 작가의 필력과 두 사람의 로맨스를 더 빛나게 해주는 조연들의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 세련된 영상미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게 고루 균형잡혀 드라마에 더욱 잘 몰입되게 만들고 있다.

로코라는 장르가 다른 장르에 비해 대중의 사랑을 풍족하게 받을 확율이 높지만 그만큼 연기하는 배우가 누구이냐에 따라 성패에 많은 영향을 받는 장르이기도 하다. 이쯤에서 정리해 봤다. 로코 성공을 위한 공통 필수 요소들!
성공한 로코의 원칙, 5대 필수요소
1. 여자 주인공은 중간정도 외모에 전문직 종사자로 설정할 것.
여자 주인공은 너무 예쁘면 안 된다. 시청자들이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한 외모이되, 도회적이고 완벽하게 꾸민 이미지 보다 오히려 귀엽거나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강할수록 좋다. 남녀관계에서는 좀 어리숙해야 하며 외모건 어떤 면에서건 자신만의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반면 직업만큼은 외모에 비해 똑부러지게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 전문직 종사거나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거나, 아무튼 사회생활은 성격 좋게 엄청 잘하는 설정일 것.
예시 1 | <그녀는 예뻤다>의 혜진이는 곱슬머리와 홍조가 있었지만 정규직 전환을 위해 회사생활은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리고 알고보니 글을 쓰는 재주도 뛰어나 기자를 거쳐 작가로 거듭났다. |
예시 2 |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는 이름 컴플렉스와 노처녀 컴플렉스가 있었지만 능력있는 파티쉐이며 이 능력때문에 남자 주인공과 얽히게 된다. |
2. 남자 주인공의 성격은 츤데레, 첫인상은 안 좋게, 직업은 최소한 '사장'으로 설정할 것.
인지부조화이론에 근거해, 힘들게 얻어낸 결과물일수록 더 중요하고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법. 여주가 이 남주와 이루어지는 사랑이 더 소중하고 아름다우려면 쉽게 맺어지는 인연이 아니라 많은 장애를 극복하고, 무수한 엇갈림을 거친 뒤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처음부터 친절한 남자는 로맨스드라마에서는 매력이 없다. 오직 내 여자에게만 친절해야 하고, 그래서 여자 주인공에게는 지나치게 까칠해야 한다. 그녀와의 첫만남은 '또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마주치게 되어야 '설마 우리가 인연인걸까?'라고 생각이 들어 둘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예시 1 | <주군의 태양>의 남자 주인공 주중원은 쇼핑몰 사장, 태공실과는 폭풍우 치는 밤에 처음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스킨십을 시도하는 태공실에게 질색을 한다. |
예시 2 |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남자 주인공 이건은 그룹후계자로 사랑하던 여자에게 프로포즈할 반지를 김미영과 부딪히는 바람에 잃어버리게 되며 사나운 개에게 쫒기기도 한다. |
3. 방금 아픈 사랑을 겪은 것으로 설정할 것.
사랑의 아픈 기억은 새로운 사랑으로 지워야 하며, 사랑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극복해야 하는 법. 특히 이 조항은 남자 주인공에게는 필수적이며 여자 주인공의 경우는 연애경력이 없어도 상관이 없다. 다만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강렬한 바램은 있는 설정일 것. 남주의 츤데레를 설명해 주는 훌륭한 배경이 될 뿐 아니라 남자와 이별한 여자는 여자주인공과 라이벌 구도를 갖는 데에도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예시 1 | <연애의 발견> 한여름이 옛 남친인 강태하와의 연애를 끝내고 남하진과 새로운 사랑을 하려고 하는데, 강태하가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대쉬한다. |
예시 2 | <또 오해영> 남녀 주인공 모두 결혼 직전 실연당한 상처가 있고, 이 상처 때문에 둘 다 심각하게 힘들어 했다. 또한 이 상처 때문에 둘 사이가 각별해 진다. |
4. 듣자마자 공감하는 명대사를 설정할 것.
여자 시청자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명대사를 여자 주인공이 해야 하고, 내 남자에게 듣고 싶은 '위로의 멘트'는 꼭 남자 주인공이 해줘야 한다. 명대사 없는 로코는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특히 사랑에 관한 드라마 명언들은 수 많은 SNS와 카페, 블로그에 흔적을 남기며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예시 1 | <내 이름은 김삼순> 김삼순 : 이상형? 내 이상형은 말야. 그냥 탄탄한 직장 다니면서 꼬박꼬박 월급 타오는 남자, 그거면 되지. 그리고 우리 부모님이랑 언니들한테 자랑스럽게 '내 남자예요' 말할 수 있는 사람. 자기 부모님이랑 친구들한테 '내 여자예요' 하면서 자랑스럽게 나를 소개시켜 줄 수 있는 사람. |
예시 2 | <또 오해영> 오해영 : 어떻게든 그냥 살아요. 피투성이어도 그냥 살아요. 살아남는게 이기는거야. |
예시 3 | <또 오해영> 박도경 : 한대 맞고 쓰러진거야. 좀 쉬었다가 일어나면 돼. |
예시 4 | <연애의 발견> 강태하 : 난 좋구, 부드럽구, 말랑거리던 기억만 나. 니가 얼마나 솔직한 애였는지, 얼마나 잘 웃는 애였는지, 얼마나 애교가 많았는지. 지금도 생생해 니 입술의 촉감까지. |
예시 5 | <퐁당퐁당 러브> 이도 : 네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너로 충분해. |
5. 병맛 캐릭터 또는 유머를 담당할 주변 캐릭터를 설정할 것.
주인공의 사랑에만 포커스를 맞춰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둘이 밀당하는 시점에는 드라마가 지루하게 느껴진다.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시청자들이 답답하게 느끼고, 빨리 진도가 나가길 바라지만 극적인 결말을 위해 화끈하게 진도를 뺄 수 없을 때 극의 밸런스를 맞춰주며 활력이 되어줄 인물 설정은 꼭 필요하다. 이들은 극중에서 웃음코드를 담당하기도 하지만 주인공들조차 자신들의 마음을 몰라 헤맬때 누구보다 정확하게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둘 사이를 이어주는 오작교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예시 | <시크릿가든> 김비서(김성오), <그녀는 예뻤다> 김라라(황석정)와 김풍호(안세하), |
그 외의 요소로 둘의 키스씬이나 베드씬은 여자들의 로망을 충족시켜줄만큼 뜻밖의 순간에 아름다운 연출을 할 것과 주인공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강력한 장애물 설정도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대신 이 두 요소들이 얼마나 신선하고 새로운 설정이냐에 따라서 드라마의 화제성과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함께 변화한다는 것과, '뻔한 로코'를 '새로운 스타일과 새로운 감각의 로코'로 변신시키는 중요한 변주가 된다는 정도로만 정리하자.
iMBC연예 김경희 | 이미지출처 각 드라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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