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심재희의 골라인] 10년 만에 복수 꿈꾸는 '전북의 최철순태'

기사입력2016-11-29 14:54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전북, 클럽월드컵 출격!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이 북중미 챔피언 클럽 아메리카와 2016 FIFA 클럽월드컵 6강전에서 격돌한다. 10년 전 클럽월드컵에서 클럽 아메리카를 상대했던 최강희 감독(왼쪽), 최철순(오른쪽 위), 권순태. /최용민 기자, 더팩트 DB
전북, 클럽월드컵 출격!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이 북중미 챔피언 클럽 아메리카와 2016 FIFA 클럽월드컵 6강전에서 격돌한다. 10년 전 클럽월드컵에서 클럽 아메리카를 상대했던 최강희 감독(왼쪽), 최철순(오른쪽 위), 권순태. /최용민 기자, 더팩트 DB

전북 vs 클럽 아메리카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정확히 10년 전이다. '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른 날이 2006년 12월 11일이다.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클럽 아메리카와 만났다. 결과는 전북의 0-1 패배. 딱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게 되는 2016년 12월 11일. 전북은 다시 '아시아 챔피언' 훈장을 달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 무대에 선다. 그 상대는 다름아닌 10년 전 전북의 전진을 가로막았던 그 팀, 바로 클럽 아메리카다.


10년 전 일본 현지 취재를 준비하던 필자는 '특별 전략'을 짰다. 국내 취재진들이 경기가 열리는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 근처에 함께 숙소를 잡을 때 일부러 홀로 빠졌다. 전북 구단이 오다이바에 있는 호텔에 묵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숙소를 옮겼다. 전북 선수단이 짐을 푼 호텔에 예약하는 데 성공했고, 가까운 거리에서 최강희 감독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을 '독점'으로 인터뷰 했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FC 바르셀로나와 한판 붙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북이 6강전에서 클럽 아메리카를 꺾으면 4강에 직행한 바르셀로나와 결승행을 다툴 수 있었다. '백전노장' 최진철, '막내 수문장' 권순태 등도 '타도! 클럽 아메리카'를 크게 외쳤다. 하지만 전북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클럽 아메리카의 전력이 생각보다 훨씬 더 강했다.



10년 전이지만 또렷이 생각나는 게 바로 클럽 아메리카의 '막강한 공격 삼각편대'다. 과테목 블랑코-클라우디오 로페스-살바도르 카바나스로 이어지는 스리톱은 지금 생각해도 매우 위력적이었다. 블랑코의 노련한 경기 리드, 로페스의 여전한 스피드, 카바나스의 다재다능한 능력. 왜 그들을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라고 부르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시아 챔피언'이었던 전북은 '추억의 스타' 제칼로, 보띠 등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후반 34분 카바나스의 크로스에 이은 히카르두 로하스의 슈팅에 결승골을 내주며 백기를 들고 말았다.


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전북도 선수단 대부분이 바뀌었다. 그 가운데 10년 만에 클럽 아메리카를 다시 만나는 전북의 세 사람이 있다. 요약하면 '최철순태'다. 최강희 감독, 최철순, 권순태가 그 주인공이다.


최강희 감독은 알 아인을 꺾고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레알 마드리드와 한판 붙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데자뷰인가? 아니다. 분명히 어디서 들었던 말이다. 10년 전 일본 현지에서 했던 코멘트에서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로만 바뀌었다. 이 짧은 한마디에 '클럽 아메리카를 꺾겠다는'는 뜻이 담겨 있다. 10년 전 바르셀로나와 대결을 막았던 클럽 아메리카를 잡아야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와 승부가 가능하다.


최철순과 권순태는 10년 전 전북의 '막내'였다. 최철순이 19살, 권순태가 22살이었다. '만능 플레이어'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최철순은 클럽 아메리카와 대결에 선발로 출전해 후반 39분 김인호와 교체되었고, '차세대 간판 수문장' 권순태는 풀타임 전북 골문을 지켰다. 냉정하게 볼 때, 어린 최철순과 권순태는 혼쭐이 났다. 최철순은 상대 스리톱의 공격에 투지가 꺾이며 흔들렸고, 권순태 역시 클럽 아메리카의 위력적인 공격에 정신 없이 시간을 보냈다. 바르셀로나와 '꿈의 대결'을 그렸지만, 클럽 아메리카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귀국길에 오른 10년 전 전북의 막내들이었다.



전북의 '최철순태'는 10년 전 밟지 못했던 일본 요코하마 땅을 다시 바라보고 있다. 당시 클럽 아메리카는 전북을 꺾고 요코하마로 날아가 바르셀로나와 붙었다. 공교롭게도 전북이 이번에 클럽 아메리카를 잡으면, 레알 마드리드와 요코하마에서 준결승전을 펼친다. 최강희 감독, 최철순, 권순태가 '고! 요코하마'를 외치는 까닭이다.


사실, 10년 전 전북과 클럽 아메리카의 대결을 현지에서 보면서 '수준 차'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선수 개인의 능력에서 확실히 전북이 뒤졌고, 경기 운영이나 승부처 집중력 등에서도 전북이 한 수 아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클럽 아메리카가 여전히 강팀인 것은 사실이지만, 전북이 1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아시아 수준을 넘어서 흥미로운 승부를 예측하게 만든다. 거기에 10년 전 패배의 복수를 벼르는 '최철순태'의 존재도 전북에 든든한 부분이다.


10년 만에 '복수혈전'을 벼르고 있는 '전북의 최철순태'가 함께 외치고 있다. "클럽 아메리카 다음은 레알 마드리드다!"


kkamanom@tf.co.kr


[더팩트] 인기기사 보러 가기 ☞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